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갤러리 ‘봄’에서 박경작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박경작이 2019년 이후 6년 만에 작품을 선보이는 개인전 ‘시차’는 봄에서의 첫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감각적 현상 너머의 실재를 탐구하는 신작 회화를 소개한다.

박경작은 6년 만에 진행하는 개인전 ‘시차’에서 불안함과 숭고함이 공존하는 흑백의 풍경을 선보인다. 이 풍경은 삶의 한계와 존재의 근원 사이에 존재하는 시차에 대해 숙고하게끔 한다.
검은 세상
온 세상이 검다. 윤곽만 남았을 뿐 그저 검고 또 검다. 어디를 봐도 검기에 어디로 발을 내디뎌야 할지조차 알 수 없다. 코와 귀가 있으나 아무 냄새도 없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니 무용지물일 뿐이다. 검은색은 이런 것이다.
감각이 무화된 어두운 세상을 발밑에 둔 하늘은 놀랍도록 장엄하다. 흰색이지만 노란색이며 붉은색이고 동시에 초록색이다. 검게 물든 세속을 정화하고자 휘황한 빛을 발하는 듯하다. 이처럼 깊은 어둠과 눈부신 광휘의 더없이 현격한 대비 앞에서 일종의 역전된 시차를 감지한다.
어둠은 빛을 더욱 깊게 만들고 빛은 어둠을 한층 짙게 만든다. 박경작은 이런 대비의 세계 속에서 회화를 진리의 매개체로 이해한다. 그에게 회화는 감각의 불완전함 너머에 있는 본질적 질서를 드러내는 하나의 통로다.
빛과 어둠 사이 통로
본질적 질서 드러내
그 통로는 언제나 빛과 어둠의 대립 사이에 존재한다. 이 대립은 단순한 색채의 대비가 아니라 유한함과 무한함의 충돌과 엉킴 같은 것이다. 이것은 종말의 장면도, 구원의 약속도 아니다. 검은 땅과 빛나는 하늘은 서로를 삼키지 않으며 긴장 속에 공존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논리보다 침묵을, 설명보다 감응을 요구한다. 관람객은 보는 자에서 응답하는 자로 이동하며 각자의 시간과 경험 속에서 빛과 어둠 사이를 통과하게 된다. 유일자의 전언이 아니라 단독자의 경험으로, 박경작의 회화 안에서 진리는 이렇게 시차적으로 드러난다.
시차를 통해 존재의 실재를 향해 나아가는 역설의 여정인 셈이다.
긴장의 공존
봄 관계자는 “어쩌면 끝내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모든 빛은 스스로를 소진하며 어둠 속으로 스며들고, 모든 어둠은 그 안에서 미세한 빛으로 깨어난다. 그 경계 위에서 세계는 잠시 멈추고 존재는 한순간 투명해진다. 그의 회화는 그 전환의 찰나를 응시하고 소회한다. 가깝지만 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jsjang@ilyosisa.co.kr>
[박경작은?]
▲학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수료(201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학사 졸업(2008)
▲개인전
‘보이드’ 갤러리 그리다(2019)
‘검은 풍경’ 갤러리 포월스(2018)
‘박경작’ 카페우민(2016)
‘침묵의 회화’ 갤러리 도스(2015)
‘신성한 시간’ 갤러리 그리다(2013)
‘지금에 있다’ 키미아트(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