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 안희정 빠진 충청남도

2018.05.08 11:03:28 호수 1165호

차기 대선, 여기부터 접수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후보들 간 경선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후보로 확정 된 출마자들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본선이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6월 지방선거 전까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격전지로 예상되는 곳을 선정해 분석하고자 한다.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에 여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충남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1992년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충남서 1등을 놓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충남서의 선거결과는 민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곳으로 통한다. 지방선거는 현 정부의 첫 번째 중간 성적표로 여겨진다. 

민심 바로미터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이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남서도 ‘여당 대세론’이 통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여당의 잇단 악재로 야당이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충남지사 선거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측됐다. 당시 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난 대선 때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으며 그 입지를 높여가고 있었다.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도 언급되며 충남지역 민심을 탄탄히 다져온 편이다. 

그러나 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을 물러났고 민주당은 그를 당에서 제명했다. 김 전 정무비서의 미투폭로로 그의 지지층과 민주당원들, 그리고 충청도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안희정 사람’을 표방하며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안희정 지우기’에 나섰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는 흐트러진 충남 민심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내연녀 공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국 자진사퇴했다.

민주당 소속 구본영 천안시장의 구속 역시 여당의 악재로 통한다. 구 시장은 2014년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500만원을 받고, 체육회 직원 인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3일 구속됐다. 

이후 그는 구속적부심서 보증금 2000만원 납입과 거주지 제한 등을 조건으로 3일 만에 석방됐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구 시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재판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구 시장을 천안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의혹과 혐의가 풀리지도 않은 시점서 전략 공천한 것은 개혁을 바라는 시민 정서와 배치된다”며 반발했다.

이번 충남지사 선거에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그리고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의 3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는 양승조 전 의원이, 한국당에서는 이인제 전 고문이 충남지사 예비후보로 나선다. 바미당에서는 김용필 전 충남 도의원이 출마한다. 

양 예비후보는 ‘충남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그는 충남 천안 지역서 4선에 성공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중진의원이기도 하다. 양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서 융합과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천안병 선거구서 경쟁했던 정순평 전 충남도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양 예비후보와 맞붙었다. 

양 예비후보는 충남지사 경선 상대였던 복기왕 전 충남 아산시장의 공약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측 인사를 영입하고 경선 상대까지 품으면서 넓은 지대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당 대세론’ 충남서도 통할까
 미투·불법자금 등 잇단 악재 

양 예비후보는 보건복지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2007년부터 11년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서 활동했으며 20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 위원장을 맡았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양 예비후보는 ‘보건복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내포신도시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를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충남에 소재한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65세 이상 어르신 버스비 전면 무료화 정책’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소속 이 예비후보는 ‘풍부한 경험’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6선과 경기도지사, 노동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중앙과 지방서 굵직한 경력을 지니고 있는 중진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 예비후보의 높은 인지도 역시 장점이다. 그는 대통령 선거 2번을 포함해 총 11번의 선거에 출마했다. ‘피닉제’란 별명도 여기서 기인했다. 피닉제란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제와 이인제의 합성어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충남공무원 노동조합 사무실서 노조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노조원들은 내포신도시 정주환경 개선 문제, 내포열병합 발전소 문제, 축사 악취 문제 등을 건의했다. 

이에 이 예비후보는 내포신도시 내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열병합 발전소는 친환경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축사 악취 문제는 도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바미당에서는 김용필 전 충남 도의원이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김 예비후보는 어르신 맞춤형 복지 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김 예비후보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는 만큼 노인들의 생활 만족도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개보수하거나 신축하고 이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충남지사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양 예비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3∼1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양 예비후보는 42.4%, 한국당 이 예비후보는 23.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선두는?

양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보다 19%p 높게 집계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충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야당이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기세를 잡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남서의 승리는 지방선거라는 성적표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충남도지사는?

제1회 지방선거에선 당시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소속 심대평 전 지사가 당선됐다. 심 전 지사는 2회, 3회 선거에서도 자민련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돼 3선을 지냈다. 4회 때는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전 지사가 당선됐다. 이완구 전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5회와 6회 지방선거에선 안희정 전 지사가 당선됐다. 안 전 지사는 ‘미투폭로’로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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