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사랑의 형상 오용석

2022.01.12 00:00:00 호수 1357호

물방울이 타오르는 바위 위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8년 광주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오용석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오용석의 전시가 서울에 상륙했다. 전시 제목은 ‘사랑의 형상’.



오용석 작가는 불안과 공포, 쾌락과 같은 인간의 본성을 모티브로 특유의 몽환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작품으로 드러내왔다. 색과 형상의 독특한 구성은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감정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불가능성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오용석은 “시의 은유와 상징처럼 모호함을 수반하는 고유의 전달 방식은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다양함과 분방함을 무기로 강한 회화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경향과 실천을 선보인다는 취지로 문을 연 봄화랑에서 오용석의 개인전 ‘사랑의 형상’을 준비했다. 봄화랑에서 진행하는 두 번째 전시다. 오용석은 사람, 사물, 감각, 욕망의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경계의 문제에 대한 깊은 사색을 회화로 응축해내는 과정에 대해 탐색해왔다. 

봄화랑 두 번째 전시
깊은 사색을 회화로


그는 그 어떤 사건과 사물도 단일하게 혹은 단순하게 존재할 수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간섭, 충돌, 변화의 생경한 순간순간을 회화적 이미지로 재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물방울이 타오르는 바위 위로 떨어진다’ 연작의 일부다. 제목과 같이 충돌함과 동시에 상태가 변화하는 순간의 열기로 뒤덮인 회화다.

신체의 부분을 확대해 포착한 듯한 화면은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주황색과 파란색, 산란하는 듯 흩뿌려진 짙은 노란빛 물감으로 가득 차 폭발적인 광휘를 보여준다. 한 올, 한 올 드러난 근섬유, 화려한 공작 깃털, 거꾸로 흘러내리는 물감은 이러한 광휘에 이질적인 생경함을 더한다. 

흩뿌려진 물감, 폭발적 광휘
금기, 그 너머를 상상하는 힘

미국의 문헌학자이자 문학사가인 에리히 아우어바흐는 저서 <피구라>에서 “형상은 본래적으로 재현 불가능성을 가시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금기인 셈이다. 형상은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까지도 표현할 수 있다. 형상은 그 자체로 금지된 것 너머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힘을 내포하고 있다. 

‘물방울이 타오르는 바위 위로 떨어진다’의 신체 형상이 광휘를 내뿜는 근원에는 이 같은 힘이 존재한다. 오용석은 “내 작업은 표현의 불가능성 혹은 어려움을 인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얻어지는 어떤 것들에 대한 서사시”라고 말했다. 

지속적 수행

봄화랑 관계자는 “‘물방울이 타오르는 바위 위로 떨어진다’는 사랑에 대한 감각, 욕망, 환상의 경계에서 꿈틀거리는 수많은 금기, 그리고 그 너머를 상상하게끔 우리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오용석은?]


▲1974년 광주 출생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졸업(2010)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2008)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학사 졸업(1999)

▲개인전
‘사랑의 형상’ 봄화랑(2021)
‘회전벨트와 앵커’ 오래된 집(2021)
‘알로스테릭 진저’ 갤러리조선(2020)
‘홀리 그레이’ 공간 힘(2017)
‘사이렌’ 갤러리조선(2016)
‘우리를 위한 셋’ 광주신세계갤러리(2015)
‘사랑에는 이름이 없다’ 플레이스막2(2015)
‘롤랑의 노래’ 갤러리 버튼(201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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