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건설 ‘200억 비자금’ 의혹 휘말린 내막

2009.03.17 10:28:48 호수 0호

회사는 망해 가는데…회장님은 뒷돈 챙기기?

중견 건설업체인 신창건설 김영수 회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 용도로 쓴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같은 의혹 이면에는 최근 신창건설이 경영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 한몫 거들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선 비자금 가운데 일부가 김 회장 명의의 빌딩을 사는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은 지난 5일, 경기도 안양시 소재 신창건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신창건설 전직 자금담당 간부의 비리를 수사하던 중 김영수 신창건설 회장의 횡령 혐의가 포착한 게 단초가 됐다.



검찰은 이에 신창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회계장부, 공사 관련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 11일 현재까지 불법 조성된 비자금의 사용처를 규명하고 있는 상태로 규명이 끝나는 대로 회사 경영진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비 부풀려 비자금 조성?

검찰이 김 회장에게 두고 있는 혐의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4년 동안 아파트를 지으면서 하청업체 공사비를 실제보다 부풀리는 수법으로 회사자금 200여 억원을 횡령했다는 것.

이에 앞서 신창건설은 검찰의 수사가 있기 이틀 전인 지난 3일 자금난을 이유로 수원지법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 6일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내렸으며 앞으로 대표자 심문 등 검증 절차를 거쳐 한 달 안에 회생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김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한 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신창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채권단에 지원을 요청한 금액이 김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업계 일각에선 ‘회사가 망해도 기업주는 뒷돈을 챙겼다’는 오명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더욱이 비자금의 일부가 김 회장 명의의 빌딩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는 것이 알려짐에 따라 그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비자금의 일부가 정관계 로비에 쓰였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해 6월24일 중견 주택건설업체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제7대 회장으로 선출돼 활동 중이라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신창건설은 이와 관련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창건설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이유에 대해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돼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의 비자금 부분에 대해선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상관없다.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대한주택 건설협회장으로 정관계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검찰 수사를 지켜 볼 뿐”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방어 위해 회삿돈 빼돌려 비자금 조성 의혹
채권단 지원 요청 금액 김영수 회장 비자금과 일치

한편 신창건설과 관련 올 1월 1차 건설·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때 부실기업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창건설의 주채권단인 농협은 지난 1월, 건설사 구조조정대상을 정할 때 신창건설을 정상경영이 가능한 B등급으로 판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신창건설은 신용위험평가 이후 채 2개월도 되기 전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때문에 업계에선 농협이 제대로 평가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금융감독원의 움직임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농협에 검사 인력을 투입해 지난 1월 신용위험평가를 졸속으로 한 것이 아닌지 집중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1차 건설·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때 은행들이 A(정상), B등급으로 구분한 회사가 6개월 이내에 부도를 내거나 C등급(워크아웃)으로 떨어질 경우 고의 중과실 여부를 따져보고 필요하면 문책하겠다고 설명했다.

“신용위험평가 문제없어”

농협은 이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평가대상 기업의 등급을 임의로 정할 수 없다”며 “당시 재무적 용인 및 비재무적 요인 등을 산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했으며 굳이 농협이 후한 점수를 준다든지 평가를 부실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특별감사에 대해서도 “담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신창건설은 지난 1984년 설립된 시공능력평가 90위(2008년 기준)의 중견 주택건설회사다. 현재까지도 ‘비바패밀리’라는 브랜드로 공사 중인 주택사업은 동두천시 동두천동, 수원시 망포동, 대구 율하지구, 양산 물금지구 등 7곳 아파트 3200여 가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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