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구매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가구가 파손됐는데도 업체가 교환을 거부했다는 소비자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지난 20일 ‘해결 못해 주는 한국소비자원…힘 없는 쪽만 피해 보는 거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 거주하는 작성자 A씨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말문을 텄다.
A씨에 따르면 지난 7일 수원의 한 업체로부터 식탁 세트를 구매했고, 사용 5일 만에 의자 다리가 부러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호두나무로 제작돼 일부러 물리적 충격을 가하지 않는 이상 부러질 리 없다”며 교환·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업체 측은 ‘정상 제품을 발송했고 하자 검수도 마쳤기 때문에 A/S를 못 해준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해당 의자는 초등학교 3학년 딸과 남편이 식사할 때 사용했을 뿐, 무리하게 하중을 가하거나 넘어뜨린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상황이 너무 황당하고, 나무 특성상 육안으로 구분되지 않는 크랙이 있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자기네 제품엔 이상이 없다고 확신하는지 의문”이라며 “100만원 넘게 주고 산 제품이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금액도 아니”라고 말했다.
함께 공유한 사진엔 의자 등받이와 뒷다리 연결 부위의 나무가 갈라진 모습이 담겼다.
그는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도 신청했지만, 이후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플랫폼 측으로부터 “판매자가 환불을 강경하게 거부하고 있어 처리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A씨는 “저희가 충격을 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데 집 내부에 CCTV가 있지도 않다”며 “힘 없는 소비자는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선 소비자원의 제도가 권고와 조정 중심이기 때문에 강제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당사자가 분쟁조정 결과를 수락하면 법적 효력이 생기지만,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불성립으로 절차가 종료돼 사업자가 버티기할 경우 소송으로 넘어가야 한다.
일각에선 책임이 인정된 뒤에도 제조사 측이 배상을 미루거나 버티면 피해 구제가 제자리걸음이 되는 만큼, 생산물배상책임보험(PL보험)의 보급 확대를 통해 유사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대안도 제기된다.
현재 PL보험은 지자체 농산물가공센터 이용자 등 일부 영역 외엔 전반적으로 자율 가입 성격이 강해, 영세업자의 경우 보험료 부담 등을 이유로 가입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사각지대를 정책적으로 보완하면 제조사도 하자 발생 시 교환·환불 등 배상에 필요한 재원을 보다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고, 소비자 피해 구제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2017년 보고서에서 PL보험이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기업의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적용 범위 확대, 의무화 등 가입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안한 바 있다.
실제로 당시 국내 소비자 12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5%가 모든 제조물에 대한 PL보험 가입 의무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반대는 10.5%에 그쳤다.
‘PL보험 가입 의무화가 소비자 권익 보호와 제조물 안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88.3%(매우 도움 됨 33.6%, 어느 정도 도움 됨 54.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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