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

2025.12.15 10:45:31 호수 1562호

“오세훈은 업적이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억할 만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무리하게 적용한 사업이 많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에 대한 평가가 내년 지방선거에 끼칠 영향이 아주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고,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최근엔 전면에 나서 한강버스 등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논란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천 의원을 만나 오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다음은 천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 오세훈 시정 실패 정상화 TF 단장을 맡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오 시장은 약 10년 정도 재임했는데도, 기억할 만한 업적을 남기진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치적 쌓기용 사업에 치중한다. 그런데 서울시의회 전체 112석 중 국민의힘이 75석을 차지해서 제대로 견제받지 못했다. “감시·감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TF를 맡았다.

-한강버스 좌초 사고 외부 유출 금지령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한강의 환경·기후 조건에 대해선 ‘버스가 다니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여러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고집스럽게 추진했다. 가장 중요한 건 시민의 안전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일단 운항을 시작한 후 문제점은 보완하겠다”는 등 일을 굉장히 서두르는 것 같다. 서울시가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계속 제기된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안전엔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한강버스는 좌초 사고 이전에도 높이 2m·무게 5.1t 상당 철제 부표와 정면 충돌했다. 서울시는 국정감사에서 이를 국회에 알리지 않았다.

-오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한강버스 사업을 서둘렀다고 보는가?

▲민주당에서도 ‘오 시장이 치적을 쌓으려고 여러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몰입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한강버스 사업엔 국비·시비·SH공사의 대여금 및 출자금 등 약 1750억원이 투입됐다. 내년도 서울시 한강버스 활성화 예산으로도 132억원이 투입된다. 한강버스 사업을 위해 조달된 총사업비는 1720억원이다. 여기엔 SH공사가 보증을 선 한강버스㈜의 금융권 대출금 500억원도 포함된다.

하지만 목표였던 대중교통 효과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속도가 너무 느려서 정체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계절·기후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 안전 문제도 있고, 수익성이 제대로 확보되지도 않는다. 투입된 비용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매몰 비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예산 낭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종묘 앞 초고층 빌딩 재개발 추진과 관련해선 주민 재산권 보호·문화유산 보전이란 가치가 충돌한다. 묘수가 있다면?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시장 취임 이후 종묘 인근 재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했다. 기존 계획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주민 동의를 거쳐 관리처분까지 받았다. 공사 진행 중 문화재가 발굴돼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한강버스·종묘 개발
예산 낭비…치적 쌓기”

그런데 오 시장은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5m로 2배 올렸다. 용적률도 기존 660%에서 최대 1094%까지 늘렸다. 경관을 유지하면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균형점을 찾았던 원래 개발 계획으로 진행돼야 한다.

서울시가 계획을 변경해서 세운4구역 주민이 부담해야 할 개발비용은 더 늘어났다. 주민은 서울시에 책임을 묻고 보상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 서울시엔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종묘는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500년 넘은 세계문화유산이다. 그렇다고 재산권을 소홀히 할 순 없다. 잘 조화시켜야 한다.


-종묘 인근 재개발사업도 오 시장의 치적 쌓기 일환이라고 보는가?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임기가 1년도 안 남은 오 시장이 역사 경관을 함부로 훼손하면 안 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희림)가 참여한 합동설계단과 520억원 규모 세운4구역 설계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그래서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희림은 지난 2006년 설계 수행자로 선정됐다. 그런데 현 상황은 비약이 심한 것 같다. 근거도 취약하다. 또 희림은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 컨텐츠를 후원한 후 윤석열정부에서 막대한 공공 공사 수주를 실적으로 얻었다. 계약한 시점도 특혜·비호 의혹이 집중됐던 시점과 겹친다.

-오 시장 재임 중엔 유독 침수 사고가 잦다는 주장도 있는데….

▲시민의 필요에 대응해 만들어진 사업은 대개 타당한 이유가 있는데, 시장의 판단에 따라 시작되는 사업은 어색하거나 무리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많다. 오 시장이 추진한 사업 중엔 자신의 아이디어를 무리하게 서울에 적용해서 일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않거나, 사고·불편 등이 발생해 의도와 다르게 전개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서울시장은 제설 준비·침수 방지 등 시민의 필요·요구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에 충실해야 한다. 그런데 오 시장은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DDP·세빛둥둥섬 등 무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엔 ‘광화문 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광화문 광장 국가상징공간 전체 사업비는 기존 632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늘었다.

“오, 명태균 게이트 연루돼 재출마 불투명”
“내란 종식·민생 경제·불평등 완화가 과제”

그 사업은 광화문 광장의 정체성·배경과 어울리는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것도 아니고, 외교 결례 등을 발생시키면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오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할 가장 좋은 방법은?


▲오 시장의 인지도는 민주당 후보군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다. 그런데 오 시장의 시정 만족도를 묻기 위해 진행해 지난 11월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긍정 평가가 40.9%, 부정 평가가 52.1%로 확인됐다. 그래서 오 시장이 절대로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예측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재명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내년 지방선거에 끼칠 영향은 아주 클 것이다. 민주당은 이정부가 여러 과제를 잘 해결하고, 유능한 정부라고 평가받도록 힘을 잘 쏟아야 한다.

-일각에선 오 시장·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는데….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 시장은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됐다. 오 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될지도 불투명한 것 같다.

-민주당이 너무 독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은 내년에 어떤 정치를 하겠는가?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관점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는 신속한 내란 종식·연루자 단죄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내란 1주년 관련 ‘사과 쇼’가 국민을 더 분노하게 한 것 같다. 다시는 내란이 발생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제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현재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성장 동력을 만들고, 민생 경제를 살리면서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 지금까진 이 대통령이 진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성장 동력을 살리도록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ctzxp@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