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2025.06.23 09:14:44 호수 1537호

백영옥 / 김영사 / 1만2000원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은 이별이라는 감정의 중심으로 들어가 그 아픔이 어떻게 일상을 바꾸고 회복되는지를 풀어낸다. 여기서 실연은 단순한 감정의 붕괴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궤도를 비틀고, 잊고 있던 과거를 끌어올리며,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내적 훈련이 된다.



실연의 아픔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서 어떻게 바꾸는가. 시간은 상처를 흐려지게 하는 약이다. 그러나 “넘어져서 피가 철철 나는 사람에게 힘내라고 말하면서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허무한 위로다. 작가는 실연을 ‘고통의 종착지’가 아니라 ‘내면 근력을 길러내는 자기계발의 장’으로 그린다.

사강은 연인과의 이별뿐 아니라 아버지와의 이별을, 지훈은 지나간 사랑의 습관을 되짚으며 이별 후 폐허가 된 마음을 다시 들여다본다.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게 진짜 위로야. 무릎이 깨졌으면 아프더라도 과산화수소수를 퍼붓고 빨간약부터 발라주는 게 진짜 위로”라고 말하는 미도는 “헤어져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새로운 사람에게 “연락처를 묻고, 무너진 감정을 복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오전 7시에 시작하는 이 소설은 오후 7시에 끝난다. 열두 시간의 시차는 “혼자 있으면 손목을 그을 것 같은 칼날 같은 햇빛”을 마주한 이별의 아침부터 “헤어져야 만나고, 만나야 사랑이 다시 시작”됨을 깨우치는 이별의 저녁까지의 과정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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