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소환 불응 18회’ 박경석 전장연 대표 체포

2023.03.17 13:05:17 호수 0호

17일, 서울경찰청 앞 기자회견 직후
“서울시 경찰서 승강기 설치가 먼저”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17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법원에 박 대표를 기차 교통방해,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이튿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기자회견에 앞서 박 대표는 “회견이 끝나면 바로 법원에서 발부한 대로(체포영장) 집행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17일 오전 11시50분경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직후 박 대표를 체포했다.

체포 직후 박 대표는 경찰 호송차에 올라 남대문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총 18차례 경찰 출석을 통보받았으나 “서울시내 모든 경찰서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게 먼저”라며 출석에 불응해왔다.


박 대표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전장연 회원들과 함께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 지하철 삼각지역 등 지하철을 찾아가 출근시간대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왔다.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오전 7시경부터 출근길 인파로 붐비는 지하철에 휠체어 탄 이들이 탑승을 시도하고 이 과정에서 역무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지하철 시위가 반복되고 열차 지연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 사례 및 불편을 호소하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재되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지난해 3월30일, 이준석 (당시)국민의힘 대표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수백만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에 불편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분이 있다면 (정치권에서)이 정도 문제제기는 이미 됐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4개월 동안 어느 정치인도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 이 문제에 있어 굉장히 비겁했다는 반증”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전장연이 보여준 시위 양태라고 하는 것은 운행 중인 지하철에 출입문이 열렸을 때 거기에 휠체어를 끼워 넣고 30~40분 이상 지하철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이 문제에 대해 책임 없는 일반 시민의 불편함이고 이를 바탕으로 지렛대 삼아 정치권과 협상하겠다는 것인데 큰 사회적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시위 방식이 이렇게 돼선 안 된다, 시위를 중지하라”고 밝혔던 바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한 달 뒤인 4월 초,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지지하는 것도 모자라 이른바 ‘출근길 휠체어 챌린지’에 동참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과 원성을 받기도 했다.

진성준 의원은 같은 달 6일, 서울 강서구 자택서 국회 앞까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했다. 이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탑승을 위해 경사를 오르다가 뒤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평생 처음 타보는 휠체어였다.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이동에 얼마나 큰 불편을 겪고 있는지 그야말로 몸소 체험하고 알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자그마한 턱도 쉽게 올라설 수가 없었고 심지어, 아주 완만한 경사에서도 뒤로 넘어지는 일까지 겪었다”며 “지하철에서 내릴 때는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틈도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하철을 타고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며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씬거린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엘리베이터 등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며 “몇 년째 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엘리베이터도 여러 곳이고, 승강장의 넓은 틈, 왜 지하철 엘리베이터 문이 20초 동안이나 열려있어야 하는지 오늘에서야 알았다”고 부연했다.

해당 게시글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보시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휠체어 첼린지’ 자체를 비꼬기도 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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