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디딤의 추락

2020.11.23 10:10:40 호수 1298호

날개 꺾이고 점점 늪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외식 전문 기업 ‘디딤’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최근 1년 사이 매출과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하락세를 그렸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대폭 상승했다. 한동안 가파르게 증가하던 프랜차이즈 매장의 신규 출점이 둔화하고 가맹점 수가 급감하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디딤 본사 ⓒ디딤


디딤은 지난 2006년 설립돼 직영 식당 운영사업, 해외사업,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식자재 유통 서비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외식 전문 기업이다. 운영 중인 직영 브랜드로는 백제원, 한라담, 도쿄하나, 풀사이드228 등이 대표적이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신마포갈매기, 미술관, 고래식당, 연안식당 등이 있다. 

승승장구

프랜차이즈사업의 잇따른 성공으로 승승장구하던 디딤은 2017년 4월 ‘한화ACPC스팩’ 합병상장을 결정한 뒤 같은 해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이범택 디딤 대표이사는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스팩 합병 상장을 결정했다”며 “공모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직영점을 늘리는 데 투입해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1등 외식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이 대표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펀드 ‘웨스트 포인트 인베스트먼트’가 16.75%를 보유, 자기주식 3.87%, 기타 49.38%다.


상장 후 디딤이 새롭게 선보인 연안식당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한 디딤의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리며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디딤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디딤은 최근 심각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52억66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디딤의 매출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618억8500만원으로 50%나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946억2400만원과 비교했을 때도 1년 사이에 34% 감소율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1억6086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동기인 3분기 지난해 말 3.2%에서 1년 사이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 감소의 원인은 가맹점 수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말 117개였던 연안식당 가맹점은 지난해 3분기 221개로 늘어났지만 올해 3분기 165개까지 줄어들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신마포갈매기 가맹점은 2017년 207개에서 2018년 159개, 2019년 3분기 139개, 올해 3분기에는 128개까지 줄어들었다.

수익성 저하로 인한 자본 감소와 부채 증가로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디딤의 총자산(총자본+총부채)은 1059억6400만원으로 전년 동기(1150억89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치로만 보면 자산에 큰 변동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나타난다. 자본은 줄어들고 부채가 늘어나는 좋지 않은 상황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디딤의 총자본의 경우 324억6600만원에서 195억9400만원으로 48%(128억7200만원) 가량 감소했고 총부채는 826억2300만원에서 863억6900만원으로 4%(40억원)가량 증가했다.

가맹점 감소가 불러온 실적 악화
440%까지 치솟은 부채비율 압박 

자본의 감소와 부채의 증가는 디딤의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2018년 108%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연말 255%까지 치솟았고 올해 3분기 기준 440%를 기록했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하는데 디딤의 경우 심각한 수준이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역시 나빠졌다. 2018년 234억7400만원이던 디딤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3분기 276억4000만원, 올해 3분기 250억4500만원을 기록했고 유동부채는 같은 기간 278억5900만원에서 343억3600만원, 476억900만원까지 증가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기준치를 하회하던 유동비율은 52%까지 주저앉았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이나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서, 통상 200% 이상을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대폭 늘어난 총차입금이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까지만 해도 229억5400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디딤의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676억3500만원으로, 올해 3분기 기준 723억3100만원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 연안식당 ⓒ디딤

차입금의 증가는 빚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디딤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대비 10%p. 상승한 68%에 달했다. 이는 디딤의 재무제표가 공개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30% 이하를 적정 차입금 의존도로 인식하는 통상적인 개념과 큰 간극을 나타낸다. 

차입금이란 일정한 기한 내에 원금의 상환과 일정한 이자를 지급한다는 채권, 채무 계약에 따라 조달된 자금이다. 이는 곧 차입금의 규모는 이자 지급률과 비례한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3분기 디딤이 지급한 이자는 20억원 수준이다. 기타 비용이 40억9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이나 되는 금액이 이자비용으로 나간 것이다. 현재 디딤의 차입금 상승 추이로 봤을 때 이자는 매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 악화를 초래하는 자본과 부채의 심각한 불균형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디딤은 자본 확충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줄어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숫자와 이익 잉여금을 봤을 때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디딤의 순이익이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며 이익 잉여금도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26억1000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8억3300만원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34억3676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162억4500만원이 남아있던 이익 잉여금은 지난해 3분기 150억500만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3분기 기준 25억7600만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결손금으로의 전환이 눈앞에 있다.


타개책 있나?

디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맹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요즘 스탠드에 맞는 다양한 레스토랑 간편식 제품의 공동 개발과 신규 간편식 브랜드 론칭을 통해 직영 및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신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과 관련된 부분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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