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총기 난사의 비극

  • 이윤호 교수
2023.02.03 14:12:24 호수 1413호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 Columbine 고등학교와 Sandy Hook 초등학교, 조지아공과대학교에서의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의 무차별적 총기 난사 등이 최근 불거진 총기 난사 사건의 대표적인 사례다. 



총기 난사 사건의 심각성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지만, 불행하게도 총기 난사 사건은 줄어들기는커녕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연이어 총기 난사 사고가 보고된 상태다.

한 달 사이 미국 전역에서 39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고,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죽했으면 <CNN>은 ‘이것이 2023년의 미국이다(This is America in 2023)’라고 개탄했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총기 난사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대체로 짧은 시간에 총격범을 제외하고 최소한 3-4명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총기 폭력이라는 점에만 동의할 뿐이다.

당연히 전쟁, 갱 폭력, 존비속 살해를 비롯해 테러나 무장 강도 같은 다른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총기 범죄, 소위 도구적 총격 살인 등은 여기서 제외된다. 더 구체적으로는 총격범을 제외하고 3명 이상을 살해하는 ‘무차별적 광란(Indiscriminative rampage)’이라고도 규정한다.

종합하면 전통적으로 총기 난사의 개념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는가와 어떻게 범행이 진행됐는지를 기준으로 규정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총기 난사범은 왜, 범행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없는, 단지 그 시간과 그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밖에 없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묻지마식 총격을 가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스트레스와 재정·취업 등 현실적 어려움이 극히 일부에게 폭력적으로 대응하거나 행동으로 표출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 경호실과 유사한 개념인 미국 비밀경호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다중 살상 범죄자의 93%가량이 총격 전 이혼·건강·학업·직장 등 개인적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난사범 대부분은 정신질환에 시달렸다고도 보고됐으며, 상당수는 정신질환을 제대로 진단받거나 치료받지 못했다.

또 총기 난사범 다수는 신체적·심리적 학대, 부모의 자살, 집단 괴롭힘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피해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 총기 난사의 가장 큰 원인을 높은 총기 소유율(Gun Ownership)을 지적한다. 당연히 총기는 범행을 위한 도구요, 수단이기에 총기 없이는 불가능한 범죄지만, 그렇다고 높은 총기 소유율을 총기 난사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총기 난사의 동기는 없는 것일까? 종교적 극단주의, 정치적 이념과 사상, 인종차별주의, 성적 지향성, 정신질환, 집단 괴롭힘에 대한 보복 등이 주요 동기로 꼽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신질환보다는 분노를 1차적인 원인의 설명으로 들기도 한다. 

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총기 난사범은 어린 나이 폭력에의 노출, 초기 아동기 트라우마가 있고, 인식할 수 있는 불만이나 고비, 영감을 찾으려고 과거 총격 사건을 공부하는 등 신념체계의 정당화, 공격을 수행할 수단, 도구를 가지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윤호는?]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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