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정치인들의 참모 용인술

2009.09.15 09:09:15 호수 0호

제갈량 같은 참모 만나면 능력이 두~배

역사에 남는 지도자는 본인의 능력이 출중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가 곁에 있었느냐에 따라 그 ‘이름값’이 달라지기도 했다. 지도자란 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큰 꿈’을 꾸는 정치인들이 좋은 참모를 얻기 위해 삼고초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등 현 시대의 주요 정치인들은 어떤 참모 용인술을 가지고 있을까.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의 ‘참모론’을 통해 그들의 용인술을 비교 분석했다. 


유비와 제갈공명, 칭기즈칸과 야율초재,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딕 모리스까지. 성공한 리더의 곁에는 그와 ‘상생의 정치’를 편 참모가 있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어떤 참모를 기용했을까. 최진 소장은 국내에서 처음 발간된 참모 이론서 <참모론>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좋아한 청와대 참모 스타일을 각각 분류했다.

뜻 같지만 성격은 정반대

역대 대통령 중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인형(이기붕)’,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돌격대형(이후락, 차지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충복형(장세동)’,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략가형(박철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의리형(이원종)’의 참모를 선호했다.

또한 내향적 특성이 강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향적 기획가인 박지원 비서실장을, 외향적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뜻이 같고 내향적인 문재인 비서실장을 기용했다. 행동가 스타일인 이명박 대통령은 교수 출신의 이론가형 참모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최 소장은 “류우익-정정길-한승수-정운찬 등 현 정부 전·현직 대통령실장과 전·현직 총리가 모두 교수 출신”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처럼 초대 대통령실장과 후임자가 잇따라 교수 출신인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자 출신 참모들이 가장 유념해야 할 것으로 ‘유약한 엘리트주의’를 꼬집었다. 때로는 거친 파도처럼 때로는 격투기처럼 변화무쌍하고 살벌한 권력세계의 험로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강인한 전사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및 주요 정치인 참모 용인술 비교 분석 
MB 연고적 능력주의 박근혜 용의주도한 대세편승형


최 소장은 “MB 리더십의 성공여부는 용인술에 달려있다”면서 이 대통령의 참모 기용술을 속속들이 분석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은 집권 초 불안한 참모시스템이 점차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며 특히 DJ서거정국에서 국장 요구 수용 등 ‘열린 참모’의 역량을 발휘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개인적 인연을 바탕으로 능력을 보는 연고적 능력주의 경향을 보인다.

최 소장은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과거 국회의원 시절 및 경선 때 믿었던 부하직원이나 동업자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배신자 콤플렉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진두지휘형 리더인 이 대통령은 박근혜, 이재오, 정두언 등의 득세 불허에서 보듯이 실세형 2인자나 경쟁자를 원치 않는 후계억제형이며 다수의 참모들을 직접 관리하는 다수통치스타일이기도 하다.

이상득 의원처럼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멘토형 참모와 이재오 전 의원같이 자아확장 의지가 강한 보스형 참모, 정두언 의원처럼 미래를 꿈꾸는 지략가형 참모가 곁에 있지만 ‘2인자’는 두지 않고 있다는 것. 최 소장은 “현재 이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참모스타일은 ‘대안제시형 직언파’”라고 강조하면서 “2인자를 꺼려 국정운영의 ‘방패 기능’이 취약한 점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선호하는 이론가형 참모는 신중하고 정책능력이 높은 반면 추진력과 개혁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임 총리로 내정된 정운찬 전 총장은 실세형과 실무형의 중간형(혼합형)으로 분류했다.

최 소장은 “업무 능력보다 대통령과의 역학관계가 자신의 미래와 국정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권한위임 정도와 정 내정자의 대권의지 자제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의 용인술은 이 대통령과 정반대 스타일을 보여준다. 박 전 대표는 차분하고 용의주도한 대세편승형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세주도형, 행동가형, 사자형, 실무형 참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 소장은 “박 전 대표는 신뢰하는 소수의 참모와 논의하는 소수통치스타일을 펴며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위계모델과 공적 체계를 통해 조직을 관리한다. 이는 ‘조용한 조직 장악’에는 유리하지만 활력저하와 관료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박근혜 용의주도 용인술 

한편, 그는 좋은 참모의 요건으로 ‘항상 리더 중심, 긍정적 사고, 그림자 보좌, 신뢰유지, 책임자처’를 꼽으면서 실세형 2인자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으로 과도한 야심 자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권력의지가 강한 리더는 2인자가 아무리 강한 충성심을 보여도 믿지 않고 배척하거나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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