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커닝 대결 연고전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연세대의 시험 과정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담당 교수는 발뺌하는 학생에 대해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공지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부 과목으로 개설된 2025년 1학기 ‘자연어(NLP)처리와 챗지피티(ChatGPT)’ 과목의 지난달 15일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수백명 규모의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자수하라”
지난달 29일 담당 교수는 “영상 확인 중 부정행위를 하는 모습이 매우 다수 확인됐다”며 “최소한의 부정행위 방지 차원에서 시험을 진행했는데 부정행위로 인해 다른 학생이 피해 보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어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자는 조교의 의견이 있어 이번 주 금요일(지난달 31일)까지 자수하는 학생에 한해서는 중간고사 성적만 0점처리 하겠다”면서 “자수의 기회를 줬음에도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에 나와 있는 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 이번에 부정행위와 끝장을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행위 ▲주기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부분을 응시하는 행위 ▲화면의 창·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변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촬영 화면을 잘라 다른 프로그램을 안 보이게 띄워 놓는 행위 등의 부정행위를 확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기말고사 때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대면 시험도 고려하겠다고 알렸다.
해당 과목은 600명 정원의 대형 강의로 동영상 콘텐츠로 학기가 진행되고 있다. 학기 초 500명 정원으로 개설됐으나 수강신청을 한 인원이 700명이 넘어섰고 학교 측은 해당 과목의 정원을 한 차례 100명 증원했다.
연세대 AI 중간고사
집단 부정행위 발생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연세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자연어 치팅했는지 양심껏 투표해 보자’는 게시글을 올라왔는데, 현재까지 194명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풀었다’는 응답은 167명에 그쳤다.
다만 해당 투표는 실제 해당 과목 수강 여부와 무관하게 참여할 수 있어 수치가 현실보다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고려대에서도 지난달 25일 진행된 교양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문제를 공유하며 답안을 주고받은 사실이 학생 제보를 통해 밝혀졌다.
해당 시험은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등 부정행위 방지 장치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이 강의는 약 1400명이 수강하는 대형 온라인 강좌로, 부정행위가 발생한 오픈채팅방에는 500명가량이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채팅방은 시험 이전부터 수강생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로 운영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의 교수는 지난달 27일 공지를 통해 “명문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의를 해주신 교수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부정행위를 묵과할 수 없으므로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고려대도 답안 공유
교수는 “큰 충격”
‘머리들 좋네’<ssjj****> ‘온라인 비대면 시험 자체가 말이 안 되지’<xeno****> ‘이런 도덕적 관념 없는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도 역시 도움이 될 자는 아닌 듯 싶습니다’<kich****> ‘이러면 학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데’<az41****> ‘얼마나 티 안 나게 쓰는지가 평가 항목?’<aoo5****>
‘등록금은 많이 받으면서 거대한 수강생들 받으려고 온라인 수업으로 하니까 이런 부정이 생길 수밖에 없지! 한 강의에 500명, 600명씩 듣는다는 게 정말 놀랍다’<koni****> ‘이 학교들은 더 이상 명문대가 아니다’<lows****> ‘공부 좀 한다하는 애들이 왜 그랬을까?’<hoho****>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수준은 아직 한참 멀었다’<epic****>
‘과연 반성은 할까? 재수 없게 걸렸다고 툴툴거리면서 내부 제보자 수색에 나서겠지’<4750****> ‘커닝도 연고전·고연전이네’<4750****> ‘지성은 개나 줘라’<didi****> ‘SKY를 꿈꾸면서 지금까지 공부해온 학생들에게 이런 세계가 있다면 누가 과연 서울·연·고대를 인정하겠는가?’<ilai****> ‘대학에서 커닝은 오래된 전통이다’<seo9****>
‘시대는 빠르게 발전하는데 퇴보하는 대학의 문제다. 대학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지금 뭘 가르치고 있는지?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지 오래고, 교수들도 자리만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gjk4****> ‘전국의 모든 대학 전수조사 해야 한다’<java****> ‘부정행위는 당연히 잘못이고 처벌하면 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만큼 문제 방향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답안지가 옆에 있는데 처벌로 막으면서 지나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junh****>
전면 무효
‘학비가 얼만데 코로나 이후 툭하면 비대면 수업·시험’<bess****> ‘감당이 안 되면 입학 정원을 줄여서라도 양질의 진정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hiru****> ‘공부할 때는 AI의 도움을 받되, 그걸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쓰도록, 무조건 대면시험으로 손 글씨로 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단순 리포트 제출도, 발표 ppt 작성도 AI를 써서 했니 안 했니 말이 많으니 그런 과제 대신 토론을 한다든가 강의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lite****>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단 커닝’ 서울대는?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되자 서울대도 고민 중이다.
서울대는 10월21일 학부생을 대상으로 ‘챗GPT로 숙제해도 될까요’라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서울대는 이번 사태를 고려한 듯 행사 공지문에 서울대는 행사 공지문을 통해 ‘학생들의 AI 활용 과제 수행에서 나타나는 학업 진실성 문제’ 등을 쟁점으로 들었다.
아울러 올해 2학기인 지난 9월부터는 ‘지속 가능한 AI리더십’ 교과 인증 과정을 개설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인증 과정에는 ▲현대사회와 윤리 ▲과학기술과 사회정의 ▲데이터와 기술문화 ▲인공지능과 데이터 윤리 등 6개 강의가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