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Bloom 정윤영

2025.09.25 16:22:48 호수 1550호

꽃이 지고 피어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자리한 갤러리 채율에서 작가 정윤영의 개인전 ‘Bloom’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정윤영이 갤러리 채율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후 진행하는 첫 개인전이다. 대형 캔버스 작품과 드로잉 등 신작 회화 30여점을 준비했다.



정윤영은 이번 개인전 ‘Bloom’에서 꽃이 지고 다시 피어나는 생의 순환을 주제로 다양한 규모와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윤영이 말하는 ‘피어남(blooming)’은 화려함의 절정이 아니라 결핍과 상실의 끝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시작이다.

중첩된 색감

동양과 서양의 회화적 기법을 혼재시킨 추상적인 화면은 언제나 미완의 상태다. 그 불완전성은 곧 우리 삶과 닮아있다. 선명한 색채와 겹겹이 중첩된 추상의 화면은 꽃의 개화와 소멸, 다시 피어남을 생생하게 시각화하며 생명력과 유동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유동하는 선의 흐름은 꽃의 연약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품고 관람객에게 ‘불완전한 삶을 품은 채 다시 피어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윤영은 “내 그림은 삶의 질곡 앞에 직면해 본래의 자기 자신, 즉 실존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견딤과 애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식물을 통해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속 작가로서 첫 전시
전통을 현대로 재해석

2008년 한국 전통 수공예 브랜드로 출발한 채율은 전통 장인의 기술과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 고유의 색채와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왔다. 최근에는 서울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현대미술 작가의 회화와 설치를 전시하는 갤러리로 영역을 확장했다.

채율은 ‘색을 다스리다’라는 뜻처럼 전통 색채의 다채로움을 현대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정윤영의 작품 세계 또한 이 같은 색채의 확장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중첩된 색감 속에서 새로운 감각적 층위를 드러낸다.

정윤영은 불교미술을 전공한 이후 전통 불화의 배채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동양적 감각과 서양적 조형 실험을 횡단해 왔다. 이번 개인전 ‘Bloom’은 오랜 탐구의 연장선이자 새로운 전환점이다. 정윤영의 꽃 그림은 미술사 속 장식적 소재로서의 꽃과 달리 존재론적 은유로 기능한다.

소재주의를 넘어선 색채와 물질의 층위는 생명력과 지속성을 드러내며 삶과 회화의 경계를 다시 묻는다.

색채의 해석

갤러리 채율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2023년 ‘Layered Colors’에 이어 갤러리 채율에서 열리는 정윤영의 두 번째 개인전이자 전속 작가로서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Bloom’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창작에 몰두해 온 채율과 정윤영이 장기적으로 이어갈 협업의 출발점으로, 앞으로의 긴 호흡을 예고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오는 10월31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정윤영은?]

▲학력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회화) 박사 졸업(2020)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회화) 석사 졸업(2015)
동국대학교 미술학부(불교미술) 졸업(2011)

▲개인전
‘초록 아래’ 갤러리 위(2025)
‘Beyond Summer’ 히든엠갤러리(2024)
‘살결로 스며들어’ 갤러리 호호(2023)
‘미완의 단면들’ 영은미술관(2021)
‘불투명한 중첩’ 갤러리 도올(2021)
‘어떤 그늘’ 박수근미술관(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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