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의 비밀> 독감철 물 만난 옥시 ‘데톨’

2014.10.20 11:06:13 호수 0호

손세정제 믿고 써도 되나?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어느새 초겨울에 접어들었다. 이맘때쯤 독감을 예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매년 향균 제품에 관심을 가진다. 손소독제 중에서는 생활용품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의 손세정제 데톨이 독보적이다. 그런데 데톨이 오히려 다른 질병을 야기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발암물질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성분들이 다량 함유됐기 때문이다. 성분의 유해성은 구체적으로 판명나지 않았지만 독감을 막으려고 데톨을 맹신했다가는 손 피부를 망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손세정제 데톨을 두고 학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안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발암의심물질 포함

유통업계에 따르면 옥시데톨은 소비자들이 손 소독제용으로 가장 많이 찾는 제품으로 분류된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옥시크린’ ‘물먹는 하마’ ‘데톨’ 등으로 유명한 영국계 종합생활용품 기업 레킷벤키저의 한국 법인이다.

옥시의 데톨은 핸드 워시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해 독보적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데톨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여파로 주마다 판매량이 30%씩 증가하는 등 국내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매출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데톨에 유해하다고 논란이 된 성분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데톨에는 화학적 계면활성제로 피부 알러지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와 발암의심 물질인 실리실릭애씨드, 아크릴레이트 등이 함유돼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데톨 성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는 데톨 표시 성분의 가장 앞에 적혀 있는 정제수 다음으로 표기돼 있어 주요성분임을 알 수 있다. 이 성분은 백내장이나 피부 기능장애 등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를 변형해서 만든 성분이다. 천연제품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듐라우릴설페이트는 파라벤 다음가는 기피대상으로 꼽힌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에 대한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학계에서도 이 성분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가 유해성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성분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정보가 담긴 메일이 퍼졌을 정도다.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가 본래 산업용 오일제거제나 바닥 청소용 클렌저로 쓰였다는 것.

미국의 도서 <뷰티 투 다이 포>에서도 소듐라우릴설페이트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에 대한 유해성을 제시했다. 저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듐라우릴설페이트는 치료기능을 더디게 해 어린이의 눈에 해로울 수 있다. 성인에게는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고 각막 표면에 상처 치유를 지연시킨다. 특히 분자량이 작은 만큼 인체에 쉽게 흡수된다. 성분이 심장, 간, 뇌에 쌓이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피부를 거칠게 만들어 피부 기능장애 유발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두피 모낭을 부식시켜 머리가 자라는 기능을 손상시킨다.

학계 등서 유해성 논란 끊이지 않아
피부기능장애 등 부작용 가능성 의심

화장품 평론가 폴리비 가운은 반대 입장을 펼쳤다. 알려진 것처럼 암을 유발하는 성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가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판명된 사실이다. 때문에 이 물질은 다른 성분들의 피부 자극도를 측정할 때 표준 비교 물질로 쓰이기도 한다.

또 표시성분에는 없지만 성호르몬 활성화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리클리카본이 데톨 향균 비누에 함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트리클리카본 성분에 대한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학계에서는 트리클리카본 성분에 대해 분해되지 않고 환경에 오래 잔류하는 화학물질로 인체생식 호르몬 활성을 파괴하고 일종의 세포전달을 방해하는 유해성분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트리클리카본 성분이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99.9%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경쟁사인 존슨앤드존슨은 자체 생산하는 손세정제에서 트리클로산 등의 유해성분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예민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산성제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에 자극을 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주 씻는 게 중요”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소듐라우레스셀페이트 성분이 유해하다는 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아직까지 유해성이 판명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데톨 제품에 함유된 성분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생활용품업체 한 관계자는 “성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아서 이렇다 말하기 어렵지만 사실상 비누와 향균 제품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며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향균 제품을 맹신하기보다는 자주 손을 씻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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