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법?

2009.01.13 09:21:44 호수 0호

민형법상의 법규에 위반되는 행동을 일컬어 하는 말 ‘불법’. 거리를 거닐다 보면 불법행위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법주차, 불법광고, 불법매립, 불법승차, 승차거부, 불법농성, 무단횡단, 과적차량 등 이외에도 갖가지 불법행위들이 일어나고 있다. 불법행위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생계수단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법안을 완화하기는커녕 점점 강도 높은, 국민의 자유권을 제재하는 법안들만 줄줄이 늘어놓고 있다. 옛 정권에서도 그랬듯이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행위들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되어버린 셈이다. 여야의 쟁점 법안 중 집회 및 시위법, 정보통신망법 내의 사이버모욕죄,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 통신비밀 보호법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법안들은 국민들의 의사표현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제도로 악용될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12월 민주당은 이를 이유로 본회의장을 점거 농성했다. 이 또한 불법이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불법이라 말하지 않는다. 국민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노무현 정권 때 한나라당도 같은 행동을 보였다. 당시 한나라당은 불법이 아니라 외쳤다. 그러나 현재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보고 불법이라 외친다.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불법으로 정하는 대한민국 국회.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현 시점은 현 법률을 서민을 위한 법률로 개정해야 할 때가 아닐까.
 



[1] ‘MB악법’이라 외치며 본회의장과 로텐더 홀을 점거한 민주당의원과 당직자. 이들은 한나라당의 불합리한 법안처리를 막기 위해 점거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거를 되짚어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별반 다른 것이 없다. 그들 또한 지난 정권에서 같은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2] 불법주차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권력을 상징하는 여의도에도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한 것. 실제 여의도에 집회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경찰차량이 인도 위를 점거한다. 집회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불법주차’가 한두 번이냐고 반문하면서도 마치 불법을 합법화하는 분위기다.
 

[3] 건설 폐기물 처리는 환경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서울 은평구 한 건설 현장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포크레인을 이용해 폐기물을 땅에 파 묻고 있다.
 

[4] 서울 시내 한 트럭이 폐휴지를 가득 실은 채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차선을 변경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사고라도 나면 우르르 무너질 상황. 트럭 주변의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조심스레 운전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과도하게 실은 트럭은 주변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5] 서울 마포구 고가 밑 안전지대에서 특수차량(포크레인)이 불법주차하고 있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 특수차량들은 이면도로와 간선도로 곳곳에 불법주차하거나 장기 노숙을 하고 있다.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불법주차는 당연해 보인다.
 


[6] 탑골공원에는 잔 소주를 들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불법 노점상을 운영하는 후덕한 주인장이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주머니 속 푼돈을 알고 소주 한 잔과 수육 한 점을 팔고 있는 노점상이 있기에 그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가득하다. 주머니 사정은 말라도 인심까지 마르지는 않기를 바란다.
 

[7] 금요일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강남대로에는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우려는 택시들로 2,3,4차선은 주차장이 됐다. 이를 본 경찰차량이 확성기를 통해 이동시켜 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LPG 가격 상승으로 시내를 분주히 돌아다니는 것보다 가만히 선 채 승객을 기다리는 게 나았던 것일까. ‘빈차’라는 표시판이 강남대로를 밝게 밝히고 있다.
 

[8] 출근이 한창이던 오전.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 사이로 한 노인이 리어카에 폐휴지를 가득 싣고 차도를 가로지르고 있다. 정차하고 있던 차량들은 생활고를 함께 나누려는 듯 리어카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주고 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