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중앙지검 무리수의 이면

한심한 파워게임…갈 데까지 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조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둘러싼 검찰 안팎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법무부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과 검사장이 패가 갈려 대립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서 납득하기 어려운 무리수가 튀어나오고 있다. <일요시사>가 그 이면을 들여다봤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왜 이렇게까지?’ 최근 검찰과 법무부서 일어나는 일을 두고 나오는 반응이다. 15년 만에 처음, 사상 두 번째, 초유의 사건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일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생각지 못한 상황이 펑펑 터져나오는 중이다.

“때렸다”
“몸싸움”

최근 압수수색 과정서 검사장과 부장검사가 몸싸움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압수수색하는 과정서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압수 시도했다. 충돌은 한 검사장이 변호인을 부르기 위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과정서 일어났다. 

한 검사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갑자기 소파 건너편에 있던 정진웅 부장이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면서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한 검사장 몸 위로 올라타 한 검사장을 밀어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했다”며 “그 과정서 정 부장은 한 검사장 위에 올라타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얼굴을 눌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은 “피압수자의 물리적 방해 행위 등으로 인해 담당 부장검사가 넘어져 현재 병원 진료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 부장검사가 병원서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입장이고,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 과정서 몸싸움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검사장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 독직폭행 혐의로 정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독직폭행은 검사나 경찰관 등이 수사 과정서 직권을 남용해 피의자 등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의 ‘육탄 수사’를 두고 검찰 내부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4개월 이상 끌고 온 사건서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수사팀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압수수색
검사끼리 물리적 충돌 벌어져

지난달 24일 수사심의위에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비롯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 한 검사장이 참석했다. 수사심의위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여부를 두고 수사팀과 사건 관계인들의 의견서를 검토하고 의견진술을 청취, 질의와 토론·숙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이 전 기자에 대해서는 수사 계속 및 공소제기가,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이 나왔다. 수사심의위의 의결 내용은 권고사항일 뿐이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검찰서 받아들이지 않은 적은 없어, 이번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정면으로 불복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의 압수수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처분이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가 제기한 준항고를 일부 인용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 노트북 1대를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준항고는 판사·검사·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하는 절치다. 
 

▲ 링거 맞고 있는 정진웅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재판부는 검찰이 이 전 기자와 변호인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은 지난 4월29일 이 전 기자의 주거지와 채널A 본사 등을 압수수색 했지만 채널A의 압수수색은 소속 기자들의 반발로 일시 중지됐다. 

이후 5월14일 그랜드하얏트호텔서 채널A 관계자를 통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를 건네받는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채널A는 검언유착 의혹의 자체 진상조사를 위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전 기자는 5월22일 압수물 포렌식에 참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했다가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자신도 모르는 새 압수된 데 반발해 준항고를 신청했다. 

권고 무시
밀어 붙여?

재판부는 “준항고인(이 전 기자)이 채널A 압수수색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그 이유는 언론 노출을 우려했기 때문일 뿐 영장 집행 참여를 포기하려는 뜻이 아닌 것은 검찰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은 그랜드하얏트호텔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건네받기 전 준항고인과 변호인을 참여시키고 영장을 제시한 뒤 압수수색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은 “관련 규정과 기존 절차에 비춰 본건 압수수색은 적법하다고 판단된다”며 “(이 전 기자의) 휴대폰과 노트북은 검찰 압수 전 이미 포맷된 자료로서 증거 가치가 없고,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 심사의 주요 자료로 쓰인 바도 없었으며 이미 반환됐다”고 재항고 의사를 밝혔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녹취록과 관련한 KBS 오보에 서울중앙지검 간부가 연루돼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BS는 지난달 18일 9시 뉴스를 통해 이 전 기자가 부산서 한 검사장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전 기자가 총선 관련 유 이사장에 대한 취재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한 검사장이 동조하고 독려했다는 것이다. 또 ‘유 이사장은 정계 은퇴를 했다. 그러니 수사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다’ 는 취지의 말과 또 이 내용을 ‘총선을 앞두고 어떤 시점에 과연 이걸 보도해야 하느냐’ 라는 이야기도 오갔다고 했다.

하지만 KBS 보도 이후 이 전 기자의 변호인 측에서 보도 내용이 실제 녹취록의 내용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검사장 측도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구며 창작에 불과하고 보도 시점과 내용도 너무나 악의적”이라며 KBS 보도 관계자 등을 서울남부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 한동훈 검사장 ⓒ문병희 기자

KBS는 결국 다음날 사과 방송과 함께 오보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서 KBS가 제3의 인물로부터 청부, 하명을 받아 보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 서명’에 참여한 직원 105명은 “진상조사를 실시해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오보를 낸 KBS법조팀은 “누군가의 하명 또는 청부로 이뤄진 보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근 일부 언론서 KBS 오보의 배경에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와 여권인사의 관여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조선일보>는 KBS 시스템에 올라온 ‘취재 발제문’을 언급하면서 오보의 상당 부분을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누군가’가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취재원으로 지목된 해당 간부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 노리자
날려버린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의 연이은 ‘헛발질’을 두고 일각에선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검사장은 지난 2월13일 이 전 기자와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서 “딱 하나야. 무조건 수사를 막겠다. 권력 수사를 막겠다. 그런 일념 밖에 없어서 그렇지”라고 언급했다. 

이 전 기자가 “수사 기소 검사 분리 이건 진짜, 어떻게 그런 생각을 끄집어내는지”라고 말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자는 방안을 내놨다가 검찰과 법조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선 검사들까지 비판의 대열에 합류하자 추 장관은 전국 검사장회의를 소집하려 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선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라임사태)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옵티머스 사태) 등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나오고 있는 사모펀드 수사를 민감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라임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는 청와대 전 행정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뇌물을 받고 라임 검사와 관련한 정보를 흘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최근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에도 반성문을 여러 건 제출하는 등 당초 입장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상호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라임 사태와 연루돼 검찰에 구속됐다. 라임 사태 몸통으로 지목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86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2002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국민경선대책위원회 위원장대표를 지낸 이씨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옵티머스 윤모 이사의 부인인 이 전 청와대 행정관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옵티머스 계열사 해덕파워웨이서 사외이사로 일하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옮긴 뒤,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자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막으려?
직제 개편 이어 지검장 떠나

검찰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정관계 로비 의혹을 살펴보고 있지만 수사 동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 1월 법무부는 증권범죄 사건에 특화된 서울남부지검의 비직제 조직인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을 폐지하고 공판부로 바꿨다. 

합수단은 검찰 직제 개편 과정서 사라진 직접수사 부서 13개 중에 포함됐다. 합수단은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증권 범죄에 있어서는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합수단이 맡던 사건들은 금융조사 1, 2부로 넘어갔다. 검사와 수사 인력들도 공판부로 뿔뿔이 흩어졌다. 

2013년 5월 출범한 합수단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에서 전문 인력을 파견 받아 자본시장 범죄에 특화된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출범 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증권범죄에 대한 전문성 약화가 우려됐다. 
 

여기에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이 검찰을 떠났다. 윤 총장과 동기인 송 지검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배치돼 금융사건을 총괄하는 재경지검장으로 1년여간 재직하며 라임 사태, 신라젠 사건 등을 수사했다. 송 지검장의 퇴진으로 라임 사태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면서 최근 검찰총장 무력화를 위한 마지막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7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이하 검찰개혁위)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에 대해 심의·의결한 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이를 고검장들에게 분산시키는 내용이 담긴 권고안을 내놨다.

검찰총장은 구체적인 사건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검찰 행정·사무에 관한 일반적인 지휘권만 갖게 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법무부는 검찰개혁위가 권고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형사사법의 주체는 검찰총장이 아닌 검사”라며 개혁안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입법으로 지원 의사를 전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현재 장관급으로 대우받고 있는 검찰총장을 차관급으로 낮추는 내용 등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검찰개혁위가 권고하면 법무부가 이를 수용하고, 집권여당서 힘을 실어주는 식이다. 

식물총장 넘어
아예 무력화

검찰개혁위의 권고안대로 진행될 경우 윤 총장은 말 그대로 ‘이름뿐인’ 검찰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추 장관 취임 이후 단행된 두 번의 검찰 인사서 이미 측근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수사서 배제됐다. 추가 검찰 인사가 윤 총장에게는 마지막 카운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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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