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AI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도전이다

2026.04.16 09:10:04 호수 0호

AICC, AI 경쟁의 기준을 ‘개발’에서 ‘활용’으로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청 간담회에서 “피지컬AI는 회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제는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선 메시지다. 두려움을 넘어서라는 주문이 아니다. 국가 차원의 ‘도전’을 요구한 선언이다. 이제 AI는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방향의 문제다. 피할 것인가, 선도할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기술은 이미 시작됐다. 뒤늦게 준비할 시간은 끝났다. 남은 것은 행동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본이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지금은 속도와 적용력이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 속도가 곧 경쟁력이고, 적용이 곧 성과다.

AI 경쟁은 기술 경쟁이 아니다. ‘활용 경쟁’이다. 연구·개발은 기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결국 AI 경쟁력은 ‘얼마를 투자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쓰고 있는가’에서 결정된다. 이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전략도 성공할 수 없다. 기술은 출발점일 뿐, 도착점은 언제나 현장이다.

대한민국은 약 10조원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나머지 절반은 ‘활용’이다.

AI가 공장에서 돌아가야 하고, 금융과 유통에서 작동해야 하며, 의료와 교육, 행정 서비스 속에서 체감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AI는 또 하나의 정책 구호로 끝난다. 투자에서 성과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리가 바로 실행이다.

AI는 특정 기업의 기술이 아니다. 모든 산업을 관통하는 범용 인프라다. 따라서 국가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기술개발 중심에서 실행 중심으로,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AI를 만드는 나라’에 머물고, ‘AI를 쓰는 나라’가 되지 못한다. 경쟁의 무대는 이미 개발실에서 산업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서울 강남 GS타워에서 열린 ‘AI 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도 같은 진단이 나왔다. 허태수 한국경제인협회 AI혁신위원회 위원장은 “AI 경쟁의 승부는 기술 우위뿐 아니라 현장 적용 속도가 좌우한다”며 한국이 ‘AI를 잘 만드는 나라에서 잘 쓰는 나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대통령실과 국가AI전략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여해 산업 전반의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 기업-현장 연결, 선도 사례 축적 등 실행 전략이 논의됐다. 민관 모두가 같은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AI의 미래는 연구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해법이 바로 ‘AI 도전기업 인증제(AICC, Artificial Intelligence Challenge Company)’다.

이 제도는 단순한 인증이 아니다. AI를 개발하는 기업뿐 아니라, 실제로 활용하는 기업까지 함께 평가하고 지원하는 구조다. 지금까지의 인증제도가 ‘기술 수준’을 보는 데 머물렀다면, AICC는 ‘활용의 결과’를 본다. AI시대의 기준은 여기서 바뀐다.

AICC가 도입되면 정책의 방향이 달라진다. 인증 기업을 중심으로 정책금융, 연구개발, 공공조달, 수출지원이 하나로 연결된다. 흩어진 정책이 축으로 모이고 성과는 집중된다.

100개의 선도기업이 1000개로, 다시 1만개로 확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확산 모델이다. 정책이 점이 아니라 선이 되고, 선이 면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기업 입장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인증은 신뢰다. 신뢰는 투자로 이어지고, 시장으로 확장된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AICC는 결정적인 기회다.

그동안 AI를 도입해도 이를 증명할 기준이 없었다. 기술은 있었지만 평가가 없었고, 성과는 있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 AICC는 이 공백을 메운다. 이제 ‘쓰는 기업’이 평가받는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도의 철학이다. AICC의 핵심은 ‘도전’이다. AI는 실패를 전제로 하는 산업이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실패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도전이 반복될 수 있는 구조, 재도전이 가능한 환경, 이것이 진짜 정책이다. 실패를 막는 나라는 정체되고, 실패를 허용하는 나라는 성장한다.

이 철학은 이미 민간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도전한국인본부는 지난 16년간 ‘천년희망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의 작은 도전이 사회를 바꾸는 구조를 만들어왔다.

하나의 씨앗이 숲이 되듯, 하나의 도전이 국가의 방향을 바꾼다는 믿음이다. 이 흐름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축적된 사회적 에너지다. 이제 이 에너지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릴 시점이다.

특히 조영관 상임이사는 ‘도전 DNA’를 사회에 확산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도전을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고미잘’ 운동을 통해 나눔과 도전의 가치를 생활 속에 정착시켰고, 국내외 인재 발굴과 국제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도전정신을 확장해왔다. 민간에서 시작된 흐름이 국가로 이어지는 순간, 변화는 구조가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제도화다. ‘국가도전의날’ 제정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도전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도전을 실행하는 구조를 만드는 날이다. 실패를 비난하지 않고 재도전을 응원하는 사회, 다양한 시도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혁신국가로 올라설 수 있다. 문화가 바뀌어야 산업이 바뀐다.

AICC와 국가도전의날은 미래를 만드는 두 축이다. 하나는 산업과 기업의 도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전체의 도전 문화를 확산시키는 기반이다. 국가의 미래는 기술 자체에 있지 않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같은 AI를 가지고도 어떤 나라는 성장하고, 어떤 나라는 멈춘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회피하지 말고 대응하라.” 이것은 곧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선언이다. 이제 공은 정부에서 기업으로, 기업에서 국민으로 넘어왔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예산이 아니다. 더 많은 실행이고, 더 많은 도전이다.

AI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도전하는 국가는 올라가고, 망설이는 국가는 떨어진다.

<skkim5961@naver.com>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