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석운 작가의 개인전 ‘FIGURE SCENES’이 서울 종로구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최석운이 수십 년간 천착해 온 ‘인물 중심의 서사’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정서적 풍경으로 통합되는 새로운 시각적 지평을 선보이는 자리다.
최석운은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예술적 대상으로 치환하며 화면에 조형적 긴장감과 특유의 정서를 그려왔다. 최근에는 피겨(정밀 모형)를 모티브로 현대인 본연의 모습을 정적인 화면으로 재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낯설게
최석운은 야심 차게 준비했던 개인전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허무하게 막 내린 후, 전남 해남의 작은 섬 임하도에서 1년여 동안 머물렀다. 고립된 섬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익숙했던 것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이어진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피렌체 여행의 찬란한 풍경은 결정적인 변화를 안겨줬다.
‘당신은 왜 풍경을 그리지 않느냐’는 지인의 질문이 비로소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최석운의 시선은 인간을 바라보던 시야를 넘어 광활한 풍경과 그 속에 녹아든 존재의 본질로 확장됐다.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피겨(Figure)다. 실재하는 대상의 외형을 본떴으나 생명력이 거세된 존재를 은유한다. 최석운은 이번 신작에서 인물을 이전보다 더욱 뻣뻣하고 조형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현대 사회 속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객관적이면서도 생경하게 응시했다.
팬데믹 이후 임하도행
이탈리아 여행 후 변화
캔버스 위 인물은 살아 움직이는 듯하면서도 박제된 듯한 모순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며, 사실을 닮았으나 사실이 아닌 그 ‘어중간한 자리’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조형적 재구성은 관람객에게 인간의 실체를 더 선명하게, 혹은 더 낯설게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인물을 풍경의 부속물로 두지 않고 풍경 자체가 인물이 되고 인물이 다시 풍경으로 치환되는 순환적 구조를 통해 우리 시대의 정직한 자화상을 그려낸다.
작가가 포착한 ‘장면(Scenes)들’은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과 집요한 관찰의 기록이다. 자전거 여행 중 만난 리포터에게 얻은 낯선 영감을 표현한 ‘섬진강’, 20년 동안 같은 길을 오가면서도 미처 눈에 담지 못했던 길가의 꽃을 그린 ‘모란 꽃밭에서’는 오래 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을 증명한다.
유기견 구조 에피소드를 다룬 ‘Vacances’ 연작은 화려한 돗자리 위에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개들을 통해 인간의 책임과 공존의 의미를 에둘러 묻는 작품이다. 작가 내면의 불안을 시각화한 ‘발코니’는 정적인 배치 속에 흐르는 미묘한 위트를 통해 현대인의 보편적인 심리적 긴장감을 건드린다.
선명하게
호리아트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진실된 현장을 공유하며 관람객에게 삶을 긍정하는 따뜻한 해학의 힘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 달 2일까지. ⓒ자료·사진= 호리아트스페이스
<jsjang@ilyosisa.co.kr>
[최석운은?]
▲학력
부산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원 석사 과정
▲개인전
갤러리 나우(2025)
가람화랑(2023),
국립중앙도서관(2011)
금호미술관(1993) 외 다수
▲그룹전
전남도립미술관(2021)
부산시립미술관(2021)
제주도립미술관(2017)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