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빠선수 4인이 털어놓는‘노가다’보다 힘든 호빠 세계<리얼스토리>

2009.10.20 11:00:19 호수 0호

‘돈’ 찾아 ‘여자’ 찾아 이리저리 떠도는 부나방

일반인 남성들은 호빠에서 일하는 남성들에게 일종의 ‘경외심’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미래의 비전 등은 논외로 치더라도 일단은 매일 밤을 더할 수 없이 화려하게 보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들과 노는 것이 곧 돈을 버는 것이니 여자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쑥맥인 남성들에게 호빠 선수들은 거의 ‘사부’에 가까운 존재일 수도 있다.

거기다 명품시계와 명품 양복, 그리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그들을 보면 그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호빠 선수들은 일반 남성들보다 화려하게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들의 속내도 그럴까. 그들 스스로도 자신의 삶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매일 밤을 그렇게 즐기고만 있는 것일까. 취재진은 직접 호빠 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리얼스토리’를 엿들을 수 있었다.


김씨…“얼마간 성실히 생활하다가도 다시 방탕한 생활로 접어든다”
이씨…“외모로 사람 판단하고 인격까지 판단하는 모습 정말 싫어”


사실 호빠 선수들은 자신들의 삶을 ‘노가다보다 더 힘들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노가다야 몸만 피곤하고 힘들면 그만이지만 호빠의 선수들은 몸과 마음이 전부 힘들다고 한다. 특히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고, 더 나아가 사람을 ‘돈’으로 보는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인간적인 회의까지 들 정도라고 한다.

호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최종적인 목표는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벌어 하루빨리 화류계를 떠나는 것이다. 그것은 선수 생활이 죽기보다 싫다는 것이고 그것만으로는 인생의 비전을 찾기가 힘들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선수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같다?



물론 선수 생활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부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거의가 초보자이거나 초보자 티를 약간 벗었을 때다. 한창 물이 오를 때에는 매일 밤이 신나고 매 순간이 즐겁다고 한다. 술, 여자, 그리고 돈과 섹스. 남성이 즐길 수 있는 것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이쪽 바닥의 생리를 알았을 때 남는 것은 마음의 상처와 점점 술로 피폐해지는 몸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서서히 선수 생활에 회의가 들기 시작하고 ‘정신 차린’ 선수들은 자신의 생활을 보다 현명하게 꾸려나가려고 노력하면서 ‘노는 것의 프로’가 아니라 ‘삶의 프로’가 되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는다고 한다. 외국어 공부도 하고 돈도 모아가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는다는 것이다.

금의환향 사람은
1%에 불과할 뿐

그러나 더욱 그들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이런 결심들이 수포로 돌아갈 때다. 자신의 나약한 의지 때문에 혹은 주변의 유혹 때문에 또는 여자들에게 빠져 애초의 ‘초심’을 잃어버리고 또다시 방탕한 세월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그러한 생활에 대한 회의가 점점 심해지고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자신의 모습이 점점 더 싫어진다고 한다.

호빠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모(23)씨는 “가만 보면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듯하다. 벗어나고 싶어서 노력을 해도 언젠가 다시 되돌아보면 역시나 그 자리다. 돈이 조금 모이는 듯하다가도 다시 눈이 녹듯 없어지고 통장 잔고를 올리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다.

얼마간은 성실하게 생활하다가도 다시 방탕한 생활로 접어든다. 정말이지 이 생활을 벗어나지 않고는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어 “하지만 이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 생활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돈을 모아야 이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을 텐데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 안 된다는 얘기다”라고 푸념했다.

또 “주변의 환경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란 사실을 이제야 새삼 느끼는 듯하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실제 환경이 그것을 받혀주지 않으면 많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선수들은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적어야 500만원에서 많게는 한 달에 1000만원을 돌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쓰게 마련이다. 때로는 도박으로, 때로는 술로, 때로는 여자를 사귀면서 돈을 펑펑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무엇보다 소비 수준을 줄이기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여자를 여자로 보지 못하는 것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여성들의 위아래를 훑어보는 것만으로 그녀가 돈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를 대략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명품에 익숙하고 그것을 간파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가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전화번호에 저장되어 있는 여성들의 이름 역시 사람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된다. 선수 생활 초기에는 ‘돈을 벌겠다’는 열정과 집념이 이런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 자신이 왜 이렇게 변했나 하는 사실에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여자가 여자가 아닌
돈으로만 환산된다”

또 다른 호빠 선수 이모(24)씨는 “살아오면서 대단히 도덕적으로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특히 순수한 민간인 여성을 만날 때면 반성이 많이 되기도 한다. 그녀들은 세상을 깨끗하게 보는데 나는 그녀들을 돈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그 사람의 인격까지 판단해 버린다. 그래서 때로는 나의 이런 모습이 참으로 싫을 때가 많다. 앞으로 결혼이라는 것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자식을 낳아 제대로 키울 수는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마디로 호빠 생활이 아닌 또 다른 인생에 있어서의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자괴감에 빠진다”고 털어놨다.

강씨…“오랜 선수생활에 외로움 물씬, 해소책은 여자”
박씨…“선수들, 돈의 허상에 빠져 절망과 희망 반복”


하지만 여자는 그들의 ‘운명’이기도 하다. 여자가 없으면 돈도 벌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길러낸다. 싫은 여성, 진상여성, 때로 사회에서 만났으면 한번 흠씬 두들겨 패주고 만나지 않을 것 같은 여성도 선수들은 늘 웃으면서 대해야 한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선수들에게는 ‘여자’도 넘어서기 힘든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들은 애초에 일을 시작할 때부터 여자에 관한한 철저할 정도의 교육을 받는다.

특히 여자와의 동거는 그들의 일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들이 처음에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이유로 인해 호빠 생활을 하도록 놔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질투심이 강해지고 그로 인해 호빠 생활 자체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선수들은 ‘일은 일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여성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러다 보면 싸움이 잦아지고 일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는 것. 더욱 중요한 것은 돈이 엮이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는 사실이다. 동거라도 할 경우에는 나중에 다시 집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돈이 많이 깨지는 것은 당연한 일. 여자로 인한 피해도 선수들을 괴롭히는 것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호빠 선수 강모(23)씨는 “젊은 나이에 여자를 사귀지 않을 수도 없고 나도 사람인데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리도 없지 않나.

그럴 경우 그것을 가장 빨리 해소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자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강씨는 이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나중에 결국 격하게 싸우고 피해입고 헤어지게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곧 망각한다는 사실이다. 세월이 흘러 다시 외로움이 쌓이게 되면 과거의 일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다시 여자를 사귄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민간인 여성 사귀다가
큰 상처 받는 경우도


때로는 민간인 여성을 사귀다가 큰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랑을 이뤄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결국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화류계’란 것이 마치 자신에게 찍힌 ‘주홍글씨’처럼 여겨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은퇴한 호빠선수 박모(25)씨는 “호빠선수를 해서 돈 벌어 나가고 또 다른 인생의 비전을 찾아나가는 경우는 1%에 불과하다. 그만큼 금의환향해서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은 정말 힘들다.

중요한 것은 지금 벌고 있는 돈 모두가 다 ‘허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 심하게 얘기하면 그 돈은 없는 돈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어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금도 돈의 허상에 빠져서 절망과 희망을 반복한다. 나 역시도 그런 ‘허상의 게임’에서 졌고 호빠 생활을 접으면서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런데 이런 충고를 해도 그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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