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프랜차이즈 황제경영- 원할머니

2017.08.28 10:36:36 호수 1228호

적자 났는데 오너에 로열티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에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올해 창립 42주년인 원할머니는 국내 족발·보쌈 업계의 큰 손이다. 원할머니를 운영하는 원앤원의 지난해 매출액이 753억원을 웃돌 만큼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가맹점 수도 많다. 지난해 기준 246개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원할머니는 지난 2011년에는 국내 보쌈 브랜드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업계 1위

원할머니는 김보배 할머니가 1975년 청계 8가서 시작한 보쌈·족발 전문점이다. 처음 낸 보쌈집은 간판도 없었다. 처음에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보쌈집이라는 의미로 ‘할머니보쌈집’으로 불리다가 사위인 박천희 현 대표가 1984년 가게를 물려받으면서 ‘할머니보쌈’이라는 상호를 정식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가게가 입소문을 타자 유사브랜드가 난립했다. 심지어 ‘할머니 보쌈’이라는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박 대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할머니보쌈’에 ‘원조’라는 의미를 더한 ‘원할머니(보쌈)’로 상호를 바꿨다.

이후 원할머니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족발·보쌈 국내 1위 프랜차이즈로 거듭났다. 그러나 원할머니 역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개연성이 있다. 원할머니를 운영하는 원앤원이 박 대표의 개인회사기 때문이다. 
 


원앤원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박천희 대표이사가 80%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그의 부인 전안례씨가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가족경영이 경영자의 책임감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이 되나 회사가 아닌 오너 일가를 향한 맹목적인 경영이 배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전문경영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박 대표가 그의 또다른 개인 회사 원비아이를 통해 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2015년 제기됐다. 

당시 이와 관련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전국 ‘을’ 살리기국민운동본부, 민변민생경제위원회, 정의당, 국회산업위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 등은 박 대표와 오너일가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박 대표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동안 61억원의 로열티를 챙겼고, 2009년부터는 박 대표가 설립한 특허 및 상표권 임대사업자인 ‘원비아이’를 통해 84억원가량을 받아 확인된 로열티만 145억원 규모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순이익 줄어도 배당…근거는?
론칭 프랜차이즈 줄줄이 실패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원할머니’의 2014년 당기순손실은 67억6276만원이다. 영업이익도 2013년 25억7594만원 흑자서 2014년 14억3769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김 의원은 “원할머니가 지난 2014년에 당기순손실이 67억원인 사실을 고려할 때 해당 연도에만 17억원 가량의 로열티를 지급한 것은 법인 존립에도 영향을 주는 막대한 규모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원앤원은 원비아이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9억원을 지급하면서 오히려 원비아이에게 주는 로열티 규모를 늘렸다.
 

원앤원은 2011년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기도 했다. 당시 원앤원은 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가운데 23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 돈은 박 대표 내외의 주머니로 향했다. 당시 이익잉여금이 301억원가량 있었기 때문에 배당 실시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당시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상황서 오너 일가로 배당금이 전부 향했다는 점에 눈길이 쏠렸다.

원앤원은 이 같은 상황서 경영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원앤원은 현재 원할머니 브랜드 외에도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으로 평가된다.

2012년에는 백년보감이라는 삼계탕과 닭찜 프랜차이즈로 시장을 공략했지만 실패했다. 이듬해에는 커피에투온이라는 커피브랜드까지 도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같은 해 론칭한 프랜차이즈 툭툭치킨은 4년이 지나도록 가맹점 유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족발 중심 역시 시장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이다. 2014년 8개 가맹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듬해 4개로 절반이 떨어져 나갔으며, 지난해에는 2개로 감소했다. 

물론 2008년 소비자에게 선보인 박가부대는 2014년 101개, 2015년 121개, 2016년 134개로 꾸준히 가맹점 수가 늘고 있지만 원앤원의 주력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원할머니의 경우 2014년 252개서 2015년 244개로 감소한 이후 이듬해 246개로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앤원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766억원에서 지난해 753억원으로 외연 확장에 실패한 것이다. 

가맹점 정체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앤원이 원할머니의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성장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배임 논란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을 극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야할 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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