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부인들은 남편 못지않은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만큼이나 인기가 높았고 상원의원에 이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릴 만큼 정치적 독립을 이뤘다. 오바마 정부에서도 국무장관을 맡아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통령에 가려 있던 영부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곁에서 민심을 읽고 조언을 하는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일체의 정보를 차단, ‘인의 장막’의 한 축을 담당했다. 윤보선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여사는 한국 최초의 여성 신학자로 윤 대통령의 퇴임 후 민주화운동, 여성운동, 인권 운동에 힘썼다.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는 대통령의 의견에 반하는 민심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청와대 내 야당’ 역할을 도맡았다. 전두환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는 교육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 새세대육영회와 새세대심장재단을 설립, 유아교육과 심장 수술의 발전에 양적·질적 공헌을 했다. 노태우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사교에 능하고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수년 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남편 대신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펼쳤다. 소외계층 권익 신장을 위해 일했으며 그들의 복지 등에 큰 역할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임기 후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명예위원장을 맡는 등 대외 활동의 폭을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