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뉴스 ‘네이키드 뉴스’ 사기사건<전모>

2009.08.04 13:47:36 호수 0호

“명예회복 위해 끝까지 싸울 것”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알몸 뉴스 ‘네이키드 뉴스’(이하 NNK)가 국내 론칭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이에 따른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앵커 임금 체불, 유료회원에 대한 환불조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NNK 고위 관계자와 제작프로듀서는 연락 두절 상태다. NNK 여성 앵커들은 지난 7월30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국제 사기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영난 악화 등 이유로 극비리에 사업 철수
캐나다 본사 무관…로열티 주고 이름 빌려



NNK 여성 앵커 최선이, 한민경, 이세연, 김재경은 기자회견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부모와 가족, 친구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아가면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NNK의 대표이사인 존 차우가 처음부터 사기성이 농후한 의도로 한국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대부분의 수익금이 존 차우의 개인 통장으로 송금된 상태”라며 “돈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성공 가능성 없는 사업?

지난 6월23일 서울 모 호텔에서 국내 사업발표회를 성대하게 개최한 NNK는 이날부터 회원가입 및 유료서비스를 시작했다. NNK는 틴버전(15세 이상)과 어덜트버전(19세 이상)으로 나눠 노출 수위를 조절했다. 틴버전은 비키니 수영복 또는 속옷 차림으로 뉴스를 진행했다. 어덜트버전에선 여성 앵커가 상반신을 노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서비스 론칭 직후 곧바로 틴버전의 선정성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여기에다 여성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등 여론의 압박이 심해지자 7월10일 이후 ‘자발적’으로 틴버전 서비스를 중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NNK 측은 방송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심각한 내부사정 때문”이라며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회원들께 누가 되는 부분이라 판단, 서비스 중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틴버전을 전담했던 앵커 4명은 상반신을 노출하는 어덜트버전에 출연하라는 NNK 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를 그만둘 때는 회사 측에서 위약금이 세 배라는 조항을 내세우며 앵커들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NNK는 론칭 이전부터 ‘한국시장에선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여성의 신체노출을 상품화하는데 대한 한국인들의 반감이 미국, 유럽 등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론 성인사이트나 P2P 프로그램 등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음란 동영상을 구할 수 있는 한국의 성인콘텐츠 ‘인프라’를 감안할 때 ‘월 9900원의 유료서비스’는 무리한 사업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NNK는 론칭 당시 정규뉴스 외에 연예, 스포츠, 건강, 운세, 날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9명의 여성 앵커에 작가 2~3명 등 소수의 인원만이 방송제작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는 프로듀서는 단 한 명이었고, 서울 구로구에 있던 촬영장 역시 외주제작업체의 스튜디오를 빌려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장에 진입하면서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생각조차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NNK는 이스라엘인인 요아브 시나이가 대표이사로 현재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선이 등 앵커들은 7월 이후 투자자인 중국인 존 차우의 ‘차우 그룹’이 요아브 시나이를 밀어내고 운영해왔다고 주장했으며 ‘차우 그룹’은 존 차우가 운영하는 임대업 회사로 뉴질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최선이 앵커는 “우리는 ‘NNK’가 캐나다의 ‘네이키드 뉴스’ 본사 직영인 줄 알았는데 캐나다의 본사는 단지 로열티를 받고 이름만 빌려준 것이었다”고 황당한 입장을 밝혔다.
‘차우 그룹’은 ‘NNK’의 서울 역삼동 본사 보증금을 빼고 잠적했으며 본사 집기들은 돈을 받지 못한 대행업체 등이 처리해 수거해 갔다. 현재 사무실은 텅 빈 상태로 ‘NNK’의 운영 간부들은 연락이 두절됐다.

NNK 측은 7월 중순 경영난 악화 등을 이유로 극비리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앵커 9명을 포함해 제작진과 관련업체의 임금을 2~3개월치가량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료회원 중 상당수는 금전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자회견에서 등기부등본과 NNK 법인통장 사본 등 증거 서류를 들고 취재진 앞에서 억울함을 밝힌 앵커들은 “지난 7월24일 회사가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25일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뒤 경영진 등 회사 측 관계자 전원과 연락이 두절됐다.

25일 본사에 와보니 본사에 돈이 될 만한 집기는 모두 가져가고 본사 사무실 보증금도 모두 빼간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경영진도 ‘우리 역시 존 차우에게 당한 피해자’라는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임금 체불로 회사를 노동청에 신고했고 30일 오후 경기도 수서 경찰서에 회사를 사기 혐의로 정식 고소했다”고 강변했다.

이들은 이어 “‘차우 그룹’이 실질적인 투자를 했고 수익이 없어 사업을 정리한 것이라면 우리와 스태프들의 밀린 월급은 해결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기에 이는 명백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치밀한 사기극 가능성?

또 “우리는 ‘NNK’에 출연했을 뿐 아무런 힘도 죄도 없다. 뉴스 시작하면서 수많은 욕을 들었고 악성 댓글에 시달렸는데 이런 결과까지 얻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회사 측에서 ‘틴버전 서비스 중단으로 회사 사정이 안 좋다’며 연봉 삭감을 요구했다.
처음엔 10% 삭감을 제시했고 다음 날엔 20% 삭감을 요구했다. 우리는 다같이 살자는 의미로 회사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NNK의 실질적 오너는 중국계 뉴질랜드인인 차우 형제이며 이들은 NNK 서비스 중단이 알려지기 전 7월25일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NNK의 한국 내 홍보를 대행했던 S사에 따르면 이미 1~2주 전부터 NNK의 한국인 임원 B씨와의 연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NNK는 6월초 S사와 3개월 계약했으나 홍보대행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인 임원 B씨와 프로듀서 S씨 모두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와 관련 여성 앵커들은 “‘차우 그룹’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의 억울함을 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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