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구본호 연계 ‘오하임앤컴퍼니’ 아주 이상한 거래

2025.09.26 16:15:38 호수 1549호

40억 웃돈까지 주고 악성 미분양 매입?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스포츠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공식 수입사인 조이웍스가 인수한 조이웍스앤코(전 오하임앤컴퍼니)의 최대주주가 됐다. 일각에선 구주를 인수하는 주체들의 심상치 않은 이력에 주목했다. 최근 상장폐지 심사 중인 상장사 등에서 활동하며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조이웍스앤코는 250억원에 호카 오프라인 부문을 인수하는 내용의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오는 30일에 125억원을 1차로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이날까지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 및 사명 변경 건은 오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계획이다.

심상치 않은
인수 주체들

범LG가(家) 3세 구본호 회장과 함께 조이웍스앤코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홍역을 치룬 디에이테크놀로지(거래정지)와 이원컴포텍, 셀피글로벌(거래정지) 등에서 활동했다. 구주를 인수한 재무적 투자자(FI) 일부는 최근 조이웍스앤코가 시세보다 약 40억원을 더 주고 인수한 부동산 거래 상대방과도 엮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이웍스는 러닝화 브랜드인 ‘호카’의 국내 공식 수입사다. 조이웍스앤코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신규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조이웍스의 주력 사업인 신발·등산용품·의류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으며, 조성환 조이웍스 대표와 이문기 조이웍스 CFO 등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조이웍스앤코 인수합병(M&A)은 기존 최대주주의 구주 인수 없이 이뤄졌다. 조이웍스는 오하임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주식 전환하는 방식이다. 조이웍스는 지난 7월25일 오하임앤컴퍼니의 자기 CB(2회차) 90억원을 인수했다.


인수와 동시에 전량 주식 전환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지분 13.03%(319만0358주)를 확보했다.

부동산 매입을 통한 판매처 다각화에도 나서면서 경기도 수원시 소재 상가와 오피스텔 건물을 153억원에 매입했다. 매입한 상가를 오하임앤컴퍼니의 기존 사업인 가구 판매업과 새 최대주주인 조이웍스의 사업인 신발 및 의류 판매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하임앤컴퍼니는 해당 부동산 매입을 위해 CB 120억원을 발행했으며, 정관상 CB 발행한도를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며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오하임앤컴퍼니의 부동산 거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하임앤컴퍼니에 부동산을 매각한 제이앤에이산업개발과 FI들의 관계 때문이다.

운동화 ‘호카’ 국내 수입사 조이웍스
CB 90억 인수 후 최대주주, 경영권까지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부동산 거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하임앤컴퍼니가 시행사의 악성 미분양 물량을 떠안은 모양새가 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오하임앤컴퍼니는 해당 부동산을 직전년도 감사보고서 평가액보다 40억원가량 비싸게 매입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하임앤컴퍼니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소재 프라운트 수원의 상가 및 오피스텔 총 37호실을 153억원에 양수한다. 세부적으로 상가 15호실과 오피스텔 22호실이다. 오하임앤컴퍼니는 지난달 7일, 제이앤에이산업개발에 계약금 약 15억원을 지급했으며, 이날 잔금 138억원가량을 납입할 예정이었다.

부동산 매입금은 CB 발행을 통해서 마련했다. 다음 날인 8일 3회차 CB 120억원을 발행했다. 상상인증권,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상상인 계열 금융사들이 110억원을 납입했으며, 비에프에이가 10억원을 납입했다.

부동산 양수금 120억원은 오하임앤컴퍼니가 양수할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됐다. 상상인증권 등은 오하임앤컴퍼니가 취득할 예정인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414번지 상가 및 오피스텔 총 37개 호실’에 대해 제1순위 우선수익권을 설정하며, 한도금액은 CB 원금의 130%로 설정했다.

오하임앤컴퍼니가 양수하는 부동산은 수원역 인근 프라운트 오피스텔이다. 제이앤에이산업개발이 시행했으며, 한동건설이 시공했다. 2021년 분양에 나섰고 2023년 입주가 완료됐지만, 성적은 저조했다. 수원역 프라운트 오피스텔은 3억2000만~3억6000만원 수준에서 분양가가 형성됐다.


다만 입주 시점이던 지난 2023년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분양권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되파는 일명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실제 2022년 79.96%이던 분양률은 입주 시점인 2023년 말 67.16%로 오히려 감소하며 분양 취소 건이 발생했다.

제이앤에이산업개발은 2023년과 2024년 미분양 물량을 재고자산 및 유형자산으로 분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이앤에이산업개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분양 재고자산은 111억원이며, 2024년에는 재고자산 69억원 및 유형자산(대체) 42억원이었다.

제이앤에이산업개발은 오하임앤컴퍼니에 오피스텔 프라운트 수원을 매각하기 전에도 미분양 부동산을 담보로 상장사 지분 확보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이앤에이산업개발은 거래정지 상태인 셀피글로벌 5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 지위 확보를 시도했다.

라임 사태
그 사람들

당시 셀피글로벌은 이수미 제이앤에이산업개발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으나 유증은 지연됐고, 셀피글로벌 역시 감사 의견 거절 및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조이웍스의 오하임앤컴퍼니 M&A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 측(오하임투자조합·창업주 최인순씨) 구주를 인수한 곳은 ▲펠릭스투자조합 ▲코너스톤스 ▲에마스투자조합 ▲키웨스트투자조합1호 등이다. 에마스투자조합과 코너스톤스는 오하임앤컴퍼니가 최근 매입한 프라운트 수원의 시행사인 제이앤에이산업개발과도 연관이 있다.

에마스투자조합의 주요 출자자로는 ▲오하 ▲베셀 ▲더이엔앰(THE E&M) ▲코너스톤스 ▲판토스홀딩스 ▲조이웍스 등이 있다. ‘오하’는 현재 거래정지된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당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던 오하는 인수자금 중 30억원을 코너스톤스로부터 차입했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오하에 인수된 이후 보유하고 있던 자기 CB를 에마스투자조합에 매각했는데, 당시 에마스투자조합의 최다 출자자는 제이앤에이산업개발이었다. 오하임앤컴퍼니 M&A 및 부동산 매입 과정에 FI들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하에 디에이테크놀로지 인수 자금을 대준 코너스톤스는 지난해 제이앤에이산업개발에도 약 11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확인된다. 오하와 코너스톤스, 제이앤에이산업개발이 우호 세력으로 여러 상장사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밖에 오하는 지난 2023년 9월에 이원컴포텍의 최대주주로도 이름을 올렸다. 베셀은 오대강 오하 대표의 또 다른 법인인 에이지엘컴퍼니가 최대주주다. 더이엔엠은 베셀의 2대 주주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지난 2020년 이른바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주가조작과 경영진 횡령 등에 연루돼 라임 사태의 중심에 섰던 에스모로 인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오하가 인수한 직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며, 직전 최대주주는 에스모 출신 이종욱 대표였다.

구 창업주
손자 등장

에마스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인 판토스홀딩스는 지분 확보 직후 조합에서 탈퇴하며 보유 지분을 공시의무 이하인 5% 이하로 낮춘 것으로 확인된다. 판토스홀딩스는 범 LG가 3세 구본호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 고 구정회 창업고문의 손자다.

2000년대 투자한 종목마다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2008년 주가조작에 관여해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오하임앤컴퍼니는 FI들과 부동산 양수도 계약의 관계에 대해선 파악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하임앤컴퍼니 관계자는 “새 최대주주 및 FI들과 부동산 양도자인 제이앤에이산업개발과의 관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면서 “경영진들이 판단해서 진행한 조치들이라 FI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오하임앤컴퍼니의 오버행(Overhang, 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하임앤컴퍼니 인수합병이 FI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오하임투자조합과 구주를 인수한 FI들을 포함해 미상환 CB까지 향후 차익 실현을 노리는 잠재 물량은 발행 주식 총수의 60%를 넘어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하임앤컴퍼니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주요주주들의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가 본격화하고 있다. 오하임앤컴퍼니의 창업주인 최인순씨가 보유 주식 118만5500주(5.57%)를 ▲펠릭스투자조합 ▲코너스톤스 emd에 매각했다.

최씨는 오하임앤컴퍼니의 전신인 오하임아이엔티의 창업주다. 지난 2020년 삼성머스트기업인수목적3호가 오하임아이엔티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 15.87%의 합병 신주를 배정받았다.

최씨의 지분 매각은 오하임앤컴퍼니의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이뤄졌다. 오하임앤컴퍼니 최대주주였던 오하임투자조합은 지난 6월4일 ▲에마스투자조합 ▲키웨스트투자조합1호 등과 보유 주식 일부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에마스투자조합과 키웨스트조합이 각각 8.53%, 4.39%의 지분을 확보했다.

M&A 주가조작 의혹 구씨
수상한 부동산 매매, 왜?

오하임투자조합은 이후 조합원 현물 분배를 통해 지분율을 12.51%까지 낮췄으며,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조이웍스앤코 경영권을 인수한 조이웍스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조이웍스의 지분율은 창업주인 최씨는 물론 오하임투자조합의 지분율도 넘지 못했지만, 최근 주요주주들의 지분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오하임앤컴퍼니의 자기 CB 매각 당시 경영권 변경에 관한 계약은 아니었다.

다만 기존 주주들의 구주 매각 일정과 함께 보면 당초 경영권까지 매각한 거래로 파악된다. 오하임앤컴퍼니의 자기 CB 매각을 비롯해 오하임투자조합, 최씨의 구주 매각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으며, 오하임투자조합 및 최씨의 구주 매각 잔금 납입일(7월24일)과 조이웍스의 CB 잔금 납입일(7월25일)도 하루 차이를 두고 이뤄졌다.

이는 구주를 인수한 FI 측과 새 최대주주인 조이웍스 간의 연결고리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오하임앤컴퍼니가 최근 인수한 부동산 매매계약과 FI들이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하임앤컴퍼니 M&A가 FI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향후 오버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오하임투자조합(12.51%)을 비롯해 창업주 최씨(12.59%)는 여전히 오하임앤컴퍼니 지분 25.10%(614만6477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하임투자조합에서 탈퇴한 기존 출자자 보유 주식(77만9243주)도 언제든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

오하임투자조합과 최씨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에마스투자조합 ▲키웨스트투자조합1호 ▲펠릭스투자조합 ▲코너스톤스이 확보한 주식 393만7280주(16.08%)까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구주는 발행 주식총수의 44.36%(1086만3000주)다.

여기에 미상환 2회차 CB(상환 후 미소각 포함) 110억원(389만9326주)을 더할 경우, 당장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물량은 발행 주식총수의 60.29%에 달한다.

구주를 인수한 투자조합들은 이미 지분율을 공시의무 한도 이하(5%)로 낮추며 엑시트 채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키웨스트투자조합은 지분율 5% 이내로 인수했으며, 에마스투자조합도 조합원 현물 분배를 통해 지분율을 4.39%로 낮췄다. 펠릭스투자조합과 코너스톤스 역시 공시의무를 피해갔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조이웍스가 오하임앤컴퍼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무자본 M&A 세력 등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조이웍스는 고작 90억원 투입만으로 상장사를 인수하게 됐는데 향후 오버행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하임앤컴퍼니가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한 부동산 계약 역시 향후 오버행 우려를 키울 수 있다. 오하임앤컴퍼니는 지난달 8일 120억원 규모의 3회차 CB 발행을 완료했다. 3회차 CB는 오하임앤컴퍼니가 오피스텔과 상가를 매입하기 위해 발행했다. 오하임앤컴퍼니는 CB 발행을 통해 부동산 양수 대금을 마련했으며, CB 사채권자들은 해당 양수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다. 해당 CB의 주식전환청구는 내년 8월부터 가능하다.

경영권
넘긴 계약

오버행 이슈 및 조이웍스의 지배력과 관련해 오하임앤컴퍼니 관계자는 “조이웍스의 추가 자금 투입이나 구주 매입 여부 등 방법을 기존 주주 및 FI 등 방법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조이웍스 측과 직접 소통하고 있는 부분이 없다 보니 자세한 사항까지는 회사로 전달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