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폭파 주역 김현희 둘러싼 음모론

2008.12.02 10:25:08 호수 0호

"참여정부시절 국정원이 조작 강요했다?"


KAL기 폭파사건의 주역 김현희의 폭로 편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정부가 KAL기 폭파사건 조작을 강요했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지시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특히 국정원, 공중파 방송3사 등이 KAL기 폭파사건 진실을 왜곡하려 하자, 어쩔 수 없이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른바 ‘KAL기 폭파사건 음모론’을 주장한 셈이다. 그 전말을 심층 추적해봤다.


지난달 25일 <조갑제닷컴>에 공개한 편지에서 김현희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참여정부에서 ‘KAL기 폭파 사건은 남한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진술을 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른바 참여정부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김현희가 주장하는 참여정부 음모론 중 하나는 KAL기 폭파 사건 조작이다. 국정원 관계자들이 사건 조작을 다루는 방송과 인터뷰를 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제 김현희는 73장 분량의 장문의 편지에서 “방송제작진들이 집을 습격하고 촬영, 방송해 노출시키는가 하면 국정원과 경찰 당국이 나와 나의 가족을 추방하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발생했다”며 “방송사들은 내가 북한사람이라는 것을 밝힐 수 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취재하지도 언급하지도 않았고, KAL기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에도 불구하고 공작원인 나를 부정적으로 대하면서 북한 당국을 자극하지 않고 조심스러워하는 이중적 태도를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5년간 도피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참여정부는 국가기관과 방송매체를 조직적으로 동원해 양심선언을 강요하며 괴롭혀왔기 때문에 평범한 주부로서의 생활이 어려웠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현희가 주장하는 두 번째 음모론은 ‘김현희와 안기부 죽이기’다. KAL기 사건 관련 조작 음모와 과거사위의 재조사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김현희는 “검찰과 사법부에 국정원의 해당 위법사실을 알렸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며 “나의 비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국정원은 참회하며 조용히 살고 있는 나를 사건 발생 16년만에 집에서 내쫓았다. 정말 인간적인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국가존립을 위해 남한에 대해 테러사건을 일으켰고, 남한은 어떠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과거 정부를 조작설로 무너뜨리려 했다”며 “조작설로 급진적 진보와 보수 간의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일까. 김현희는 자신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했던 참여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AL기 폭파사건이 조작이고, 참여정부의 주장대로 ‘안기부 직원’이었다면 수사권을 가진 국정원이 재수사를 해야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김현희는 국정원은 공식적으로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이 아닌 안기부 공작원’이었다고 발표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현희가 돌연 ‘참여정부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그의 편지 한 통으로 이제 역사 속으로 자리잡은 참여정부 전체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도 남음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현희의 편지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국정조사를 해야 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간 큰 공작을 힘있는 기관들이 손발을 맞춰가며 실행했다면, 배후에 최고 권력자의 신호가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며 “국회도 ‘KAL기 폭파사건 진실조작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기관·방송매체 동원해 양심선언 강요받았다”
김씨, 참여정부 맹비난…“김현희·안기부 죽이기다”



또 전여옥 의원은 “김현희의 증언은 우리에게 지난 정부가 과연 어떤 성향의 정부였고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를 똑똑히 보여 주고 있다”며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런 일들이 지난 노무현 정권 아래서 정말로 많이 일어났다. 세종증권 비리 같은 ‘돈먹는하마’보다도 더 심각했던 것은 이 대한민국을 뿌리째 흔들려 했던 정권 차원의 ‘기획과 진행’이 분명히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KAL기 폭파사건은?
KAL기 폭파사건은 지난 1987년 11월29일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707기가 북한공작원에 의해 공중에서 폭파된 사건이다. 북한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가 시한폭탄과 술로 위장한 액체폭발물을 기내에 두고 내리면서 폭파됐던 것.
이 사건으로 탑승자 115명 전원이 숨지고 북한공작원 김승일은 체포되자마자 음독 자살했다. 반면 김현희는 자결에 실패, 당국에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가 북한에 의해 자행된 국가범죄 사건으로 규정되면서 1990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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