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의원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한나라당 내에서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정면 충돌을 우려하는 시선들이 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친박계를 향해 공천 칼날을 휘두른 이로 지목되고 있다. 친박계는 복당에 성공했지만 이 전 의원에 대한 앙금은 여전하다.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친박계는 ‘이재오 복귀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이재오계를 강하게 압박했다. 때문에 이 전 의원이 다시 여의도를 찾을 경우 잠잠해졌던 계파갈등의 도화선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것.
이 전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당내 최대 현안인 친이-친박 간 화합에 대해 “당연히 끌어안아야 한다. 크고 넓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친박계를 항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친박계가) 와야 끌어안지”라고 여운을 남겼다. 친이-친박의 화합은 “내가 넘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상대도 마찬가지”이며 “그 과제를 뛰어넘으려는 과정 속에서 화합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통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까지 가는 길이 다 다른데 중간에 만나 같이 갈 수도 있고, 중간에 못 만나고 정상에서 만날 수도 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중간에서 만나게 된다”면서 일전을 치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2006년 자신이 당 대표로 출마했을 때는 박근혜 전 대표가 상대편을 지원해 자신이 졌고, 2007년 박 전 대표가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때는 자신이 이명박 후보를 밀어 이겼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박 전 대표와 서로 일대일이 됐다. 이제 ‘삼세판’이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