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시발’ 신천지 연예인 소문과 진실

제시카 고메즈가 거기 교인이라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코로나19가 전국을 지배하고 있다. 사회·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연예계에도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서 급격하게 확산된 배경으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 연예인 명단이라는 이름으로 지라시가 나돌았다. 국내 최정상급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일각에선 해당 지라시를 두고 ‘악의적일 뿐만 아니라 성의조차 없다’며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방송인 유재석, 배우 이병헌·장동건

지난 3일 오후, ‘신천지 연예인 명단’이라는 지라시가 돌았다. 불분명한 출처의 이 지라시에는 국내 대다수 연예인의 이름이 적혀 있다. 배우와 가수, 예능인 등 최정상급 국내 연예인들이 대거 들어있다. 

최정상급 
대거 포함

원빈과 이나영, 정려원, 이동욱, 장동건, 하지원, 문채원, 남규리 등의 배우들과 김경호, 박완규, 테이와 같은 솔로 가수, 원더걸스, 동방신기처럼 그룹이 통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심지어 제시카 고메즈처럼 외국인 배우도 포함됐다. 대중은 이 찌라시를 두고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이 명단은 대중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그걸 믿냐’ ‘말도 안 된다’ ‘성의가 너무 없다’ 등의 의견이 나온다. 

현재 신천지에 대한 시선은 최악에 가깝다. 코로나19 확산을 가속화시키며 국가적인 폐를 끼친 것으로 인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사과했다. 그런데도, 신천지를 향한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다.


이런 상황에 연예인에게 있어 신천지와 연루되는 것 자체가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지라시가 나온 것. 연예계에선 해당 지라시를 만든 사람에 대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지어 고인이 된 구하라를 언급한 부븐은 도적적 비난을 불러 일으키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신천지 연예인 명단’ 누가 작성?
“가짜가 판치는 세상” 들끓는 분노

대중이 이번 지라시를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과 무관하게, 해당 연예인들과 소속사들은 SNS나 보도자료를 통해 발 빠르게 해명하고 있다. 이동욱의 소속사 킹콩 by 스타쉽과 이병헌과 한가인, 한효주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유재석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정려원과 강지영의 소속사 키이스트 등은 사실과 무관한 루머 양성 및 악의적인 비방과 관련한 게시물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을 향해 철퇴를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아무리 연예인이 대중의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이라 하지만, 너무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는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비록 이번 지라시는 영향력의 수준이 약하긴 하나, 악의성을 고려해 강력한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지라시에 직접 분노를 드러내는 예도 있다. 가수 테이와 아이비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테이는 “조금 화나려 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치열하게 달려왔던 가게의 오픈이 미뤄졌다. 미뤄진 이유도 어떤 종교의 모임이 속상하게도 이 근방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미룬 것이다. 오픈 날짜도 정하지 못한 채 직원들과 하루하루 애태우고 있는데 제가 그 종교인이라니”라며 분노했다. 이어 그는 “거짓 정보를 재미 삼아 흘리고 이용하지 마세요. 제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확진 판정?


아이비도 자신의 SNS에 신천지 연예인 명단이라는 메신저 내용에 본인 이름이 적힌 사진을 올린 후 “이럴 때일수록 유언비어가 많아져 본질을 흐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라고 썼다.

가수 청하는 지난 2일 네이버 브이 라이브 채널서 데뷔 1000일 축하 방송 중 신천지 루머에 관해 언급했다. 청하는 “많은 분이 걱정해 주시는데 제 매니저들을 포함해 저까지, 우려할 만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신천지 찌라시’ 뿐만 아니라 앞서서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석했던 스타들이 루머에 시달렸다. 배우 한예슬과 박민영,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뉴이스트 민현, 청하 등 많은 스타들이 최근 진행된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석해 일정을 소화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한 악성 소문이 퍼졌다.

청하의 경우 그의 매니저가 확진자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면서 매니저와 밀접하게 접촉한 청하 역시 양성일 가능성이 높고, 이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특히 이 매니저가 확진 판정 이후 자가격리를 해야 함에도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는 말도 나돌았다. 소문이 기정사실화되자 청하는 직접 해명했다. 

책임론 불똥 
연예계로∼ 

청하는 “우리 스태프 두 분이 확진을 받았다고 나왔지만, 그분들도 전부터 다 자가격리를 충실히 유지하고 있었다. 매니저님 포함 스태프 두 분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매니저님들 세 분 계시는데 다 음성이고, 정말 건강하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이 외에도 한예슬과 박민영,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뉴이스트 민현 등 이탈리아 밀란 패션 위크에 참석한 다른 스타들 역시 해명하기에 바빴다. 
 

▲ ▲(사진 왼쪽부터)가수 남규리, 청하, 테이 ⓒ인스타그램

한예슬의 소속사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연락이 와서 검사를 받으라는 얘기도 없었다.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스태프가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는 보도는 오보다. 앞으로 예정된 국내 스케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민영의 소속사 관계자도 “확진자와 비행기, 숙소, 동선, 스태프 중 겹치는 것이 없고 증상도 없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보건소에 문의했고 검사 대상이 아니며 추이를 지켜볼 것을 권고받았다. 동선과 스케줄을 최소화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출연 중인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촬영은 일주일간 휴식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속 루머에 몸살 앓는 스타들
솜방망이 처벌…속 썩는 연예계 소속사

정샘물 역시 계속되는 루머에 SNS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정샘물은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저 코로나 안 걸렸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건강하다. 지난주 사랑하는 청하의 밀라노 출장에 동행했던 우리 스태프들도 다행히 음성 판정 나왔다.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 때문에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오해를 풀었다.


뉴이스트 민현은 밀라노 패션위크 참석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뉴이스트의 소속사 플레디스는 “민현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코로나19 전조 증상이 없었지만, 혹시 하여 검사를 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연예계서 지라시는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출처도 불분명하며 진실과도 거리가 먼 허위사실에도 불구, 저마다 입장 발표를 이어가고 있는 연예계의 모습이 애처롭다는 반응까지 존재한다. 말도 안 되는 소문임에도 혹여나 하는 마음에 ‘화들짝’ 놀라고 대처하는 모습서 비롯된 반응이다.

강력 대응
무대응도

실제로 한 소속사 관계자는 “사실 이번 ‘신천지 연예인 명단’ 지라시는 대중을 미혹할 정도의 영향력은 없어 보여서, 무대응으로 일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다른 소속사에서 발 빠르게 대처를 했고, 우리도 소속사도 대응이 없으면 기정사실이 될 것을 우려해 4일 오전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사실 이런 허위사실과 관련해서 고소를 해도 벌금형에 그친다. 솜방망이 처벌이다. 누군가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기 위해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는 행위에 있어서는 처벌이 강력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단 연루 의혹 연예인은 누구?
스타들의 종교 진실은 어디에?


이단(異端)의 사전적 용어는 ‘다를 이’와 ‘끝 단’을 사용한 다른 교단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기성교회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교리가 달라 한기총으로 흡수되지 않은 경우에 이단으로 치부된다.

국내에도 적지 않은 교회가 이단으로 불리고 있다. 그 가운데 대다수 연예인들이 이단으로 불리는 교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연예인 중 한 명은 가수 싸이다. 싸이는 아내 유혜연씨의 아버지인 장인이 이단으로 분류된 장막성전의 교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논란의 중심이 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은 장막성전서 벌어진 사건을 증거하는 것을 교리로 삼는다.

비록 가족관계서 연루됐기는 하나, 싸이가 종교적인 활동을 하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가수 박진영과 배우 배용준은 구원파 소속의 교회와 연루된 바 있다. 구원파는 구원의 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하여 대한민국의 개신교계서 이단으로 지목된 교파들에 붙여진 별칭이다.

지난 2018년 <디스패치>는 박진영이 서울 역삼동서 열린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소속 교회) 전도 집회에 참여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집회에 참여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배용준도 참석해 구원파 모임을 도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진영과 배용준은 “구원파 소속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 외에도 박보검은 귀신을 쫓아내 병을 치료한다는 교리를 주장하는 이초석 목사의 예수중심교회, 슈퍼주니어 은혁은 교회에서 제공한 물(무안단물)을 마시면 피부가 좋아지고 병이 낫는다고 주장하는 이재록 목사의 만민중앙교회, 빅뱅의 대성은 이단전문가 탁명환 소장을 죽인 사람이 개인 운전기사였던 박윤식 목사의 대성교회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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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