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자취방 대여 아르바이트’ 인기 급상승 <왜>

2009.01.13 11:14:32 호수 0호

한 달간 신혼부부 흉내 내볼까?

일부 대학생들에게 자취방 대여 아르바이트가 인기다. 연인들이 모텔이나 여관 대신 저렴하게 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내주는 것이다. 방학을 하면서는 찾는 이가 더욱 많다. 아예 방학 기간 통째로 자취방을 빌려 연인과 동거에 나서겠다는 연인까지 득세다.




지방 모 대학에 재학 중인 C(21)군. 이달 초 본격적인 겨울 방학에 접어들면서 두 달간 자취방을 대신 쓸 자취생 모집에 나섰다.
스노보드 마니아여서 겨울방학 내내 아는 형들과 함께 스키장에서 지낼 요량으로 시즌권을 끊었기 때문에 그 기간 내내 텅 빈 방을 채워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사용료를 받아 용돈으로 쓰면 쏠쏠하겠다는 계산에서 방을 내주기로 했다.
인터넷에 광고를 올리자마자 하루에 서너 통씩 이메일이 도착했다. 여러 신청자를 선별했지만 결국에는 지인의 소개로 한 달간 방을 쓰겠다는 남녀 커플을 만났다. 서울에서 내려온 K양과 J군 커플이 그 주인공이다. 사귄 지 3개월째 접어든 그들 역시 대학생.

방학 기간만이라도 함께 지낼 공간을 찾던 그들은 때마침 인터넷을 통해 C군이 방을 대여하는 사실을 접하고 응모했다. C군의 자취방이 바닷가와 머지않은 곳에 위치한데다 누구도 K양과 J군 커플이 함께 살아도 알아볼 사람이 없는 곳이라는 이점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이 기간만큼은 진짜 신혼부부 못잖게 지낼 요량이다.
C군은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집에는 ‘장기간 일할 수 있는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지방에 구했다. 설 전쯤 일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는군요. 둘은 함께 밥을 먹고 아침에 같이 일어나 하루종일 같이 지내며 진짜 신혼부부처럼 지낼 생각이라고 했어요. 한시적으로 동거에 들어가는 거죠. 그렇게 지내는 게 재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저는 가만히 앉아 용돈 벌게 생겼으니 좋죠”라고 전했다.
C군의 말마따나 K양 커플은 ‘짧은 동거’에 들어가는 셈이다. C군은 K양 커플이 한 달간 방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40만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방값 외에 세금은 따로 계산해 받기로 했다.

연인과 하루종일 생활+모텔비 절약 ‘일석이조’
일부 대학생 모텔 대실 모방 자취방 대실료 받기도
  

“학생들에게 4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죠. 게다가 세금에 식료품비까지 생각해야 하고요. 그런데도 방을 꼭 쓰겠다고 하더군요. 방학에 같이 지내면서 돈이 들 것을 예상하고 학기 중에 미리 쓸 돈을 모아놨다고 해요. 어차피 모텔 한 번 갈 때마다 모텔료가 4~5만원은 들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싼 거죠.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내 집에서처럼 하루종일 같이 있는 거란 걸 감안하면 저렴하게 쓰는 거죠.”
서울 모 대학에 재학 중인 Y(24)군은 자취방 대여 아르바이트에 도가 텄다. 이를 한 지도 벌써 3년째. 쏠쏠히 용돈 벌이를 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연인들이 모텔이나 여관에 가는 것보다는 자취방을 잠깐 이용하는 게 비용 면에서 더 부담이 없거든요. 요즘에는 대실료를 1만원까지 낮춘 업소도 있지만 낮에 모텔 들어가는 것을 조금 어색해 하는 커플들도 있어요. 그런 거에 비하면 제 방은 출입이 편하죠. 게다가 제 방은 늘 1만원을 받고, 이용시간은 업소보다 더 길어요.”

그는 어차피 학교와 아르바이트로 집에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빈 시간에 방을 내주고 대여료를 받음으로써 두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할 생각은 없다. 당황했던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커플들이 5000원만 내밀며 통 사정을 한 적도 있고요. 커플들이 빠져 나온 뒤에 제 방을 가면 왠지 기분이 이상하기도 해요. 쓰레기통에는 콘돔이 널려 있기도 하고요. 제 이불에서 뒹구는 것도 찝찝하고요. 가장 당황스러운 건, 예정된 시간이 훌쩍 넘어 으레 사람들이 없겠거니 싶어 들어가면 여전히 일을 치르고 있는 거에요. 얼떨결에 모르는 남녀가 섹스하는 장면을 여러 번 봤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카페 등에는 ‘자취방을 대여 한다’는 광고 글이 가득하다. 특히 방학을 맞아 경치 좋고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자취방을 두고는 서로 차지하기 위해 여러 명이 경쟁을 벌이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대학가의 또 다른 진풍경이다.

 30대 회사원 집에서 초전박살 난 내막
“룸살롱 카드명세서 찢었어야 했는데…”

신년을 맞이해 각종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막판 코스로 룸살롱을 가는 경우가 있는데 유부남들은 절대 조심해야겠다.
만일 자신의 카드로 긁는다면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한마디로 즉석에서 찢어버려야 한다. 아무리 술집 아가씨 허벅지 한번 만지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하더라도 와이프는 그 명세서를 보고 온갖 상상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의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집에서 완벽한 투명인간이다. 있는지 없는지 통 구별이 되지 않는다. 사연인즉 얼마 전 불알친구들과 망년회에서 마지막으로 룸살롱을 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카드명세서. 술 취한 김씨는 자신의 카드로 긁었다. 뿜빠이로 나중에 받기로 한 것. 그리곤 집으로 갔다. 막판 집 앞에서 정신이 들었다는 그는 살짝 걱정이 됐단다.
평상시엔 그런 명세서를 찢어버리던 김씨가 그날만큼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집에 들어갔다고 한다. 결국 들통이 났다. 자신의 잘못을 아는지, 지갑을 뒤졌다는 기분 나쁜 감정은 전혀 없었단다.
김씨는 크게 자책했다. 카드명세서를 찢어버리지 않은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변명의 여지가 없더란다. 자신의 지갑 안에서 그날의 행적이 고스란히 있었던 이유에서다. 1차 술집의 카드명세서를 비롯해 룸살롱 카드명세서, 마지막으로 택시 영수증이 다 나온 것. 또한 웬 낯선 연락처가 적힌 쪽지까지.
김씨는 와이프의 집요한 추궁과 비난, 잔소리에 초전박살이 됐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새벽에 들어올 때마다 그런 곳에 갔느냐는 물음에 절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단다.
낯선 연락처는 룸살롱 파트너의 번호였다고 한다. 그러니 그는 좌불안석이 될 수밖에. 와이프가 자신을 남편의 누나라고 속인 뒤 그녀에게 전화까지 걸었단다. 다행히 그녀가 전화번호와 함께 자신의 이름 뒤에 실장이라고 적어 그나마 최악의 위기는 모면했단다.
그녀는 술값이 꽤 많이 나와 당연히 2차를 상상하는 김씨의 와이프에게 고급 양주를 많이 시켜서 돈이 많이 나온 것으로 얼버무려줬단다.
김씨는 이렇게 말했다. “와이프가 의심할 흔적은 없애는 게 최선의 상책이다. 그동안 그래왔는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바보같이 걸리는 흔적을 남기는 바람에 집안의 평화가 깨졌다. 부부 간의 신뢰는 언제 회복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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