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로 불황 이긴다

2009.04.14 09:22:40 호수 0호

‘초저가’ ‘가격파괴’ ‘옛날가격 그대로’ 등과 같은 단어는 불황이 심화될수록 소비자들의 시선을 더 끈다. 이에 요즘 같은 고물가로 인해 지갑열기가 두려워진 소비자들을 위해 외식업계는 불황타개책으로 가격파괴와 싼 메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격거품을 과감히 걷어내고 품질은 높인 ‘고품질 저가격’ 전략을 내세운 점포들이 등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매장 고정비용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불황 탈출을 노리며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며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불황에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저가 전략이 큰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1천원대 가격으로 한 끼 식사 해결



가격파괴는 외식시장에서 꾸준히 지속되어온 마케팅이다. 그러나 요즘은 예전과 달리 간편한 음식이 아닌 1000원대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업체들이 등장해 가족 단위는 물론 직장인들에게까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초저가국수전문점 ‘우메마루’(www.umemaru.co.kr)는 멸치와 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내고, 갖가지 고명을 얹은 잔치국수 한 그릇을 1500원에 판매한다. 매콤한 비빔국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메밀국수 등도 19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이러한 가격파괴가 가능한 것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원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면 뜨끈한 잔치국수 한 그릇으로 깔끔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로 북적이고,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테이크아웃 돈가스전문점 ‘와우돈가스 1900’(www.wowdon.co.kr)는 초저가 전략을 펼치며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바삭한 빵 가루에 두툼한 등심살로 튀겨 만든 1000원대의 기본메뉴인 ‘와우돈가스’부터 왕돈가스, 치즈롤가스, 매운돈가스, 단호박롤가스 등 다양한 돈가스 메뉴에 일식 우동류, 라면, 오므라이스, 떡볶이까지 기존 분식 브랜드에서 맛볼 수 없던 고급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이들 메뉴는 최저 1900원에서 4500원까지 중저가에 즐길 수 있으며, 취급하는 메뉴 모두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다. ‘와우돈가스 1900’는 배달서비스와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강화해 고정비용을 절감, 또한 본사에서 튀기기 직전의 쿡리스 상태로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파괴전문점들은 대개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비용을 축소하고 매장 고정비용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불황 탈출을 노리며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유통비용 축소 통해 가격 인하

친환경 쇠고기 숯불구이전문점 ‘헬로우깡통’(www.hellocan.co.kr)은 본사가 미국 농장에서 직수입한 고기를 가맹점에 직접 공급, 무항생제, 무호르몬 친환경 쇠고기를 150g 기준으로 우삼겹 6000원, 갈비살 8000원, 꽃살은 1만원에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외식비를 줄이고자 하는 가족 단위 손님은 물론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 학생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치킨전문점 ‘티바두마리치킨’(www.tiba.co.kr)은 보통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 가격인 ‘1만5000원’에 두 마리를 판매하는 1+1 전략으로, 한 푼이라도 외식비를 아끼려는 알뜰 소비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가격파괴가 가능한 것은 생산자 직거래 방식을 통한 대량 구매로 원가를 낮추고, 본사가 직접 가공한 재료를 중간 유통단계 없이 가맹점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가격거품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180여 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며, 최근 본격적인 서울 공략에 나섰다.
수십 년간 유통사업을 해 온 본사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하면서 가격파괴에 앞장서기도 한다. 퓨전요리주점 ‘마찌마찌’(www.mazzimazzi. com)는 16년간 주류 유통업을 해 온 본사가 주류는 물론 식자재까지 직접 유통, 시중 가격보다 15% 정도 저렴하게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마찌마찌 가맹점에서는 두세 가지 안주로 구성된 3인분 양의 세트메뉴를 1만 1500원~1만3000원의 파격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안동국시전문점 ‘오송손칼국수집’(www.gooksoo.co.kr)은 20여 년간 식품 유통 사업을 해 온 ‘동일유통’이 모체다. 본사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을 전국 물류망을 통해 가맹점에 직접 공급, 100% 국산 콩을 사용하고 한우로 육수를 낸 콩칼국수 한 그릇을 시중보다 20~30% 저렴한 6000원에 판매한다.

서비스업도 가격파괴

서비스업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세탁전문점 ‘크린토피아’(www.clean topia.com)는 단돈 900원에 와이셔츠 한 벌을 세탁·다림질까지 해준다. 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절감하고, 세제 등 원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낮췄다. 가격파괴 탈모·두피관리전문점 ‘스칼프랜드’(www.scalp land.com)는 ‘1회 관리비 1만원’의 가격파괴를 선언했다. 두피관리에 있어 불필요한 서비스는 없애고, 하이테크 기기를 접목해 인건비도 최소화했다. 영어교육시장에서도 가격파괴가 등장했다. 1:1전화영어 ‘에스잉글리쉬’(www.s-english.com)는 월 9000원에 원어민 강사에 의한 영어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공전략 및 주의점


장기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는 여전히 저가 시장의 경쟁력을 유지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저가 시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차별화된 전략도 없이 무턱대고 가격파괴만을 내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우선 가격파괴 전략은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쉽게 과당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이제는 가격파괴라고 해도 품질이 뒷받침된 저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 수준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저가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도의 품질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상권 및 입지 전략도 중요하다. 가격파괴 업종은 대체로 객단가를 낮춰 잡기 때문에 임대료가 높아지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산층 밀집지역에 위치해야 유리하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가밀집지역 진입로, 재래시장 인근, 역세권 퇴근동선 등이 유망, 소형매장이 아닌 고객들의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중대형 매장으로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가 전략을 취할 경우에는 메뉴 가격대를 저가, 중가, 고가로 다양하게 조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여기에 청결한 매장유지는 물론 타깃층에 맞는 세련된 인테리어 역시 저가격대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높은 감성 품질을 제공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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