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재벌그룹 순위와 기부금 상관관계

2009.12.29 10:00:00 호수 0호

나눔도 서열대로 “버는 만큼 베푼다”

‘기부금을 보면 재계 서열이 보인다!’ ‘기부철’이다. 대한민국 행복 온도를 높이는 기업들의 아름다운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재계 서열에 따라 각 그룹의 나눔 성적표가 나뉜다는 사실이다.

연말연초 기부금이 몰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자료와 최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회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미소금융사업 현황을 통해 그룹 순위와 기부금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봤다.


‘나눔 경영’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핵심 경영키워드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도약에 있어서도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불황에 동장군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점은 지난해 전체적으로 기업의 온정이 예년만 못하다는 사실이다.

이익 늘고, 기부 줄고

국내 대기업들이 불우이웃돕기나 사내외 복지기금 등으로 지출한 기부금이 전년보다 급감한 것. 재계 정보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보험사 제외)의 분기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들어 9월까지 지출한 기부금 총액은 4439억원으로 2008년 같은 기간의 7242억원보다 38.7%(2803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조사대상 대기업의 순이익은 26조166억원에서 26조9652억원으로 평균 3.6% 증가했다. 대기업들이 많이 벌었지만 기부에 인색했다는 얘기다.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작년보다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38개사에 그쳤고, 감소한 곳은 62개사에 달해 상당수 대기업들이 기부금을 줄였다. 이에 따라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8년 2.8%에서 지난해 1.6%로 1.2%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의 온정 행렬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대한민국 행복 온도를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재계 서열에 따라 각 그룹의 나눔 성적표가 나뉜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에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200억원을 기탁했다. 2009년 모금회에 전달된 성금 중 최고액이다.

삼성그룹의 따뜻한 손길은 재계 서열 1위다운 ‘통 큰 기부’로 화제를 모았다. 삼성그룹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100억원씩을 연말 성금으로 내놓다 2004년 이후엔 액수를 200억원으로 늘렸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기아차그룹은 같은 시기 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 100억원과 13억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총 113억원을 지원한 셈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매년 100억원가량의 성금을 내고 있다.

기부금 급감 속 대기업 따뜻한 온정 행렬 잇따라
삼성 성금도 1등…현대차, LG, SK 등 ‘통큰 기부’


LG그룹도 지난 연말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모금회에 성금 100억원을 냈다. LG그룹 계열사들은 이와 별도로 임직원 모금을 통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복지시설 등에 14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GS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각각 30억원씩 기탁했다. 임직원 공동 명의로 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한 두 그룹 역시 이 성금과 별도로 계열사별로 이웃을 돕고 있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전년과 같은 각각 100억원, 40억원 안팎의 성금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기부 당시 30억원을 내놓은 한진그룹, 한화그룹, 두산그룹도 비슷한 수준의 성금을 계획하고 있다. 모금회 측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시작한 ‘희망2010나눔캠페인’이 전년보다 모금액이 떨어지는 등 기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모범을 보여 그나마 다행”이라며 “기업들이 전년과 같은 추세로 기부 행렬에 동참한다면 모금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재계 서열과 기부금의 비례 현상은 최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회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미소금융사업(마이크로크레디트)’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정부가 친서민 정책으로 마련한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저소득 금융소외 계층에게 경제적 자생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금리가 4.5% 이내인 대출상품은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대출 ▲창업 임차자금 대출 ▲시설개선자금 대출 ▲운영자금 대출 ▲무등록사업자 대출 등 5개다. 이미 기업과 은행이 사명을 걸고 설립한 10여 개 미소금융재단이 모두 출범해 대출 상담에 들어간 상태다. 미소금융사업엔 삼성그룹, 현대·기아차그룹, LG그룹,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 등 6대 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이 사업(총 사업비 2조원)에 1조원을 투입한다. 나머지는 휴면예금을 포함한 금융권(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기부금 1조원으로 재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서열 감안해 성금 준비”

삼성그룹은 계열사들이 매년 300억원씩 앞으로 10년간 출연하는 3000억원을 재원으로 ‘삼성미소금융재단’을 운영한다. 현대·기아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 등은 연간 200억원씩 각각 10년간 2000억원을 각 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은 500억원씩 각출해 미소금융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한 해 실적과 재계 순위 등을 감안해 전년에 뒤지지 않는 선에서 연말 기부금을 정한다”며 “계열사들의 연중 기부와 외진 곳에서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봉사 활동도 크게 다르지 않는 등 재계 서열이 높을수록 사회참여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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