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시절 한나라로 돌아가자?”

2010.03.30 08:53:34 호수 0호

한나라-희망연대 합당론 진짜 속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갑작스럽게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른바 한나라당에 ‘백기 투항’을 한 것이다. 정가에서는 서 전 대표의 ‘백기 투항’에 대해 친박계 내분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청원 볼모로 박근혜 친위부대 죽이기 일환?
희망연대 청산회 VS 이규택파 대결 ‘자중지란’



6·2 지방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간 합당 논의가 조금씩 탄력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 접전지역에서 희망연대 후보가 나올 경우, 보수표가 분열하면서 야당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희망연대와의 합당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출마시킨 경남지사 선거의 경우,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경선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희망연대 엄호성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노 진영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의 싸움에서 보수층 분열로 자칫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사면 카드 쥐고 뒤흔들어

이와 관련, 여권 핵심관계자는 ‘희망연대와 합당 문제’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중인 서청원 전 대표에 대해 옥고는 치르지 않되 형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교도소가 아닌 외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방안 등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말해 이번 합당문제에 서 전 대표 문제가 매개체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희망연대도 서 전 대표에 대한 사면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희망연대 핵심 관계자는 “합당 논의는 진행되고 있다. 큰 줄거리 한두 개 정도만 조율되면 된다”면서 “꼭 사면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여러 권한 중 하나를 활용해 희망연대가 신뢰하거나 믿을 수 있는 액션이 있다면 가능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희망연대 내에서는 서 전 대표에 대한 ‘잔형집행면제’도 하나의 해법으로 거론 되고 있다는 것.

여기서 잔형집행면제는 사면의 한 가지 방법으로, 가석방되거나 복역 중인 피고인의 남은 형기에 대한 집행을 면제해주는 조치다. 실제적으로는 사면에 해당하지만, 사면이란 용어를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서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미래희망연대는 6월2일 지방선거에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의 승리를 위해 한 사람의 후보도 공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고 당부했다. 서 전 대표는 또 한나라당과 희망연대의 합당 문제와 관련, “합당 문제는 모두 한나라당에 맡기자”고 말해, 사실상의 ‘백기 투항’을 했다.

서 전 대표는 서신에서 “친박연대의 창당정신은 ‘살아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태생부터 한시적 정당이었다”라며 “더 이상 밖에 남아 보수의 분열로 나라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들도 등을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당이 모든 것을 포기함으로써 정치 문화가 바뀌고 나라가 잘 되는 길을 택하자”며 자신은 “희망연대 동지들이 제자리를 찾는 것으로써 모든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중인 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노철래 희망연대 원내대표가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독한 옥중 서신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이는 희망연대가 6·2 지방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한나라당과의 합당 수순을 밟겠다는 의미여서 선거를 준비해온 희망연대 당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희망연대 이규택 공동대표는 “명분 없는 합당을 수용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서 전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계속해서 이 대표는 “심대평 지사께서는 원칙과 정도로 가는 분이고 국민적 통합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분이고 앞으로 당 발전과 선진 일류 국가를 만드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에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신당인 (가칭)국민중심연합과의 합당을 전격 선언했다.

이 대표와 심대평 의원은 지난달 15일 만나 통합선언문을 작성하고 당명은 미래희망연대를 사용하며 대표는 심 의원과 이 대표가 공동으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박근혜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는 이날 서 전 대표에 대해 “차마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가장 비열한 배신의 역사를 썼다”고 맹비난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이미 성명에 나와 있듯이, 서청원의 말은 자신만 살겠다라는 말로, 박근혜를 배신하고 합당이든 뭐든 다 해 줄 테니 살려만 달라는 읍소에 지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애초 친박연대에는 친박이 없었다. 이규택 대표와 엄호성, 송영선, 석종현 정책위의장 등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박이 아니라 서청원의 청산회 멤버였다”며 “청산회는 친박연대, 미래희망연대에서 손 떼라. 박근혜의 정치 철학도, 정치적 이상도 모르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백기투항’ 속내

민주당도 이날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 한나라당과의 합당설에 대해 ‘암거래 정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희망연대와 합당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서청원 대표에 대한 사면, 혹은 그분에 대한 신변문제를 의논하고 있다고 한다”며 “사면과 신변문제가 무슨 정치적 거래의 내용인가. 이것이 합당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나”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이 이 같이 비난하고 나선 것은 6월 지방선거 접전지역에서 친여권표 결집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컨설턴트는 “서 전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의 사면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이는 청와대와 친이계에 대해 사면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사면에 대해 나서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여당 일각에서는 서 전 대표가 제2의 김무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서 전 대표를 볼모로 한 ‘친박 죽이기’의 하나의 과정으로 풀이된다”며 “하지만 이것뿐만 아니라 친박연대의 중심이 됐던 청산회가 이규택파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즉,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규택파가 세 확장에 나섰고 이런 와중에 청산회의 지분이 흔들렸다. 아울러 서 전 대표 사면문제, 심대평 전 지사와 합당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친이계에 ‘백기투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희망연대는 서 전 대표의 청산회와 이규택파와 격돌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공중분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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