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상처는 사적이지 않다

2025.12.22 10:09:14 호수 1563호

정찬영 / 잠비 / 2만2000원

“대통령이 느닷없이 TV에 나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떠들잖아요. 날벼락이었어요. 아들의 희생으로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인데(…). 5·18이 다시 일어난 것만 같았어요. 계엄이라고 하면 그날(5월27일) 아침이 생각나요. 오메! 도청 앞에서 사람 다 죽여 놓고 즈그가 승리했다고 군홧발 쾅쾅 울리면서 군가 부르던 기억이 떠올라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등장인물 ‘동호’의 모티브가 된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님은 2024년 12월3일 계엄 선포 후, 저자와 통화하며 이런 심정을 토로했다.

실제로,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중에 트라우마 재경험을 호소한 이는 한둘이 아니었다. 무려 45년이 지난 일임에도 그들에게 국가 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대체 손에 잡히지조차 않고 측정마저 불가능한 이 상처는 왜 이토록 오랫동안 그들을, 또 우리를 괴롭히는 것일까? 이 책은 바로 이 지난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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