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복어 먹었다가”⋯군산 섬주민 6명 마비 증세

2026.01.14 16:07:28 호수 0호

지자체 관리·교육 ‘시급’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전북 군산의 한 섬마을에서 주민들이 전문가의 손질 없이 복어를 조리해 나눠 먹었다가 집단으로 마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과 한 달 전 전남 완도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매년 복어 독 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전북소방본부와 군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8시33분쯤 군산시 옥도면 말도의 한 펜션에서 “복요리를 먹은 주민들이 마비와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60~70대 주민 6명이 함께 복어 튀김을 먹었으며, 이들 모두 혀끝 마비와 어지럼증 등 전형적인 ‘테트로도톡신’ 중독 증세를 보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과 소방 당국은 이들을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2023년 직접 잡아 냉동 보관해 오던 복어를 꺼내 요리해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조리 과정에 있었다. 복어는 알과 내장 등에 치사율이 높은 맹독을 품고 있어 반드시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가 손질해야 하지만, 당시 현장에는 전문 인력이 전무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냉동 복어를 손질하고 섭취하게 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복어 독에 의한 인명피해 우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6월29일에는 부산 기장군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전문 음식점이 아닌 곳에서 50~70대 남녀 4명이 직접 복어를 조리해 복국을 끓여 먹었다가 어지럼증과 마비 증세를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14일에도 전남 완도군 생일면에서 라오스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 2명이 직접 요리한 복어국을 먹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한 명은 의식을 잃을 정도로 위독한 상태였다.

최근 한 달 사이 서해와 남해의 도서 지역에서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자, 일각에선 관계 당국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은 청산가리의 1000배에 달하는 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물에 끓이거나 냉동하더라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도서 지역 주민이나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선 “오래 끓이면 독이 없어진다”거나 “직접 잡은 것은 괜찮다”는 식의 잘못된 상식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안전 불감증’과 더불어 ‘지자체의 형식적인 관리’를 꼽는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는 복어 취급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을 내걸거나 마을 방송을 하는 수준의 소극적인 계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서 지역이나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독성 어류 식별 및 위험성 교육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식품 안전 전문가는 “복어 중독 사고는 섭취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사고임에도 매년 겨울철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지자체는 단순히 주의를 주는 것을 넘어, 도서 산간 지역과 외국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찾아가는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비전문가의 임의 조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등 관리 감독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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