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탐사기획②> ‘박근혜 유산’ 혈세 먹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해부 -서울센터의 민낯

어렵게 내는 세금이 줄줄 샌다

[일요시사 탐사보도팀] 박근혜정부의 유산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현재 문재인정부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투명한 예산 집행과 공정한 운영이 담보돼야 하지만 혁신센터를 둘러싼 잡음은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여전하다. <일요시사> 탐사보도팀은 지난 6개월간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어난 비리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박근혜정부가 몰락하자 핵심 사업이던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는 존폐 기로에 섰다. 2017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폐기보다는 재활용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문제는 문정부 3년차에 이른 현재까지도 혁신센터의 운영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정부
이어받아

20177월 미래창조과학부 폐지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혁신센터를 떠안았다. 중기부는 민간 재단법인 형태로 편입된 혁신센터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창업진흥원(이하 창진원)에 위탁했다.

혁신센터는 국비와 지방비, 즉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4년간 전국 17개 혁신센터에 들어간 세금은 국비 1413억원, 지방비 840억원 등 총 2253억원에 이른다.

특히 서울 혁신센터는 4년간 1563000만원으로,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은 국비를 지원받았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20152019년 각 창조경제혁신센터별 예산 현황에 따르면 서울 혁신센터의 20172018년 지방비는 ‘0이다. 구멍난 지방비를 정부가 챙겨주면서 국비 지원 예산이 늘어났다.


재정자립도가 84.3%(2018년 기준)로 전국 1위인 서울시가 혁신센터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이를 메꾸려 국비 지원이 늘어나자 모호한 국비 지원 기준이 문제로 지적됐다. 혁신센터의 실적이라고 볼 수 있는 1개 기업 당 매출액 순위서 서울은 4800만원으로 부산(600만원)에 이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적은 낮은데 국비 지원은 가장 많이 받은 셈이다.

2017∼2018년 지방비 전액 삭감
실적 낮은데도 국비 지원은 1등

내부 속사정은 더 심각하다. 서울 혁신센터의 문제점은 지난해 중기부 감사서 쏟아져 나왔다. 중기부는 지난해 7월 서울·경남·세종 혁신센터를 대상으로 사업평가·감사를 벌였다. <일요시사>가 분석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혁신센터는 직원 인사·수당 지급·공사 관리·용역 절차 등에서 총 14건의 지적사항이 드러났다.

기준 없는 연봉·경력= 혁신센터 직원의 보수 결정은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 이사회 의결을 통해 운영돼야 한다. 하지만 서울 혁신센터는 기준도 없이 결정권한이 없는 인사위원회서 직원들의 보수를 마음대로 정했다. 이 과정서 드러난 평가 점수의 오류에도 기본급 인상이 이뤄졌다.

201828일 명확한 근거 규정도 없이 서면심의로 개최한 인사위원회서 A주임의 기본급이 18.5% 올랐다. A주임의 연봉은 2700만원서 3200만원으로 1년 만에 500만원이 늘었다. 근거는 A주임이 1위를 차지한 2017년 근무실적 평가였다. 하지만 A주임의 근무실적 평가 점수가 높게(89.791.1) 산정된 사실이 드러났다. A주임의 실제 순위는 전체 5위였다.

점수 오류에도
기본급은 인상

직원 채용 과정서 근무경력을 산정하는 기준도 인사위원회서 임의로 정했다. 201825일 개최한 인사위원회는 직무와의 관련성 유무를 따지지 않고 민간 근무경력을 100% 인정하기로 정했다. 당시 신규 채용된 B주임은 경력증명서로 증명된 110개월이 아니라 제출되지 않은 경력까지 포함해 71개월의 경력을 인정받았다.

▲ 서울혁신센터 종합감사 처분 요구서

그 결과 사원급 연봉(2720만원)이 아닌 주임급 연봉 3100만원을 지급받았다.

고무줄 기준예산 지급= 국가법령과 내부 규정에도 불구하고 퇴직금과 복리후생비를 고무줄 잣대로 적용했다.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내부규정은 퇴직 당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일 경우에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근속기간이 7개월, 11개월밖에 안된 직원들이 각각 300여만원씩 총 1000만원가량의 퇴직금을 받아갔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 혁신센터는 매년 임직원들에게 복리후생비나 간접비로 비싼 선물을 챙겨주고 있다. 하지만 누가 어떤 선물을 챙겼는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심의 권한이 없는 인사위원회서 성과급 지급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 직원들에게 임의로 등급을 부여했다. 20176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센터별로 성과급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업무실적 평가와 기관장 평가를 반영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7년 사업에 대한 성과급 지급 과정서 시행계획 없이 근무실적 평가만으로 직원들의 등급을 정했고 몇몇 직원은 평가도 하지 않았다.

여비 지급과 업무추진비 사용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출장 당일 출발이 가능한 경우에도 하루 전에 출발해 여비를 더 받은 사례가 적발됐다. 업무추진비 사용이 불가한 법정공휴일이나 토·일요일에 예산이 집행된 흔적도 나왔다.

인테리어 공사 총체적 부실= 서울 혁신센터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메인센터 이전 홍합밸리 코워킹 공간 구축 인큐베이팅 공간 구축 등 총 3건의 인테리어 공사를 추진했다. 이 과정서 입찰공고’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등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준수하지 않고 위반했다. 특히 3건의 공사서 모두 설계변경으로 5000만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늘어

또 계약예규에 따르면 홍합밸리나 인큐베이팅 구축 등의 전문건설공사는 선금 지급 시 100분의 50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서울 혁신센터는 이 2건의 공사서 선급을 초과해 지불했다. 하자검사도 실시하지 않아 이후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나온다 해도 공사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용역 관리도 엉망= 서울 혁신센터는 직원 7명을 파견 받아 안내 데스크를 운영했다. 서울 혁신센터가 20181월부터 4월까지 지급한 파견용역 비용은 4500여만원에 이른다. 안내데스크 운영에 책정된 1년 예산은 15000만원이다.
 

▲ 서울시의회 본회의

하지만 서울 혁신센터는 파견인력 운영기업과 계약절차를 밟지 않고 근로자 파견 계약서만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인력파견 용역은 매월 과업 달성여부를 점검한 후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점검도 하지 않고 있다.

인사부터 예산 집행까지
총체적으로 부실 드러나

20175월 진행한 홍합밸리 페스티벌 행사 진행 과정서도 운영 용역을 부적절하게 분할 발주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는 방산물자를 방위산업체로부터 제조·구매하거나 입찰 참가자격을 갖춘 사람이 1인 밖에 없을 때 분할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 혁신센터는 프로그램 기획·공연·홍보 등으로 나눠 5개 기업과 각각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2000만원씩 예산을 책정했다. 특히 5개 기업 중 3개는 행사 주최·주관기관, 행사 참가기업, 행사 공연팀 등으로 기피·회피·제척 이유가 있었지만 계약이 이뤄졌다.

기업 지원도 부실= 예비·초기 창업자에게 사업화에 필요한 멘토링을 제공하는 과정이 절차 없이 진행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개소 이후 18개월(2015720173)동안 멘토 수당은 지급됐다.

2017년에는 멘토단 선발 심사 계획안에 따라 멘토 선정을 추진했지만, 심사위원을 내부직원 위주로 구성하면서 사업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2018년도에도 모집과 심사 절차 없이 내부직원 추천만으로 멘토단 선정이 이뤄졌다.

감사 1년 지나도
“규정 마련 중”

중기부는 지난해 7월 감사 결과로 드러난 지적사항에 대해 서울 혁신센터에 기관경고·시정·주의·관련자 조치·재발 방지 등의 처분을 요구하면서 같은 해 9월까지 회신하도록 했다. 서울 혁신센터 관계자는 지난 19<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중기부의 처분 요구를 다 완료했다. 징계위원회를 통해서 징계했다면서도 규정 개정은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거의 완료 단계라고 답했다.


<chm@ilyosisa.co.kr>
<jsjang@ilyosisa.co.kr>
<kjs0814@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