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 역대급 대선 5대 승부처

2022.03.04 10:47:33 호수 1365호

5곳 중 3곳 따면 이긴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승부처 지역을 사수하기 위한 마지막 레이스에 올랐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선후보들의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전국에 방문한 지역만 160곳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방문한 지역의 총합을 나타낸 수치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운명을 결정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총력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한 주만 지나도 양상이 뒤바뀔 만큼 누구하나 확실한 우세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텃밭 표심 거두기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가 자신의 텃밭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가져오지 못해서다. 거의 모든 곳이 승부처인 셈이다. 

대선 막판까지 뽑을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은 탓이다. 그중 경기도 다음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 서울은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까지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양새다. 현재 누가 앞선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백중세다. 


서울은 21대 총선에서도 당시 민주당이 40석을 가져가는 등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보수세도 강해진 상태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 유권자의 표심을 많이 가져오는 후보가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남은 기간 서울 민심 흐름에 따라 당선의 윤곽이 가려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대 대선 당시에도 대선후보들이 마지막 유세지로 선택한 곳은 서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등이 모두 서울을 택했다. 

[서울] 부동산 민심 잡아야
[경기] 대장동 의혹 포인트

지난 1일 이 후보와 윤 후보도 과거 대선후보처럼 서울 유세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명동에서, 윤 후보는 신촌 등지서 집중 유세로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명동 유세에서 “이곳 명동은 우리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으로 유세했던 곳”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어 “정권을 심판해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 손해냐”고 윤 후보의 정권 심판론에 대해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원팀’을 강조하며 함께 경쟁했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정책본부장, 유 전 의원 등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세대 포위론을 강조해온 만큼 젊은 층이 많은 신촌 등 대학가를 찾아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을 비롯한 유 전 의원, 원 본부장이 한데 모인 것은 3달 만이다. 그동안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원팀 합류를 사실상 거부해왔으나 대선 국면 막판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서울에서 박빙의 지지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팀 유세를 통해 중도층과 부동층의 결집 효과를 이끌어내려는 취지로 읽힌다. 

두 후보는 서울 민심 결집을 위해 부동산 문제도 재차 언급했다. 이 후보는 용적률 500% 상향을 전면에 배치했다. 민주당도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500% 추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이 후보를 적극 돕고 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집값 폭등론을 거론하는 등 정부를 공격했다. 문정부가 지금껏 규제 등에 있어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펼쳤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끝나지 않을
대장동 공방

서울 민심을 두고 양당은 서로 기대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이긴 만큼 이긴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서울 표심은 국민의힘 쪽으로 결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승부처가 서울이라면 유권자 확보가 중요한 지역은 단연 경기도다. 경기도는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당초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를 지낸 바 있어 민주당 입장에선 안방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누가 앞선다고 가늠하기 힘든 지역이다. 

두 후보는 유세 막판,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최대 유권자가 결집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바닥민심까지 훑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정세균 전 총리 등 당내에서 무게감을 가진 인물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울 못지 않게 경기도 역시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여기고 있는 까닭이다. 이 후보는 경기 지역에서의 공약 이행률 96%를 강조해오고 있다.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신이 있기 전과 후 성남과 경기도가 달라졌다며 행정가로서의 능력도 강조한다. 이른바 유능한 인물론을 띄우고 있다고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김성원 경기도당 위원장을 앞세웠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당 선대위 출정식을 시작으로 50여 차례 경기도 곳곳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윤 후보 역시 이 후보만큼 경기도에 힘을 쏟는다. 경기도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윤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 등을 공략 포인트로 삼았던 바 있다. 


특히 대장동 발원지인 경기도 성남 유세에선 강도 높은 언행으로 이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유세 3일 차에 성남을 찾은 윤 후보는 대장동, 백현동 의혹 등에 대해 열을 올렸다. 

이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하나씩 나열하기도 했다. 의혹 제기를 통해 행정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남은 기간 유세도 경기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의 선거전략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정권교체론을 띄운 지역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이슈는 현재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디서든 장담 못한다
주요 지역 사수 레이스

국민의힘에서는 원 본부장이 분당 인근의 한 고속도로 배수로에 버려진 이른바 ‘대장동 문서’를 입수해 대장동 의혹을 하나씩 제기하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도 윤 후보가 대장동 비리에 연루됐다는 주장으로 가세하고 있다. 검찰 수사 기록에서 윤 후보가 언급됐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직전 대장동 프레임이 양 후보 중 한 명에게 재차 가해진다면 회복할 시간이 없다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요 승부처로 여겨지는 지역은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충청은 대선 초반부터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표심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곳이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은 캐스팅보트를 맡아온 지역 중 하나다. 충청에서 뽑기로 결정한 인물이 당선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과거 대선 결과를 살펴보면 당선된 전직 대통령들은 늘 충청에서 앞선 형태를 보였다. 이런 이유로 충청은 대선에서 바로미터로도 표현된다. 

중도와 
텃밭 표심

이번 대선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이동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충청 역시 수도권만큼이나 중도층이 대거 포진해있는 지역 중 하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충청에서의 막판 표심 획득이 필사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양 후보의 비호감도는 엇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충청으로 향했다. 이 후보는 ‘충청의 사위’를, 윤 후보는 ‘충청의 아들’을 자임했다.

윤 후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충청대망론을 앞세워왔다.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청 출신인 점을 내세우며 제2서해대교 건설(지난달 22일, 충남 당진 미소상가 유세), 철도 조성(같은 날 충남 서산 유세) 등 충청 지역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앞서 지난달 15일엔 “대전을 4차 산업특별시로 만들어 먹거리 중심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충청과의 스킨십을 늘려왔다. 충청 지역이 이 후보 장인의 고향인 점을 내세우며 지지자들을 향해 절까지 했다. 윤 후보를 견제하는 동시에 충청에 친밀감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12일, 대전·세종 공약으로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수도 개헌 및 충청권을 메가시티로 조성하겠다고도 공약했다. 

두 후보는 선거 막판에도 충청 방문을 재차 예고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지역으로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청] 역대 캐스팅 보트
[호남] 이, 텃밭 사수할까
[경남] 윤, 집토끼 잡을까

일각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충청 공약과 방문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표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두 후보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비단 중도층뿐만이 아니다. 비교적 다져졌다고 평가받는 텃밭 표심과 집토끼 결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의 경우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밀어주는 양상이 강했으며 현재까지 이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서왔다. 

한때 윤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이 후보에게 위기감을 주기도 했다. 과거 노 전 대통령만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탓에 이 후보는 호남을 찾아 재차 유보층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호남의 지지층 결집에 찬물은 끼얹은 것은 다름 아닌 윤 후보였다. 지난달 그는 호남을 찾아 복합 쇼핑몰을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해당 공약으로 그동안 보수 후보가 넘보기 힘들었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늘 앞서왔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TK(대구·경북)의 경우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반대된 양상이다. TK는 과거부터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다. 

지지율에서 이 후보를 늘 앞서왔지만 쉽게 예단하기는 이르다. TK에서 집토끼를 결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윤 후보 역시 TK에서 완전한 결집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이 주의할 점이다. 이 후보 역시 TK에서 민주당 후보인 점과 다르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민주당 역시 보수 텃밭을 흔들고 있다. 이 후보가 TK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고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이런 탓에 윤 후보 역시 마지막에는 집토끼를 잡는 전략을 택한 모양새다. 결국 두 후보 모두 텃밭에서 얼마만큼 많은 득표율을 얻게 되느냐가 중요하게 된 셈이다. 

그동안 역대 대선에서 지역 표심은 늘 극명히 갈려왔지만, 이번 대선은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20대 대선이 지역주의를 타파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두 인물 다 지지세가 두드러진 곳에서 앞서고는 있지만 과거 대선후보들이 받았던 지지만큼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아무도
모른다

현재 민주당 측과 국민의힘 측은 “둘 다 박빙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초박빙인 흐름”이라고 밝혔고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종이 한 장 빼는 차이”라고 언급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16∼19대 대선 투표율 보니…이번에 최고 경신?

 

20대 대선은 여느 때보다 관심도가 높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를 사이에 두고서다. 대선 투표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6대 대선 투표율은 70.8%를 기록했다. 당시 대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양강 구도로 펼쳐졌다. 

17대 대선의 투표율은 16대 대선에 비해 낮은 수치다.

그러나 관심도는 높았다.

정권 연장과 정권교체 여부 때문이었는데 당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18대 대선은 초박빙 대선으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 차이는 당시 3%p에 불과할 정도였다. 

촛불 대선으로 불린 19대 대선은 77.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을 17%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20대 대선에서는 앞선 투표율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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