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기획사 대표 A씨, 외주제작사 대표 B씨와 멱살 잡은 사연

2009.07.21 09:56:02 호수 0호

출연료 줄거야~ 말거야~

거듭되는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중소 매니지먼트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매니지먼트사들은 연기자의 캐스팅, 모델 섭외 및 관리를 하며 연기자와 수익을 나눠 갖는 형태로 매출을 올린다. 당연히 연기자 출연료는 매니지먼트사 수입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제대로 지급되지 않으면 매니지먼트사의 재정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경제위기로 지상파 방송 3사가 드라마 편수를 줄이면서 가뜩이나 배우, 매니지먼트사의 일거리가 줄어들었고 드라마 출연료마저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상태다. 출연료마저 제대로 지급되지 않자 매니지먼트사들은 하루하루 연기자를 촬영장으로 보내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탤런트 L양 출연료 입금 안돼, 소속사 대표 유용 오해
소속사 대표, L양 앞에서 외주제작사 대표 멱살 잡아
출연료 미지급 사태 늘면서 중소 매니지먼트사 ‘휘청’
 배우들 다른 작품에도 캐스팅 되지 않을까 봐 ‘쉬쉬’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탤런트 L양은 며칠 전 소속사 대표 A씨를 찾아 “오는 10월 계약이 끝나면 소속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L양의 발언에 당황한 A씨가 이유를 묻자 L양의 대답은 “왜 출연료가 입금이 되지 않느냐”는 것.
L양은 외주제작사에서 드라마 출연료가 들어올 날짜가 지났는데도 본인의 통장에 입금이 되질 않자 소속사 대표가 유용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당신 때문에 배우가
나 의심해”

이에 화가난 A씨는 L양을 데리고 외주제작사를 찾아, L양이 보는 앞에서 외주제작사 대표 B씨의 멱살을 잡으며 “당신 때문에 우리 소속사 배우가 나를 의심하고 있다”며 “도대체 언제 출연료를 줄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에 따르면 탤런트 L양이 올해 초 출연한 드라마의 출연료가 아직도 입금이 되질 않고 있다.

A씨는 “드라마 제작 초기부터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말썽이 있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일부 선입금을 하는 게 관례인데 외주제작사 대표 B씨가 ‘조금만 기다려라 방송이 시작되면 광고도 많이 붙을 테고 사정이 좋아질 것이다’라며 입금 날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세 번씩이나 약속을 어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누구에게 말도 못 한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심각한 것은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기불황에 배우들의 출연료 미지급이 해당 배우의 소속사 경영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드라마 제작사에서 출연료를 미지급해 회사 직원들의 월급지급도 미뤄지고 있다”며 “도대체 언제쯤 출연료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A씨는 이어 “아무리 드라마 인기가 좋으면 뭐하나. 배우들이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출연료는 한 푼도 못 받았는데”라며 “출연료 미지급은 많은 매니지먼트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또 “배우의 작품이 결정돼도 요즘은 출연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반갑지 않다. 대다수 소속사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렇듯 중소 매니지먼트사는 현재 경제불황으로 회생하기 힘든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성적으로 퍼진
출연료 미지급

탤런트 L양은 “아무리 비중이 작다고는 하나 방송되는 동안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에 출연료도 무시 못 할 액수인데 출연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드라마에 출연했던 소속사 대표들이 법무팀을 구성,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제작사에 수입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출연료를 지급하기로 해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관행은 이미 만성적으로 퍼져있는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1월 종영한 SBS 금요드라마 <아들 찾아 삼만리> 출연진들은 드라마 제작사인 수앤영을 상대로 “미지급 출연료를 달라”며 같은 해 8월1일 ‘출연료 지급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008년 5월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쩐의 전쟁>의 박신양 역시 출연료 미지급금을 달라며 이김프로덕션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박신양은 <쩐의 전쟁>의 번외편 4회 방영분 출연료 6억2000만원 중 3억4100만원을 1년이 넘도록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다. SBS 드라마 <온에어>의 외주제작사인 케이드림 역시 스태프에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2008년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화제의 드라마 MBC <이산>과 <태왕사신기> 역시 출연 배우들의 출연료 미지급으로 문제가 됐다.
그렇다면 드라마 제작사의 배우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이는 외주 제작사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출연하는 스타, 드라마를 편성하는 방송사 모두 공동의 책임을 안고 있다.

물론 1차 책임은 외주제작사에 있다. 제작비 여건을 고려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톱스타 캐스팅에 열을 올렸고 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금의 제작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치열한 캐스팅 전쟁이
몸값 올려

외주제작사 간의 치열한 캐스팅 경쟁이 스스로 ‘제 목 조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외주제작사들은 드라마 제작에 먼저 돈을 쓰고 결국 출연료를 제때 충당하지 못해 배우들에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톱스타에게 먼저 출연료를 지급한다 치더라도 스태프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드라마 제작사 한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끼리도 경쟁이 붙어서 배우 몸값이 하늘까지 치솟고 있다. 어느 한 신생 제작사의 대표는 돈에 눌려 죽은 경우도 있다”며 스타캐스팅 문제가 결국 드라마 제작 여건의 어려움으로 직결된다고 스스로도 인정한 바 있다.
스타들 스스로가 자초한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다른 출연자들 혹은 자신과 비슷한 급의 스타들만큼의 대우를 요구하는 배우들이 상당수다. 이 같은 스타들의 요구에 제작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몸값 높은 배우들을 출연시킬 수밖에 없다.

방송사와 제작사의 불공정한 수익배분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드라마로 인한 광고 수익이 높아도 계약구조가 방송사에 유리해 제작사들은 적자에 시달리기 쉽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방송사와 제작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연기자들은 어디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도 괜히 나섰다가 다른 작품에도 캐스팅되지 않을까 봐 항변 한마디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일련의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외주제작사, 배우, 방송사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요한 한 축인 매니지먼트사들이 무너지면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 방송사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니지먼트사들의 위기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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