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같은 당 비례대표였던 이한정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최근 의원직을 승계했다. 뒤늦게 18대 국회의원이 된 그는 “서민들이 살아가는 현장을 돌아보면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담담하게 18대 총선이후부터 최근 근황을 전했다. 또 18대 국회 개원 8개월 만에 의원 배지를 달게 된 유 의원은 “삶의 현장을 누비면서 서민들을 위한 입법 활동에도 힘쓰겠다”고 초선의원으로서의 당찬 각오를 밝혔다.
유원일 의원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뒤늦게 18대 국회에 입성해서인지 의원실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달 23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만난 유 의원은 이날 정장차림의 옷을 입었지만, 어색하다고 말을 한다.
유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좋은 것만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버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정무위 소속으로 내정된 그는 “국가 보안법은 많은 오류가 남아있고, 다른 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폐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창조한국당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가.
▲2007년 미래 구상 모임에서 활동할 당시 기존 정치 세력과 연대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분들은 ‘통합신당’을 만들었다. 그 당시 많이 실망스러웠다. 그러던 중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슬로건에 뿅 갔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재산’이라는 얘기다. 또 창조한국당 창단 당시 정무팀장을 맡고 있을 때 문국현 대표를 ‘보쌈’하듯 데리고 왔다.
-대선 패배 등으로 창조한국당에 몸담았던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문국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모든 것을 다해주길 원해서 그랬던 것 같다. 문제는 창조한국당은 아직 ‘애기 정당’이다. 높은 데서 떨어질 수 있다.
-민심을 두루 살펴봤을 시간이 많았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구조적 사고와 미래에 대한 방향 등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서민을 위한 정책, 서민을 지원하는 법령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영세사업을 하는 이들을 봤을 때 손님하나가 오기를 ‘새신랑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를 볼 때마다 애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4대강 정비 사업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4대강 정비 사업은 투자 수익이 극히 미미하다. 차라리 R&D(연구개발) 등에 쓰는 것이 나을 듯하다. 일례로 R&D사업에 4조원을 투자한다면 8배에 가까운 수익을 낼 수 있다. 문제는 대운하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추진하더라도 경제적인 이득이 없다. 더 나아가 건설사간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문 대표가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한정 전 의원의 공천 헌금 문제는 문 대표와 별개의 문제다. 문 대표를 제거하기 위해 사법을 이용, 누군가가 작정하고 덤비는 것 같다. 대운하 부활을 위해 문 대표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정부와 정부 여당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작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 서민들에게 목도리를 걸어준다고 해서 서민들이 살지는 않는다. 서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해줘야 한다. 또 공기업 구조조정을 하는데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큰 성과를 놔두고 작은 것에 연연하는 것 같다. 따라서 정부여당은 보다 크고 넓고 깊은 곳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바꿔야 한다.
-남북관계가 총체적으로 위기에 내몰렸다.
▲대북 관계는 죽어가는 관계다. 마치 남끼리 하는 관계로 비쳐질 정도다. 북한의 태도도 잘못이 있지만, 동생이 잘못하더라도 따끔한 질책과 함께 도움을 줘야 한다. 남북관계만큼은 고쳐나가야 한다. 6·15 공동선언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9년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싶은가.
▲‘삶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또 국민들과 직접 부딪혀 ‘조그마한 목소리도’ 듣겠다. 이는 많은 사람들과 약속한 것이다.
유원일 의원 프로필
▲시흥환경운동연합 대표
▲경기시민사회포럼 운영위원장
▲창조한국당 중앙당 대외협력위원장
▲18대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의원 승계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유원일 의원은 누구보다 뒤늦게 18대 국회에 합류했다. 그가 앞으로 지내야할 국회는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고 한다. 심지어 정장차림이 아닌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다닐 때 경비원들이 의원인지 아닌지 착각을 할 정도다. 특히 인터뷰 내내 국회의원 배지를 주머니 속에 넣고만 있었다. “권위의 상징이라는 느낌이 들어 조금은 거부감이 생긴다”는 게 유 의원의 말이다.
그렇다면 유 의원은 18대 국회의원을 승계 받은 이유 가장 먼저 한 일은 과연 무엇일까. 유 의원은 그동안 자신을 지켜봐주고, 중도에 함께 일을 하지 못한 이들에게 안부를 전했을 뿐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과거 여러 행사를 할 때 무거운 짐을 들었듯이 휴지를 같이 줍는 의원이 되겠다”는 게 약속의 주된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