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40년 예술 세계’ 김선두

2026.01.08 06:06:21 호수 1565호

색의 결, 획의 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김선두 화백의 전시 ‘김선두 초대전- 색의 결, 획의 숨’을 준비했다. 김선두는 남종 문인화의 거목 소천 김천두의 장남으로, 차남 김선일과 손자 김중일로 이어지는 3대 화가 가계를 형성해 한국 화단에서도 드문 예술적 계보를 이룬다.



작가 김선두는 1980년 일랑 이종상 화백에게 산수화와 장기 기법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84년 제7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계기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동향 출신인 소설가 이청준과 30여년에 걸쳐 예술적 교류를 이어왔다. 거장으로 불리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는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기도 했다.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의 표지화를 그려 대중 인지도가 높아졌다.

전통 재료

남도 수묵의 정신을 토대로 전통 한국화의 미학을 오늘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온 전남도립미술관은 지역 작가 초대전 기획의 일환으로 김선두의 전시 ‘색의 결, 획의 숨’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김선두가 지난 40여년간 구축해 온 예술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고향에 대한 기억과 남도의 자연 풍경에서 출발한 ‘남도 시리즈’를 비롯해 ‘낮별’ ‘느린 풍경’ ‘지지 않는 꽃’ ‘아름다운 시절’ 등 김선두의 주요 연작을 폭넓게 소개한다. 특히 대형 신작 ‘밤길’과 함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작품을 다수 선보인다.


작가의 조형적 탐구와 회화적 실천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했다.

김선두 회화의 핵심은 전통 한지인 장지 위에 동양화 분채와 안료를 혼합한 색을 수십차례 반복해 쌓아 올리는 독자적인 장지 채색 기법에 있다. 장지는 색을 천천히 머금고 스며들게 하는 고유의 물성을 지니며 이러한 과정에서 색은 겹겹이 축적돼 깊은 결을 형성한다.

중첩된 색의 층위는 단순한 색채의 반복을 넘어 작가가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수행과 사유의 흔적, 곧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아버지-형제-손자 화가 계보
영화 <남한산성> 표지화 그려

전시 제목 ‘색의 결, 획의 숨’은 이러한 조형적 특성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색은 시간을 머금은 결을 이루고 획은 그 시간 속에 남겨진 호흡과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김선두 회화의 핵심 미학으로 전통 재료와 기법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동시대적 감각과 조형 언어로 확장해 온 작가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전시는 연대기적 구성에서 벗어나 작가의 삶과 경험, 사유의 흐름을 중심으로 주요 대표작을 엮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남도 풍경 속 자연의 감각과 서정을 담아낸 ‘모든 길이 노래더라’, 들꽃의 이미지에 깃든 강인한 생명력을 조명하는 ‘그거이 달개비꽃이여’, 고향의 대지와 삶의 속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사람다운 길은 곡선이라야 한다’, 한국화의 동시대적 의미와 미래 가능성을 모색하는 ‘우리 그림을 위하여’ 등이다.

전시에는 시와 그림을 매개로 한 참여형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선두는 오랜 시간 문학인들과 협업을 지속해 온 작가로 “내게 시는 지난한 붓질의 이유이자 원동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회화는 남도 땅을 걸으며 마주한 삶과 자연, 그 속에 깃든 정서를 길이라는 서사적 모티프로 풀어냈다. 관람객은 작품을 따라가듯 감상하며 수묵이 드러낸 길의 의미와 그 안에 담긴 삶의 정서를 천천히 탐색하게 된다.

동시대적 감각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김선두 예술이 지닌 색의 결과 획의 숨을 고요히 경험하며 남도 수묵의 정신이 오늘의 삶과 회화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자 기획했다”며 “지역 작가로서 자신만의 독창적 회화 언어를 구축해 온 김선두의 작업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연구와 담론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전남도립미술관 

<jsjang@ilyosisa.co.kr>

 


[김선두는?]

▲학력
중앙대 예술대학원 한국화학과 석사
중앙대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학사

▲전시
‘김선두 개인전’ 갤러리밈(2025)
‘푸르른 날’ 학고재(2024)
‘김선두전’ 갤러리 희(2022)
‘아트 포 라이프 001: 하나씨와 봄’ 오느른갤러리(2021)
‘김선두전’ 학고재(2020)
‘김선두의 먹그림’ 포스코미술관(2018)
‘별을 보여드립니다’ 학고재 상하이(2016)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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