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2기 내각 총력 점검

2009.09.08 09:17:15 호수 0호

다시 차린 화려한 ‘밥상’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밉상’



청와대 장고 끝에 국민통합인사, 정치인, 전문가 인선
마당발 정운찬 여야 할 것 없이 ‘절친’ 검증은 ‘…’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총리를 비롯해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신임 국무총리에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내정됐다. 지난 대선에서 한때 ‘MB대항마’로 불렸던 정 전 총장은 이번 개각을 통해 이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게 됐다. 여권에서는 최경환, 임태희, 주호영 의원이 신임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들의 출신과 인맥, 재산 형성 등을 밀착 취재했다.



청와대가 9·3 개각을 통해 회심의 인사를 선보였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신임 국무총리로 기용하고 정치권 인사들을 대거 내각으로 불러들인 것.

정운찬 전 총장의 총리 기용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정 전 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MB대항마’로 불렸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찌감치 대선불출마 선언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대권주자로 영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야권의 잠재적인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정 전 총장이 정치권이 바라는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은 충남 공주 출신에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와 지연과 학연을 고루 챙겼다. 또한 중도성향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는 통합인사로 꼽힌다.

MB 9·3 깜짝 개각
대항마를 지원군으로

‘MB대항마’로 불린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경제대통령’에 부족하지 않은 경제적 식견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정 전 총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금융학회 회장,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지냈고 이후 서울대 총장을 거쳐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당발 인맥도 주목할 만하다. 정 전 총장은 ‘정치적 기반이 없다’며 대선후보 출마를 고사했지만 웬만한 정치적 기반을 뛰어넘는 화려한 인맥은 학계와 정재계,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실제 이번 입각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과의 친분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정 실장의 울산대 총장 취임식에 정 전 총장은 서울대 총장이자 동료로서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정 실장을 “선배 교수이신 정정길 박사는 행정에도 밝은 슈퍼 리더십을 갖춘 탁월한 지도자”라고 소개한 바 있다. 정 실장의 울산대 총장 재임 시절에도 정 실장이 주관하는 학교 행사에 참석해 강연하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 

총리 하마평에 올랐던 이들 중 김종인 헌법연구자문위원장, 심대평 전 대표와도 가깝다. 여권에는 제자인 윤상현 대변인이 있으며 개혁성향의 김성식 의원, 유승민 의원과도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김근태 고문 등 재야 민주계 인사들과 친하다. 정 전 총장은 김 고문의 사모임이던 ‘근우회’ 회원이자 김 고문의 서울대 1년 후배다. 김 고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친노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 중 한 명인 유시민 전 의원은 그의 제자이고 조순 전 서울시장은 그의 스승이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상돈, 권석택 자유선진당 의원 등은 그의 잠재적 지원세력으로 꼽힌다.

학계에는 정성인 홍익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유종일 KDI 교수, 이기영 경기대 교수, 김재영 서울대 교수, 김영식 서울대 교수 등 그의 제자들이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충청 출신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과 가깝다. 제자인 이성규 하나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 서근우 하나금융지주 경영지원 부사장, 첫 여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출신인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경제 금융관련 분야의 지인으로 분류된다.

정 전 총장 외에도 다양한 인사들의 2기 내각을 채웠다. 6개 부처 장관이 교체됐는데 법무부 장관에는 이귀남 전 법무부 차관, 국방부 장관에는 김태영 합동참모의장,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최경환 의원, 노동부 장관에는 임태희 의원, 여성부 장관에는 백희영 서울대 교수, 신설된 특임장관에는 주호영 의원이 발탁됐다.

이번 개각을 통해 3명의 한나라당 출신 정치인이 입각했다. 이 중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는 친박계로 분류된다.

임태희, 주호영 내정자는 대선기간 중 이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맡았던 측근 인사들이다. 경제관료 출신인 임 내정자는 ‘MB개혁법’ 처리를 주도했으며 주 내정자는 불교계 인사들과의 두터운 인맥으로 이 대통령에게 모자란 ‘불교통’ 역할을 했다.

여의도서 보던 얼굴 절반
최경환 임태희 주호영 발탁


이귀남 내정자는 호남 출신으로 광주지검 강력 공안부장, 대검 중수3과장, 서울중앙 특수3부장 형사1부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대검 중수부장 공안부장, 대구고검장을 역임했다. 천성관 전 검찰총장 내정자 사퇴 후 검찰총장 인선에서 인사검증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온화하며 집념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부하 직원에게 자상해 인화통솔력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 중수 공안부장을 모두 역임할 정도로 수사 방면에 탁월한 능력을 보유했다. 운동을 좋아하며 골프 실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삼성 비자금 의혹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로비대상자로 공개한 5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김 변호사는 “이귀남은 청와대 사정비서관 시절부터 삼성의 관리대상 명단에 들어갔다. 정기적인 현금지급 사실은 관리대상 명단에서 직접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삼성특검 수사결과 진술이 엇갈리고 구체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김태영 내정자는 야전지휘관과 육군사관학교 교수, 외교 및 전략,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현 정부 들어 군 지휘부가 물갈이될 때 ‘이상희 장관-김태영 의장-장광일 합참 작전본부장 구도’의 핵심 작전라인을 구성했다. 이상희 장관과는 경기고 동문이기도 하다. 강성으로 분류되며 지난해 ‘북핵 선제타격’ 발언으로 북한의 ‘대남 압박’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백희영 내정자는 영양학의 최고 권위자다. 대한가정학회 회장, 한국영양학회 회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비상임이사 등 국내외 관련 학회 임원을 두루 거치며 추진력과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성부의 주요 업무인 성 평등, 여성 인권, 여성 인력 개발 관련 경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수 출신 내정자들에게 제기돼왔던 논문 표절 의혹도 넘어야 할 산이다.

내정자들의 재산 문제는 인사청문회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강부자 내각’이라는 비판을 완전히 벗지 못한 만큼 이번에도 재산 형성과정은 물론 투기, 납세에 관한 부분들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27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통해 최경환, 임태희, 주호영, 이귀남, 김태영 내정자의 재산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최경환 내정자의 재산이 단연 선두다. 최 내정자는 47억8917만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경북과 대구에 본인과 배우자 소유의 토지를 가지고 있으며 서울 서초구에 본의 명의의 아파트, 경북 경산시에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전세권을 소유하고 있다.

본인과 부인, 장남 명의의 예금이 각각 1억2794만원, 23억7372만원, 1061만원으로 재산 중 예금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이 밖에 자동차 3대와 2229만원 상당의 헬스클럽 회원권, 2억3650만원 상당의 배우자 명의의 골프 회원권도 있다.


2기 내각 곳간 풍성
최경환 내정자가 최고

이 중 최 내정자의 땅 1868㎡가 있는 경북 청도군은 지난 8월 국토해양부로부터 ‘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청도군 내 청도 개발촉진지구는 청도IC, 경부선 철도, 국도 20 25호선 등 광역교통망이 발달돼 대구광역시 및 경산시와 접근성이 뛰어나고, 중앙고속도로 연장 개통으로 경남권과 연계성도 매우 양호, 개발 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토지 매입 시기에 따라 인사청문회에서 투기 의혹이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배우자 소유의 토지 3709㎡가 있는 대구 동구 율하동도 대구시의 부동산 투자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임태희 내정자는 27억6974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상당액은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임 내정자는 본인 명의의 6662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기 성남시 동일 건물에 본인 명의의 13억2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1억6400만원 상당의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모친 명의의 1억6400만원 상당의 아파트도 같은 건물에 속해 있다.

인사청문회서 삼성 떡값검사 명단, 강부자 논란 다시
‘논에 심어놓은 장미’에 부처 경력 없는 내정자까지

예금은 본인이 4억7426만원, 배우자가 6222만원, 모친이 4471만원, 장녀가 6689만원, 차녀가 6884만원이다. 2억6167만원가량의 유가증권,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각각 750만원, 1020만원 상당의 헬스클럽 회원권, 자동차 3대를 소유하고 있다. 1억3000만원의 건물임대채무가 있다.

임 내정자는 이 외에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298㎡ 대지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가액은 5억7472만원이다. 판교는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속하지만 서울 강남과 직선거리로 10km에 불과하다. 또한 미래가치가 높은 신도시의 특성상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이다.

주호영 내정자의 재산 총액은 24억4574만원이다. 본인 명의 아파트 2채와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전세권만 해도 15억8400만원가량이다. 본인 5억2096만원, 배우자 4억7936만원, 장남 3891만원, 차남 1594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자동차 2대와 1억628만원 상당의 유가증권이 있다. 주 내정자는 3억5000만원의 건물임대채무를 지고 있으며 부모의 재산은 고지를 거부했다.

이귀남 내정자의 재산은 14억2944만원이며 대부분 부동산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배우자 명의의 9억8400만원 상당의 아파트가 있으며 모친 명의의 단독주택은 경기 과천시에 있다. 이 내정자는 전남 장흥군 대덕읍에 1609만원 상당의 토지를 가지고 있다.

예금은 본인 1318만원, 배우자 603만원이 있으며 2006년식 그랜저 1대와 9800만원 상당의 배우자 명의의 골프 회원권이 있다.

내정자는 ‘부동산 큰손’
수십억 재산형성 쟁점으로

김태영 내정자의 재산은 7억159만원으로 장관 내정자들 중 가장 적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본인 명의 아파트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배우자 명의의 토지와 근린 생활시설을 가지고 있다. 예금은 본인이 2억193만원, 배우자 6646만원, 장남 5886만원이며 자동차 1대와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건물임대채무와 국방부 군인복지기금 대출로 1억9205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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