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접한 ‘야동’…지금껏 성인물 유혹서 탈출 못해
처음 5분간만 충격, 그 이후론 호기심 발동에 중독현상
인터넷 유행 동영상 죄다 섭렵해야 직성 풀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포르노의 유혹 “벗어나고파”
사춘기시절 호기심이 발동해 저지른 발칙한 에피소드 하나. 부모님이 장롱 속 깊은 곳에 넣어둔 성인비디오테이프에 몰래 손을 댔다 들켜 혼쭐 난 기억이다. 많은 이들이 하나쯤은 갖고 있을 법한 일화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당장에라도 인터넷만 열면 너무나 쉽게 다양한 성인물을 다운로드 받는 세상이다. 사춘기 시절의 ‘간 큰 남자 애들’이 아니더라도 문제없다. ‘여고생’까지도 성인물의 홍수 속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적잖다.
서울 모 고교에 재학 중인 L양은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3 겨울방학 때 호기심 때문에 인터넷 성인사이트에 접속 한 뒤 지금껏 성인물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연유에서다.
‘딱 한 번 보고 말자’는 생각에서 접속했던 인터넷 성인사이트. 남녀의 생생한 섹스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처음 5분의 충격이 그 뒤부터는 극도의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10여분이 지난 다음부터는 묘한 흥분까지 느꼈다.
‘딱 한 번 보고 말자’
하지만…끝 안보이네
“인터넷에서 성인물을 보고 너무 더럽게 느껴졌다”, “영상이 지워지지 않아 내내 속이 메스꺼웠다”, “나쁜 짓을 한 것 같아 가족 얼굴 보기가 민망했다”고 털어놨던 또래 친구들과는 전혀 달랐다.
“인터넷에서 처음 본 게 남녀가 벌건 대낮에 나뭇잎 무성한 숲 속에서 정사를 벌이는 장면이었어요. 처음 보면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는커녕, 나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저렇게 해보고 싶다,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이틀 뒤 L양은 다시금 인터넷 성인사이트에 접속했다.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L양은 이날 인터넷 성인사이트 구석구석을 돌며 2시간 넘게 성인물을 보고 또 봤다.
급기야 L양의 성인물에 대한 호기심은 나날이 불어갔다. P2P사이트에 접속해 성기 부분에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동영상을 통째로 다운로드 받기까지 했다. 차츰 인터넷에 유행한다는 동영상은 죄다 섭렵해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집착하게 됐다.
찾는 성인물의 농도도 이전보다 짙어졌다. 남녀간의 섹스에서, 동성 섹스를 넘어 SM, 수간까지 나날이 하드코어적인 것을 찾았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한 번 보려고 했던 거에요. 그런데 보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 두 번씩 자꾸 보게 됐어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자꾸 빠져들었고, 좀 더 새롭고 흥미로운 걸 찾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는데, 요즘에는 여기저기 뒤지면서 새로운 걸 찾기까지 하고요. 하루 이틀 보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공부하는 시간은 줄었어요.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뿐이에요.”
모자이크 된 야동은
취급도 안해
컴퓨터를 꺼도 눈앞에는 인터넷에서 봤던 성인물이 선명하다. TV를 보는 순간에도 그렇다. 가끔은 수업시간 내내 생각나 미칠 지경이다. 영상물이 칠판을 가득 메운다. 공부는 생각도 못할 정도다. L양은 괴롭다.
공부에 집중을 못하니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만큼 괴로운 것은 성인물에 심취하면서 자위 횟수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화면만 응시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위에 몰두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포르노물에서 여자가 혼자 자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따라하게 됐어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자꾸자꾸 하게 되더라고요. 어떤 때는 하루에 서너 번씩 하는데 몸에 무리가 생길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L양의 한숨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상적인 섹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하루 두 시간 이상 서핑
온통 그 생각뿐
“게시판에서 봤는데, 포르노물에 너무 심취하고 자위에 심하게 몰두하다 보면 남자와 섹스할 때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남자를 만나서 섹스하는 게 지루하면 어쩌죠? 포르노를 이제 그만보고 싶은데, 도저히 못 끊겠어요. 가족들한테는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고요. 제 안에 대체 뭐가 있는 걸까요.”
L양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그저 한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