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주류 시장은 ‘낮은 도수’ 경쟁이 한창이다. 부드러운 술을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대부분의 조주회사들이 20도 이하의 소주를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트랜드와 반대로 오히려 술의 도수를 높이는 증류기계가 등장해, 창업시장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테이블에 장착된 증류기계는 손님이 직접 술을 증류시켜서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시판되고 있는 일반 소주를 증류시킬 경우 32도까지 술의 도수가 올라간다. 안동소주, 이강주 등의 증류주와 비슷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이 증류기계로 증류시킬 수 있는 술은 소주뿐만 아니라 청주, 탁주, 와인 등 대부분의 술을 증류시킬 수 있다. 와인을 증류하면 브랜디를 만들 수 있고, 맥아 탁주를 증류하면 위스키가 된다.
사회분위기가 낮은 도수를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4~50대 중장년층은 아직도 높은 도수의 옛날 소주 맛을 기억하고 찾는다. 높은 도수의 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즉석 증류기계의 등장은 희소식인 것이다.
주점 창업자는 이 독특한 테이블로 여타 경쟁업소와 차별화시킬 수 있으며, 고객들은 직접 앉은 자리에서 술을 증류시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고 재미를 맛볼 수 있게 된다.
이 기계는 가정에서도 특색있는 가양주를 만들기 위해 많이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는 파는 것이 아니라 매달 소정의 임대료를 제조 본사에 지불하면 된다.
김인환 디오니소스 기획이사는 “증류기계는 술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술이든 증류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주점에 테이블을 설치할 경우, 고객들이 직접 제조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추가로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