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풀리지 않는 의혹’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 이래진씨 “동생 못 살려서 미안”

2022.07.20 20:39:17 호수 0호

2020년 9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살된 공무원은 해수부 소속 고(故) 이대준씨입니다.



사건 당시 국방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1일 오후 12시51분 서해 공무원의 실종신고가 최초 접수되어 오후 1시50분에 해경과 해군이 실종 해역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22일 오후 9시40분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피살됐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당시 해경은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그 날의 기록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국정원까지 가세하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일요시사>는 소위 ‘권력’에 맞서는 고인의 친형 이래진씨를 만났습니다.
 

Q. 당시 ‘월북의 증거’로 제시된 것들에 대해.


첫 번째, 슬리퍼

슬리퍼는 (많은 사람들의) DNA가 대량 검출됐었고, 슬리퍼가 동생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고, 죽으려고 갔다가 벗어놓고 간 것도 아니에요.

왜냐하면 그게 이제 선원 진술 중에 같이 근무했던 당직자가 (이대준은)그때 당시에 운동화를 신고있었다고 했고, 당직 근무 중에는 원래 복장 규정이 있어요. 정복 내지는 작업복, 내지는 운동화나 안전화를 착용해야 하는 게 규칙이에요. 그 규정을 위반했다고 해경이나 국방부, 정부가 스스로 거짓 증언을 유도한 거예요.

두 번째, 라이프재킷

동생이 입고 빠졌는지, 안 입고 빠졌는지 그것도 불확실하고… 라이프재킷을 입었다고 해서 월북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에요. 왜냐면 라이프재킷을 입고 헤엄을 치면 (앞으로)잘 안 나갑니다. 마찰 저항이 크게 생겨요.

세 번째, 부유물

부유물도 선박의 형태가 아니면 마찰저항 때문에 이것도 힘들어요.

단, 동생이 아마 표류 중에 (부유물의)상당히 넓은 부위들이 있거든요. 이것을 아마 살려고... 처음에는 작은 거 잡았다가 큰 거로 옮겨 타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이게 옮겨 타버리면 상황이 또 달라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움직여버려요. 가볍고 부피가 크지 않습니까? 그러면 조류의 영향도 받지만 바람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아요. 근데 해경에서는 너무 급한 나머지 그냥 ‘부유물을 어떻게 만들어서 갔다’고 거짓말하지 않았습니까?

네 번째, SI첩보


SI첩보에 우리가 듣기에 상당히 문제되는 내용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SI첩보를 들었으면 6시간 골든타임 동안에 구조요청을 하거나, 북한으로 송환해서 동생을 국내법으로... 예를 들어서 정말로 동생이 마음먹고 월북했다면 우리나라 보안법이 있지 않습니까?

보안법으로 수사하고 해야 하는데 그것을 안 했단 말이에요. 그게 이제 문제인 거죠.

다섯 번째, 개인 빚

개인 사생활 빛이나 이런 것은 월북(하는 동생을) 조금 더 나쁜 놈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발표했던 그런 것들이라고 보는 거죠.
 

Q. 2년 전 민주당 TF팀이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당시의 사고 직후에 민주당은 TF를 구성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했던 일은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저한테 찾아와서 “국방부의 첩보를 들어보니까 월북이 확실하다는 정황이 있다. 월북을 인정해라”라고 합니다. “동생의 직접적인 증언이나 육성이냐?”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적인 동생의 육성이나 증언이 아니면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더 이상 말을 못하죠.

그러고 나서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고 합니다. “호남이니까 같은 편 아니겠느냐? 월북 인정하셔라. 그러면 보상해주겠다” 그러고 나서 어린 조카들을 위해서 인정하면 기금을 조성해서 보상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도 거절했죠.
 


Q. 정보공개청소송을 한 기록은 어떤 것이었나.

다른 게 아니었거든요. 해경은 선원 진술서와 초동수사 자료, 그다음에 국방부는 동생이 체포됐던 좌표, SI첩보, TOD(열상감시장비) 영상이었거든요. 근데 이거 자체를 통째로 국가기밀, 군사안보 이유로 다 거절했고, 안보실에 관련된 이 골든타임 6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무엇을 했고, 보고자가 누구며, 수신자는 누구고, 수신자가 지시를 어떤 기관에 어떻게 했느냐. 그리고 대통령한테 보고했느냐. 대통령 반응이 무엇이었느냐’를 알기 위해서 정보공개 청구했던 것이거든요.

이 정보공개청구를 거절한 이유가 '절대 알려지지 말아야 할 자기들만의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는 게, 재판 과정에서 안보실의 자료를 보니 A4용지 달랑 한 장이에요.

그 6시간의 수많은 보고와 지시가 있었을 텐데 A4용지 한 장이라는 것은, ‘아예 삭제를 해버렸다’. 일을 아무것도 안 해버린 거예요. 그냥 시간별로만... 우리가 언론에서 봤던 그것밖에 없었을 수도 있어요.
 

Q. 누가 제일 원망스럽나.

문재인 대통령이요. 지시와 협조를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지 않았겠습니까? 왜냐면 자기가 그동안 과거의 여당, 야당 정치인 시절부터 얼마나 좋은 말 많이 했습니까? 이 사건을 계기로 ‘그게 다 거짓말이었고 하구였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Q. 고(故)이대준씨는 어떤 동생이었나.

저에게 많이 의지하고, 또 가장 많은 얘기도 하고, 또 형이 했던 일에 관련해서 도움을 많이 주려고 했었고. 어머니한테는 정말로 효자였거든요. 애들한테도 하는 거 보면 저 못지않게 애들을 끔찍이 아꼈던 동생 같아요.

바다에서 태어났고, 원양어선 선장 출신이에요. (동생은)선장을 하고 무궁화10호 항해사를 했고, 저는 원양어선 항해사 출신이고. 동생의 죽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 생업이 또 바다이다 보니까 바다를 저버릴 수는 없죠. 만감은 교차하지만, 또 남은 생을 위해서 (일을)해야 되니까...

환청이 좀 들려요. 동생의 목소리가. 작년에 한 4월쯤엔가 꿈에 한 번 나타났어요. '형 나 억울해서 도저히 못 가겠다. 빨리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맨날 통화하고, 나한테 투정도 부리고 짜증도 부리고 그런 것들이 한 번씩... 목소리가 그냥 귓가에 맴돌죠.
 

Q.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못 살려서 미안합니다. 왜냐면 동생은 형의 능력이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고, 아마 그래서 그렇게 오랫동안 버텼던 것 같습니다. 형의 능력이 부족해서 못 살렸던 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촬영: 배승환/김미나
기획&구성&편집: 배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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