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백수탈출
<올해 2월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 P씨는 최근 이미지컨설팅 업체를 찾아 맞춤형 메이크업과 면접 요령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조만간 예정된 입사 면접에서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구직난과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실업탈출과 관련된 비즈니스는 불황을 모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03년 약 300억원에서 2006년 약 700억원, 2008년에는 약 800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똑똑한 지갑족
<둘째 아이를 출산한 L씨(35·서울시 정릉동)는 최근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온라인 사이트에서 100만원대 명품 유모차를 중고로 구입했다. 고가이긴 하지만 유모차가 필요한 기간에만 사용하고 다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초저가 상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효용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똑똑한 지갑족’이 등장한 것. 이 새로운 소비층은 경기가 어려워져도 만족스런 가격과 효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중고품 구매와 대여가 이들의 똑똑함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3.나홀로 가구
<원룸에서 산 지 5년째인 직장인 K(34·여)씨는 이제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하다. 아침은 매일 배달되는 유기농 샌드위치로 해결하고 퇴근 이후에는 1인용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읽는다. 주말에 주로 쇼핑을 하는데 마트에도 소용량 포장 제품이 많이 진열돼 있어 불편함이 없다.>
불황으로 결혼을 미루는 젊은 층과 혼자 사는 노인으로 대표되는 1인 가구의 증가가 대한민국의 소비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형 할인점에서는 원래 제품을 대용량으로 포장해 싸게 파는 것이 주된 판매 형태지만 요즘에는 소용량 포장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싱글산업의 특징은 맞춤형과 소형화, 컨버전스로 압축할 수 있다.
4.녹색 세대
<환경시민단체 회원인 직장인 C(38·여)씨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강의를 들은 후 생활 속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다. 최근 전기충전 자전거를 구입했고, 쇼핑을 할 때는 탄소성적표지를 확인하고 구입한다.>
녹색세대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소비층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지구를 지키는 일은 집에서부터’라는 미국의 에코맘(Ecomom)처럼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소비계층이다.
5.U-쇼핑시대
<결혼생활 5년차 주부 B(34·여)씨는 최근 집에서 인터넷으로 생활용품을 구매하면서 문득 자신이 몇 년 전 TV에서 보았던 갇힌 공간에서 인터넷으로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반찬 등 음식재료 구매까지 인터넷과 TV홈쇼핑 등으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단순한 인터넷 쇼핑과 홈쇼핑이라는 한계를 넘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쇼핑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쇼핑으로 쇼핑 환경과 형태가 진화하면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커지고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6.내 나라 여행 족
<직장 생활 4년차인 K(31)씨는 해외여행 경험이 많다. 대학 때는 배낭연수를 다녀왔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여름휴가를 반드시 해외에서 보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혼자서 KTX를 타고 국내 여행을 1박2일간 다녀온 후 국내여행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자주 국내 곳곳을 여행키로 했다.>
경기침체와 고환율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국내 여행으로 유턴하는 여행객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하는데도 유명 관광지의 경우 주말이나 연휴에는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여행객 상당수가 해외 대신에 국내여행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7.자연愛 밥상족
<주부 3년차 A(32·여)씨의 가장 큰 고민은 반찬거리를 사는 일이다. 최근 각종 먹거리 사고가 끊이질 않아 주로 유기농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사면서도 좀처럼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최근 귀농한 친구부부가가입한 생활협동조합으로부터 쌀이나 콩, 요구르트 등을 주문하거나 농협 매장에 들러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먹고 있다.>
최근 계속된 먹거리 파동의 영향으로 올해도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기농ㆍ친환경 제품과 각종 안전 인증을 획득한 프리미엄 식품군들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8.아이를 기다리는 부부
<결혼 8년차인 O씨 부부는 아이를 갖고자 노력했지만 임신에 성공하지 못했다. 임신에 도움이 된다면 안 해본 것이 없는 이들은 앞으로 1년만 더 노력해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입양을 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알고 주기적인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불임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불임으로 고통 받는 부부가 늘면서 관련 사업도 호황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불임 방지 요가 클래스, 불임 여성을 위한 다이어트 상품 등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불임 방지 의자, 불임 방지용 남성 속옷, 체온 및 배란일 측정기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9.거울 보는 남자
<09학번 신입생 Y(19)씨는 지난해 11월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중학교 때부터 끊임없이 그를 괴롭혀온 악성여드름 흉터를 상담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학합격통지서를 받은 직후 성형외과에 찾아가 박피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각종 마사지 및 피부 관리를 받고 있다.>
거울 보는 남자 ‘그루밍족’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열풍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세대를 초월해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기에 외모가 ‘신체적 자산’이라는 면에서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시대상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가려운 아이들
<주부 H(36)씨 가족은 남편의 직장이 서울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도 광주로 이사를 했다. 7세, 10세 아이들이 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어 계속 치료를 했는데 차도가 없자 아파트가 아닌 전원생활을 결심했다.>
아토피 환자의 증가는 친환경 청소제품, 새집증후군 방지 제품, 유기농 의류 등 아토피를 예방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증가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