정세균·정동영 ‘내 사람 잡기’ 2인2색 행보

2009.12.01 09:39:25 호수 0호



‘원외’서 사람 찾는 정세균…현장 찾는 생활정치로 스킨십
 정동영 1천여명 지지자들과 ‘호남 무소속 연대’ 단합대회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사람’과 가까워지고 있다. 정 대표는 ‘생활정치’를 들고 원외에서 당원이나 시민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식이다. 정 의원은 큰 걸음을 시작했다. 민주당 비주류연합체인 민주연대와 자리를 같이하거나 호남 무소속 연대 인사들과 단합대회를 가진 것. 단합대회에는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정치권은 정 대표와 정 의원의 행보와 그 이면에 숨은 뜻에 시선을 던지고 있다.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일정표가 빼곡하게 차고 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행보는 서로 다르다.

정 대표는 ‘생활정치’를 내세운 후 직접 현장을 찾아 스킨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민생버스 출정식은 스킨십 행보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민생버스를 타고 세종시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정치적 이슈와 서민이 있는 현장 곳곳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크게 만나거나 작게 만나거나

지난 17일에는 서울 동작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김치를 담갔다. 이어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전국농민대회도 찾았다. 18일엔 용산참사 유가족과 함께하는 희망나누기 일일찻집에서 직접 차를 나르기도 했다. 19일엔 ‘생활정치, 현장속으로’ 세 번째로 4대강 사업 현장방문을 진행했으며 20일엔 ‘4대강보다 사람이 우선입니다’라는 주제로 부산대에서 초청특강을 가졌다.


주말인 22일에도 정 대표는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이날 안산지역 핵심당원들과 산행에 나섰다. 지난달 8일 경기도당 당원들과 수원 광교산 산행에 나선지 2주 만이었다.

24일에는 ‘생활정치, 현장속으로’ 네 번째 현장인 한양의료원 ‘보호자 없는 병동’을 방문했다. 정 대표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연석회의’ 관계자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병실을 둘러봤다.

정 대표가 원외로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과감한 변신’을 위해서다. 그는 지난달 1일 “민주정부 10년의 정체성에만 매달리지 않고 좌우를 뛰어넘겠으며, 서민·중산층에 도움이 된다면 심지어 우측의 정책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일본 방문에서 돌아온 후에도 정 대표는 생활정치를 앞세운 일본 민주당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생활정치는 좌우를 넘어 아래로 향하려는 행보인 셈이다. 정 대표는 토론회나 정치권과의 만남이 아닌 현장 위주의 일정을 통해 이를 소화시켜가고 있다.

정치권은 ‘생활정치’를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당의 정체된 지지율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말뿐인 친서민’과 ‘생활 속에 녹아든 정치’를 대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을 찾는 것이 국민들에게 직접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도 있다. 여의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공허한 외침’보다 시민들과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진정성을 더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세종시·4대강 현장방문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한 노인종합복지관이나 ‘보호자 없는 병동’을 찾아 정부의 복지정책과 복지예산편성 문제 등을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거기에 더해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까지 서민과 중산층을 걱정하는 세력과 정책 연대를 하자”고 초당적 ‘생활연대’를 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도 ‘뭉치고’ 있다. 정 의원은 용산참사 현장에 꾸준히 발걸음을 옮기는 한편 민주당 의원들과도 자주 만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민주당의 비주류연합체인 민주연대 정기조찬회의에 참석했다.

또한 지난달 28일에는 신건·유성엽 등 ‘호남 무소속 연대’와 단합대회를 가졌다. 새만금 및 부안 내소사 방문으로 진행된 단합대회에는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이 ‘내 사람 모으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은 두 가지 포석을 짚어내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대권도전이다.

정 대표는 전국을 돌며 “MB 정권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멈추라는 일방독주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선거가 될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10월 재보선 이후 당이 정세균 대표 체제로 굳어지자 지방선거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는 또한 대권주자의 행보와도 일치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임기가 내년 7월 전당대회까지라는 점을 지적하며 당이 정세균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가 크고 작은 위기를 넘기고 당의 체질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지지율은 민주당으로 하여금 ‘특효약 처방’을 바라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대권에 뜻을 가지고 있는 정 대표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당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유시민 전 장관이나 정 의원에 비해 낮았던 지지율이 ‘계급장’을 뗀 후 나아지리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거나 스타급 거물로 급부상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만큼 좋은 패가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견해다.

집 짓기 전 터 다지기

정 의원도 살아남기 위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은 정 대표 체제로 굳어지고 있고 복당은 요원해졌다. 당장 6개월 뒤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호남 무소속 연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방선거 공천을 시작할 때까지 정 의원의 복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 공천에서 떨어진 이들이 ‘호남 무소속 연대’의 품에 안길 수도 있지 않겠냐”며 “복당 시점에 따라 ‘생존전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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