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지난달 길거리에서 발견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의 반려견 2마리를 입양자가 가짜 부고장까지 작성해 유기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가짜 부고장 속에 진실!!!!!! 화남 주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달 7일 당근마켓을 통해 충남 아산 방축동 인근 길거리를 배회하던 휘핏 하운드 두 마리를 구조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발견 당시 강아지들은 옷과 하네스를 착용하고 있어 단순 유실이나 유기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구조에 나섰고, 이후 주인으로 추정되는 B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대화를 해보니 ‘암 투병 중인 원주인이 사망해 급하게 이동 중 문단속을 소홀하게 해 아이들이 나갔다’고 말했다”며 “믿겨지지 않았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유권 포기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강아지들의 심각한 건강 상태였다. 구조 당시 두 마리의 몸무게는 각각 5.8kg, 10.3kg에 불과했다. 하운드 견종이 본래 날씬한 편임을 감안하더라도 비정상적인 상태였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두 강아지는 갈비뼈와 척추뼈가 뚜렷이 드러날 정도로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아이들이 너무 말라있었고 심각했다. 설사를 하면서도 사료를 먹고 있었다”면서 “(처음에는) 노견인가 싶었고, 질환이 있어 버려졌나 하면서도 무조건 먹이고 또 먹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12일,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졌다. A씨가 강아지들의 ‘원주인’인 C씨와 연락이 닿으면서다. B씨의 주장대로면 사망했어야 할 원주인이 멀쩡히 살아있었던 것이다.
확인 결과, C씨는 지난달 5일 경기 평택에서 아산으로 책임비 15만원을 받고 B씨에게 강아지를 입양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미성년자 시절 남자친구와 동거하다 이별하게 됐고, 경제적 능력 부족으로 강아지들을 제대로 먹이지 못해 입양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A씨는 정황상 B씨가 15만원을 주고 강아지들을 데려왔으나,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고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고의로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원주인 사망’이라는 거짓 부고와 스토리를 꾸며낸 것으로 추정된다.
A씨가 게시글 댓글에 링크로 공개한 강아지 분양 카페 게시물을 통해 원주인 C씨의 입장도 확인됐다. C씨는 해당 글에서 “개인적인 상황이 안 좋아져 아이들을 입양 보내려고 알아보던 중 계속 연락을 해오는 사람이 있어 가족 구성원, 거주지 등을 확인한 뒤 긴 고민 끝에 입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양 과정에서부터 석연치 않은 정황이 있었다. C씨 주장에 따르면 B씨는 직접 강아지를 데리러 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심부름’ 형태로 강아지를 픽업하게 했다. 이후 B씨는 매일 강아지 사진을 보내며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시켰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 사진들은 임시 보호자와 구조자인 A씨가 보낸 것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었다.
심지어 B씨는 A씨가 강아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방문한 영수증 사진을 C씨에게 보내며 “병원 다녀왔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4인 가구에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혼자 원룸에 살고 있었다”는 C씨는 “저를 자기 친구라고 소개하고는 암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했다는데, 저는 잘 살아있고 암에 걸린 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저도 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처음부터 키울 생각이 없으면서 왜 데려간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C씨는 현재 B씨에게 연락 수단을 차단당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의 유기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10조는 ‘누구든지 동물을 유기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97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해당 사건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 유기를 넘어선 방치에 의한 학대 가능성이다.
동불보호법 제10조 2항은 동물에게 적절한 사료와 물을 제공하지 않았거나 질병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방치해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구조 당시 두 마리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C씨의 사육 기간 중 방치 행위와 B씨의 유기 행위 모두 학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동물학대로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훨씬 무거울 처벌이 적용될 수 있다.
A씨는 “결국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돈이 없어 아이들을 굶긴 원주인은 15만원에 아이들을 보내고, 돈을 주고 산 사람은 상태가 나쁘니 가짜 부고장까지 만들어 유기한 걸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 강아지는 A씨가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 덕에 대략 5kg가량 증량에 성공했으며,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상태다.
그는 “이제는 눈치 보지 않는 강아지가 됐고, 하운드의 멋짐도 장착됐다”며 “아이들은 저희 집에서 케어하며 구조단체 소속이 돼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 사람(B씨와 C씨) 다 고발 진행 중이다. 대화 내용, 사진, 녹음 등 증거들이 차고 넘친다”며 “사건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짜 부고장은 상상도 못했다” “너무 충격적이다” “강아지 살려주셔서 감사하다” “능력이 안 되면 키우지 말아야지” “아이들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좋은 일해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