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제약 설문조사>만족도 최하위 한국인의 SEX

2009.02.24 10:53:46 호수 0호

속으로만 ‘끙끙’앓다 침대는 ‘꽁꽁’

한국인들은 자신의 성(性)생활에 얼마나 만족할까.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나라의 국민들에 견주어 볼 때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3개국 중 12위를 차지한 것.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대답한 성인은 남성 19%, 여성 11%에 불과했다. 문제는 성 만족도가 전반적인 인생의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것. 행복한 인생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성생활 불만. 그 이유는 무엇이고 해결책은 있는지 짚어봤다.


성문화가 급속도로 개방되고 있다. 더 이상 섹스는 숨길 필요도, 음지에서 몰래 즐길 필요도 없는 성인들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자신들의 성생활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정도로 한국인의 성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성관계의 대상이 되는 연인이나 부부들 간에는 아직도 섹스에 관한 대화가 쑥스럽다. 특히 만족도가 낮은 커플일수록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소재이기도 하다. 이는 결국 성 만족도의 저하로 이어진다. 최근 발표된 조사결과는 한국인의 낮은 성만족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화이자제약이 아시아·태평양 13개국 3957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시아·태평양 성건강과 전반적 삶의 만족(AP SHOW: Asia Pacific Sexual Health and Overall Wellness)’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12위를 차지했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나라는 인도였고 필리핀, 타이완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균적인 성만족도는 남성 57%, 여성 65%. 이에 비해 한국인은 남성 19%, 여성 11%라는 낮은 수치가 나타났다. 성생활 향상에 대한 관심도(남성 75%, 여성 54%)는 높은 편이었으나 만족도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온 것.
더 큰 문제는 성 만족도가 성생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인생의 행복에도 성생활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조사결과 성생활에 만족하는 67~87%의 남성과 여성이 가정, 건강, 재정, 직업 등 그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 역시 이 법칙이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대답한 여성들이 ‘어느 정도 만족하거나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여성에 비해 인간관계와 인생의 만족도가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남성들의 경우도 ‘매우 만족한다’고 대답한 남성들이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답한 남성들에 비해 성생활이 자신감을 향상시켜주고 인생에 대한 시각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수치가 2배가량 높았다. 이는 삶의 질에 성생활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결과다.
이번 설문에서 드러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생활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발기 강직도’라는 것. 발기 강직도란 말 그대로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했을 경우 음경의 단단한 정도를 말한다. 이에 만족하는 경우 남성의 66%, 여성의 67%가 성생활에도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남성의 16%, 여성의 9%만이 성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란 것이 밝혀졌다.
이번 조사의 연구자 중 한명인 서울대학교 백재승 교수는 “발기 강직도는 성생활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인들이 그리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성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많은 성인들은 이 결과에 놀라기보다는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 있게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성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 중 하나는 뿌리깊이 박힌 유교문화에 기인한다. 남성중심의 성문화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일방적인 관계는 파트너 간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섹스에 큰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부부에게 이 같은 문화는 성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요인이 된다. 남편이 자신의 현재 기분을 고려해 관계를 맺길 원하는 아내와, 성관계는 아내의 의무라고 여기고 막무가내식의 성생활을 하는 남편의 대립이 계속될 경우 트러블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육체지향적인 남성의 성행위와 관계지향적인 여성의 성행위가 부딪히는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
또 한 가지 요인은 남녀가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의 경우 새벽이나 아침시간에 섹스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반면 여성은 깜깜한 밤에 욕구가 생기기 쉽다는 차이점 등이 그것이다.

아시아·태평양 13개 국가 중 한국인 성 만족도 12위 기록
남녀 간 가지고 있는 섹스에 대한 오해가 만족도 떨어뜨려

‘남성은 또는 여성은 그럴 것이다’라는 섹스에  대한 오해도 성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가령 ‘여자는 남자의 성기 크기나 관계시간에 집착할 것이다’, ‘남자는 꼭 사정을 해야만 오르가슴을 느낄 것이다’, ‘관계 시 여자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면 남자는 부담스러워하거나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등 편견으로 굳어진 오해들이 즐거운 섹스에 훼방을 놓기 십상이다.
이런 차이점과 오해를 이해하고 풀기 위해서는 섹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성관계가 불만족스러운 커플일수록 그것에 관한 대화를 하기 꺼린다는 것. 섹스에 대한 불만을 끄집어내는 순간 상대방이 위축돼 관계를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자리 잡고 있는 탓이다.
성 전문가들은 “성생활에 대한 불만이 침실에만 그치지 않는 만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만족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전반적인 인생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 비결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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