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도주 혐의를 받는 배우 이재룡(62)이 초기 진술을 번복하고 결국 음주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재룡 측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7일 경찰에 “사고 전 소주 4잔을 마셨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체포 직후 “사고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사고 이후 지인의 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했던 기존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재룡은 지난 6일 오후 11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당시 충격으로 중앙분리대 수십미터가 파손됐으나, 이재룡 측은 “중앙분리대에 살짝 접촉한 줄로만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고 약 3시간 뒤 지인의 집에 머물던 이재룡을 검거했다. 당시 측정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재룡은 파출소 임의 동행 과정에서 음주 운전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운전대는 잡았지만 술은 사고가 난 뒤 지인의 집에서 마셨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이재룡의 초기 대응은 가수 김호중 사태로 공분을 샀던 ‘술타기 수법’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술타기란 음주 사고 후 현장을 떠나 추가로 술을 마심으로써,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방해하고 음주 시점을 교란하는 행위다. 법조계에선 사고 후 음주 행위가 입증될 경우, 운전 시점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하기 어려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는 허점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이재룡의 주취 관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3년 강남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내 면허가 취소된 바 있으며, 2019년에는 술에 취해 볼링장 입간판을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과거 음주 운전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운전대를 잡고, 사고 후 미조치와 거짓 해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대중의 실망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그가 음주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신체 조건과 음주량, 시간 등을 고려해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할 계획”이라며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고 전후 행적을 명확히 확인한 뒤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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