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사이트, 보호시설 등에서 친분을 쌓은 10대 3명이 전국을 돌며 수십 차례 절도 행각을 벌였다.
전남 해남경찰서에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붙잡힌 박모(17)군 등 3명은 지난해 초부터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한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서로 알게 됐다. 충북 진천, 전남 해남, 광주 등 사는 곳은 달랐지만 메신저로 통했던 박군 등은 지난해 6월 함께 가출을 결심하고 광주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이들이 맨 먼저 찾아간 곳은 광주의 한 가출청소년 보호시설. 이들은 두 달가량 생활하다 답답함을 느끼고 보호시설을 나와 모텔을 전전했지만 미성년자인데도 잠자리를 구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집에서 들고 나온 돈과 보호시설에서 받은 용돈이 떨어지자 이들은 빈집이나 상가를 털기로 하고 지난해 10월26일 오전 3시경 해남군 해남읍의 한 어린이집 사무실에 창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과 비디오카메라 등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이후 지난 1일까지 전국의 상가, 어린이집 등을 돌며 저지른 절도 횟수는 피해자가 확인된 것만 39차례, 피해액은 2500만원에 달했다. 부산에서 17차례, 전남과 경기 수원에서 6차례씩, 광주와 충북 청주에서 5차례씩이었다.
이들은 대담하게 범행 현장 곳곳에서 밥까지 차려 먹었다가 숟가락과 버려진 담배꽁초에 묻은 침의 DNA 검사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 10대는 경찰에서 “200번 정도 도둑질을 한 것 같은데 기억나는 건 120건 정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