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이 붙잡혔다. 이후 호신용품이 10배나 팔리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서비스 가입도 배로 뛰고 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실제 옥션이나 G마켓 등 인터넷업체들은 평소 판매량보다 최하 40%에서 최고 100%가량 판매가 치솟았다.
현재 여성들이 선호하고 있는 호신용품 중 립스틱 크기의 호신용 스프레이와 경보기를 꼽을 수 있다. 핸드폰이나 열쇠고리 등에 끼워 들고 다닐 정도로 생활필수품이 되고 있다. 개인 휴대용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호신용 스프레이의 경우 이를 분사하면 고춧가루, 겨자, 캡사이신 성분 등이 뿜어져 나온다. 이를 맞은 상대방은 눈이 따끔거리고 숨을 쉬지 못한다. 유효 분사거리는 1~4m다. 호신용 경보기의 경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100~120㏈ 이상의 경보음이 울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위의 도움 요청이 용이한 셈이다.
‘은장도’도 선호 제품 중 하나다. 유사시 긴급상황에서 화를 면하기 위해서다.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칼을 은장도처럼 가지고 다니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강철삼단봉을 찾는 여성들도 많다. 삼단봉은 접혀 있으면 약 20㎝다. 하지만 펴면 60㎝가 되는 직경 2㎝의 강철봉이 된다. 한 대 맞으면 뼈가 상할 수 있을 정도의 충격이 크다. 전기충격기도 많이 찾는 제품이다. 일시적 충격을 가함으로서 위기탈출 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렇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전기충격기는 대부분 저전압이라 따끔거리는 정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고전압은 경찰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사실 호신용을 자칫 잘못 사용할 경우 화를 자초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일례로 충격이 큰 강철삼단봉은 범인에게 빼앗기면 도리어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보기도 인적이 너무 드문 곳에서 사용하면 범인의 심리를 자극할 소지가 다분하다.
호신용 스프레이의 경우 분사거리가 1m 이내로 짧은 제품은 실외에서 사용할 경우 바람의 영향으로 인해 사용자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분사거리가 3m로 긴 제품을 실내에서 쓰면 가스가 일직선으로 나가 범인이 쉽게 피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호신용 스프레이와 경보기를 동시에 가지고 다니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 휴대폰 위치추적 서비스 가입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강호순 사건 이후 가족과 연인, 친구의 안전을 지켜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가족안심’ 서비스의 경우 1일과 2일 양일간 1000명이 신규 가입했다.
‘가족안심 서비스’는 지켜주고 싶은 상대방을 2명까지 설정할 수 있다.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상대방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확인도 가능하다.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GPS버튼이나 9번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자동으로 2명에게 전화가 걸려 3자통화가 이뤄진다.
자녀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녀안심 서비스’도 있다. 매일 8회 1시간 간격으로 자녀의 위치정보가 부모에게 제공해 준다. 자녀가 설정지역을 벗어날 경우 즉시 부모에게 통보한다. 단 만12세 이하 자녀를 둔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호신용은 호신용일 뿐이란 지적이다. 여성들에 대한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찾은 자구책일 뿐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다 절실한 흉악범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시급한 것은 치안대책. 경기도는 면적에 비해 치안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항상 따랐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경찰서와 파출소를 신설하는 등 치안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 취약지를 분석해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구대간 간격이 지나치게 멀리 떨어져 있거나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지구대 외에 소규모 파출소를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강호순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CCTV 설치 확대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우범지역에 대한 치안력을 대폭 강화해 유사 범죄를 막는 것이 최선책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