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과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 가방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8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핵심 쟁점이었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선고했던 1심 판결을 뒤집고,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계좌 제공을 넘어 통정매매 등에 직접 관여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라프 목걸이 한 개 몰수 및 2094만원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던 1심보다 크게 무거워진 형량이나,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15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판결이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이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김 여사가 시세조종 세력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20억원 규모”이라며 “주의 계좌와 자금을 맡기고 수익의 40%를 공유하기로 한 것은 단순한 투자 목적을 넘어선 것”이라며 “주가조작 세력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주가 상승의 대가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블랙펄인베스트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계좌를 관리한 곳이다.
특히 1심이 ‘역할 분담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법리 오인의 잘못이 있다. 시세조종 범행은 일정 기간 계속된 범죄로 봐야 하고 공소시효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해진 시점에 주식을 매도한 행위 등을 ‘통정매매’로 규정하며, 김 여사를 단순 조력자인 방조범을 넘어 범행의 본질적 기여를 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통정매매는 주식 거래에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시간을 미리 짜고, 같은 시기에 서로 주식을 매도·매수해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미는 불법 주가 조작 행위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 고가의 금품을 수수한 알선수재 혐의 역시 1심보다 유죄 범위가 넓어졌다. 1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수수한 금품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취임 전인 2022년 4월에 받은 첫 번째 샤넬 가방 역시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방을 전달받을 당시 이미 정부의 협조를 구하려는 의사가 존재했고, 피고인 역시 이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친분 관계 형성을 위한 선물로 보기 어렵고, 비밀 전화번호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 등은 청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실시가 명씨의 영업활동 일환으로 보이고, 피고인 부부가 직접적인 재산상 이익을 봤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전달된 여론조사와 김 전 의원의 공천 사이의 연관성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시세조종 행위는 경제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이며,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통령 배우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그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범행에 이른 점도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김 여사 측은 이번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3대 혐의 중 알선수재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주가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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