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시장이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라이더 근로자 추정제 시행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배달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됐던 외식 창업 지형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배달의 편의가 당연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 비용과 제도의 벽 앞에서 재계산을 요구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라이더가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최저임금과 4대보험, 주휴수당, 퇴직금 등 고정비가 구조적으로 상승한다. 플랫폼 비용이 오르면 그 부담은 결국 점주의 이익률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배달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제는 매출이 아니라 구조를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담 누적
특히 객단가가 낮고 회전율에 의존하는 업종일수록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노출 경쟁, 할인 쿠폰, 리뷰 관리 비용까지 더해진 구조 위에 추가 비용이 얹히면 손익분기점은 빠르게 흔들린다. 시장은 ‘배달이 전부였던 모델은 여전히 유효하느냐’고 묻고 있다. 이 변화의 최전선에서 주목받는 사례가 치킨 프랜차이즈 덤브치킨이다.
덤브치킨은 처음부터 배달 의존도를 낮춘 테이크아웃 중심 모델로 설계됐다. 전체 매출의 약 70%가 포장에서 발생하고, 배달은 20% 내외에 그친다. 배달 역시 고객 부담 구조로 운영해 플랫폼 비용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했다. 이 전략은 단순히 배달을 줄인 것이 아니라 매장 구조를 재설계한 결과다.
포장 중심 매장은 홀 좌석을 최소화하고 동선을 짧게 가져가며 조리 공정을 단순화한다.
메뉴는 튀김 중심으로 표준화돼 숙련도 편차가 크지 않고, 인력은 소수 정예로 운영 가능하다. 배달앱 광고에 매출이 좌우되는 구조가 아니라 동네 상권의 실제 수요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근로자 추정제가 시행될 경우 배달 수수료와 대행비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이익률이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 반면 포장 중심 구조는 비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 여기에 장기 불황 속에서 배달비까지 포함된 치킨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들이 직접 포장을 선택하는 흐름으로까지 맞물린다.

덤브치킨의 1만원 초중반대 가성비 전략은 이 소비 심리와 정확히 닿아 있다. 배달 플랫폼 안에서 경쟁하는 대신 플랫폼 밖에서 수익 구조를 설계했던 선택이 지금 국면에서 다시 조명 받고 있다.
순댓국밥 업종은 야간 배달 매출 의존도가 높은 대표 업종이다. 특히 심야 시간대 배달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백선순대는 아예 배달을 하지 않는다. 다찌식 홀 운영과 포장 판매만으로 매장을 설계했다.
하루 100~150그릇 한정 판매, 당일 삶기·당일 소진 원칙, 2인 운영 구조는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 비용 통제 장치에 가깝다. 매출 상한을 설정함으로써 재고와 폐기 리스크를 줄이고 인력 변동을 최소화했다. 플랫폼 수수료와 라이더 변수에서 벗어나는 대신 회전율과 객단가 설계로 수익을 만든다. 100그릇×1만5000원이라는 공식은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라이더 근로자 추정제 시행 가시권
배달 중심 창업 대신 ‘구조형 모델’
여기에 잔술, 포장 김치 등 보조 매출이 더해지면 일 매출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매출을 무한정 키우기보다 일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반복하는 모델이다. 근로자 추정제가 시행되면 야간 배달 중심 모델은 비용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백선순대는 애초에 그 시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대신 동일 포맷을 복제하는 셀 확장 전략으로 다점포 수익을 쌓는다.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정확히’라는 전략이 불확실성 시대의 방어막이 되고 있다.
커피 시장도 변화의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백억커피는 초기 배달 판매 비중이 70% 선까지 올라갔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구조가 바뀌었다. 현재는 홀과 배달이 균형을 이루는 매장이 늘었고, 최근에는 홀 위주의 매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심가 상권 홀 위주의 매장이 속속 입점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점심시간과 낮 시간 매출의 증가다. 먹을거리와 디저트 라인업이 강화되면서 커피만이 아니라 간단한 식사와 디저트를 함께 소비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시네마·휴게소 콘셉트와 간편 식사형 메뉴 구성이 점심 수요를 흡수하면서, 매출이 출근·오후 시간대에만 쏠리지 않고 점심과 저녁 시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구조는 의미가 크다. 커피 매장은 통상 특정 시간대에 매출이 집중되기 쉽다. 그러나 낮 시간과 식사 시간 매출이 늘어나면 하루 매출의 분산 효과가 발생하고, 인력 운영도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근로자 추정제로 배달 환경이 불안정해질 경우, 배달뿐 아니라 홀·테이크아웃, 점심과 낮 시간 매출까지 균형을 갖춘 모델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 이런 구조를 기반으로 백억커피는 매장당 월평균 매출 약 3900만원, 체인점주 순이익률 20% 이상, 다점포율 23% 수준을 기록하며 중저가 커피 브랜드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할 수 있었다.
홀과 테이크아웃 판매 비율이 50% 선에 달하며, 이 비중만으로도 중저가 커피숍의 평균 매출과 맞먹는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 추정제 시행을 앞두고 매출 채널이 균형을 이루는지, 상권에 홀·포장 수요가 존재하는지, 본사가 제도 변화에 맞춰 구조를 조정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조 조정
그러나 답은 단순하지 않다. 가성비와 동선 효율, 한정 판매와 품질 규율, 낮과 점심까지 포함하는 복합 매출 구조처럼 각 브랜드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성공 브랜드의 공통점은 유행이 아니라 시스템에 기반했다는 점이다. 2026년 외식 창업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근로자 추정제는 위기이자 기회다. 살아남는 브랜드는 이미 비용과 매출의 구조를 다시 짜고 있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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